척추에서 내려오는 체중 지탱…중년 이후 여성에게 많이 나타나

# 하숙집을 오래 운영했던 전모(74) 씨는 몸에 성한 곳이 없다. 고된 가사 노동으로 팔과 어깨가 아팠다. 최근에는 허리부터 내려오는 하체 통증에 걸음까지 불편해졌다. 일상생활이 어려울 지경이다. 자녀들의 권유로 척추관협착증 시술도 받았다. 하지만, 골반으로 이어지는 다리 통증은 더 심해졌다. 전 씨는 병원을 전전하다 결국 고관절증을 진단받았다.

찌릿찌릿한 엉덩이 통증허리 질환과 혼돈되는 고관절 질환

고관절은 엉덩관절으로도 불린다. 엉덩이에 있는 골반 뼈와 다리 뼈(대퇴골)를 연결하는 관절로 양쪽 사타구니 부위에 위치한다. 고관절은 척추에서 골반으로 내려오는 체중을 지탱한다. 걷기와 달리기 같은 운동이 가능하게 한다.

고관절에 이상이 생기면 엉덩이 쪽 골반과 사타구니 부위에 통증이 생기고, 엉거주춤한 자세로 절뚝거리게 된다. 하체가 저리고 엉덩이 부위에 찌르는 듯한 통증이 나타난다. 또 앉았다 일어설 때 엉치가 뻐근하고 당기는 느낌을 받는다.

마치 허리 디스크나 척추관 협착증 증세와도 비슷해 방치하면 자칫 병을 키우게 된다. 허리에는 다리로 내려가는 여러 신경이 있어 신경을 건드리는 척추 질환이 생기면 고관절 질환과 유사한 하체 통증이 발생하는 것이다.

고관절에 생기는 대표 질환에 탈구골절충돌증후군,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 등이 손에 꼽힌다. 이 가운데 나이가 들면서 연골이 닳고 관절 주변 조직에 염증이 생기는 퇴행성 고관절염이 가장 많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 자료를 보면, 고관절증으로 병원 치료를 받은 환자는 2019년 8만9천명에 이르렀다가 2020년 코로나19로 인해 병원 방문이 줄어들면서 8만5천명으로 줄었다. 그러나 사회적 외부 활동이 늘면서 2021년 8만9천명으로 다시 증가하고 있다.

고관절증 환자들을 성별로 보면, 여성이 54천명, 남성이 35천명으로 여성이 남성보다 월등히 많다. 연령별로는 60대 이상이 59.4%로 가장 많았다. 50대도 21%로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면 인공 고관절 치환술이 효과

고관절은 몸속 깊숙이 자리하고 있다. 엉덩이와 허벅지 근육에 쌓여 있어 질환 증상을 놓치거나 악화시키는 경우가 많다. 초기에는 무리하게 걷거나 운동하면 사타구니 주위에 가벼운 통증을 느낀다. 조금 쉬면 나아지기 때문에 근육통이나 다른 질환으로 오해하여 방치하기도 한다.

퇴행성 고관절염은 초기에 발견하면 약물과 물리 치료 등 보존 치료로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 하지만 보존적 치료로도 통증이 심해져 일상생활이 어렵거나 고관절의 구조적 변형이 생겼을 때는 인공 관절로 바꿔주는 수술적 치료를 해야 한다.

인공 고관절 치환술은 손상된 고관절 일부를 인공물로 대체, 통증을 줄이고 일상 활동을 가능케 하는 치료법이다. 고관절염골절과 고관절의 이형성증, 선천성 고관절 탈구 등 고관절 통증이 심해 제 기능을 못하면 시행한다.

최근 인공고관절 치환술은 인공 고관절 치환면을 세라믹으로 개발해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수술 후 10년 동안 일상생활과 직장생활에 문제없을 확률은 98% 이상이다.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증이 심하면 30~40대에서도 시행한다.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정형외과 윤형조 전문의는 고관절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체중관리가 중요하다. 몸무게가 늘어나면 고관절에 가해지는 압력이 증가하고 비만에 따른 각종 염증성 질환을 동반해 관절을 빠르게 손상시킨다바닥에 앉는 좌식생활 보다 침대나 의자를 이용하고, 관절 주위 근육을 강화시키는 고단백 식사와 적절한 운동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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