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 짧아지고 앞으로 구부러져 보폭 범위 줄어…심하면 수술해야

척추는 마치 기둥처럼 우리 몸을 지지하는 역할을 한다. 그런가 하면 잘못된 자세와 신체의 노인성 변화로 여러 질환에 노출되기도 쉽다. 일부 척추가 정상 정렬을 이루지 못하고 앞으로 빠져있는 척추전방전위증도 척추질환 가운데 하나다.

척추전방전위증은 매년 20만 명 정도가 병원 진료를 받는 척추질환이다. 위쪽 척추가 그곳에 인접한 아래 척추와 정상 정렬을 이루지 못하고 앞으로 밀려나간 상태를 말한다. 허리 아래쪽 부위 4번 요추에 많이 생긴다. 척추뼈가 앞으로 미끄러져 나가며 신경을 눌러 통증을 일으킨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 자료를 보면, 2021년 척추전방전위증 환자는 198,304명을 기록했다. 성별로 보면 남성 58,000, 여성 139,000명으로 여성 환자가 큰 비중을 차지했다. 남녀 모두 60~69세 연령층에서 환자 수가 많았다. 폐경기 여성에게서 급증하는 양상을 보이는 것이다.

척추전방전위증의 가장 흔한 원인은 노인성 변화와 척추분리증이다. 나이가 들며 퇴행성 변화가 생기고, 척추가 불안정해져 척추전방전위증이 생길 수 있다. 척추분리증은 어떤 원인으로 척추뼈 내 연결 부위에 금이 간 부위(결손)가 발생한 것을 말한다. 금이 간 부위에서 뼈가 어긋난다. 위쪽 척추가 아래 척추에 비해 앞으로 빠지면 척추전방전위증 상태가 된다.

증상은 척추관 협착증과 유사하다. 하지방사통이 심해지고, 오래 걷지 못한다. 특히 척추뼈가 앞으로 빠지며 척추뼈 내를 관통하는 신경 다발이 눌리고, 조금만 걸어도 다리가 아프고 저려서 잘 걷지 못한다. 척추전방전위증은 척추뼈가 빠진 정도에 따라 증상을 구분한다. 심하면 척추뼈 전체가 앞으로 빠지기도 한다.

허리 주위와 다리 뒤쪽 근육이 뻣뻣해져 허리를 구부리기 힘들어진다. 증상이 심하면 허리가 짧아지고, 앞으로 구부러져 정상 보행이 어려워진다. 외관상으로도 보기 좋지 않다. 대개 아래쪽 척추뼈가 밀려나 엉덩이가 뒤로 빠지게 되고 보폭도 줄어든다.

척추전방전위증은 보통 요통이나 하지 방사통을 호소하는 환자의 방사선(X-ray) 촬영으로 진단을 내린다. 엑스레이 검사로 척추뼈가 어긋난 상태는 잘 나타나는 만큼 진단은 어렵지 않다. 한편 증상이 심하면 신경이 얼마나 눌렸는지, 수술 치료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MRI 검사가 필요하다.

세란병원 김지연 척추내시경센터장은 척추전방전위증은 심한 허리통증과 다리저림 증상이 나타날 수 있고, 뒤뚱거리는 걸음걸이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일상생활하기 힘든 정도의 통증이 있거나 신경 증상이 진행됐고, 청소년기 환자 가운데 척추분리증이 원인이거나 척추가 50% 이상 빠져있으면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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