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리빌리언의 희귀질환이야기] 희귀질환 환자 가족들의 기여로 발전하는 진단과 치료

금창원 쓰리빌리언 대표

2022-12-02     금창원

2017년 2월 28일, 희귀질환의 날을 맞아 의회 연설을 진행 중이던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는 메건 크라울리와 그녀의 아버지 존 크라울리 부녀를 소개 했다.

메건 크라울리는 태어나면서부터 유전적 이상으로 폼페병( Pompe disease)이라는 희귀질환을 앓고 있던 환자였다. 그녀의 아버지 존 크라울리는 메건과 메건의 남동생 패트릭까지 두명의 자녀가 폼페병 환자로 진단되어 2살을 넘게 살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자 직접 폼페병 치료체를 개발하는 신약개발 기업을 창업해 치료제 개발에 전력을 다했다.

존의 노력으로 결국 폼페병 치료제가 개발되어 메건과 동생 패트릭에게 처방될 수 있었고, 2살을 넘기지 못할거라던 메건은 이날 20살의 나이로 미국의 명문 노터데임 대학에 입학, 아버지와 함께 의회장에 참석해 희귀질환과 맞서 싸워 극복해 낸 승리자로 의회에 참석한 국회의원들에게 기립박수를 받았다. 크라울리 부녀의 이야기는 ‘The cure’라는 책과 책을 원작으로 한 영화 ‘Extraordinary Measures’ 로도 제작되어 소개되어 있다. 

희귀질환 진단과 치료제 개발의 역사를 살펴보면, 크라울리 부녀의 사례와 같이 희귀질환 환자 가족들의 노력으로 혁신을 이루어 낸 경우를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영화 로렌조오일 포스터

‘로렌조 오일’ 이라는 제목의 영화로도 제작되어 널리 알려져 있는 오도니 부부와 아들 로렌조의 사례도 그 중 하나로 들 수 있다. 1984년 ‘부신백질이영양증’이라는 희귀질환을 앓고 있던 로렌조를 아들로 둔 오도니 부부는 아들의 질병의 증상을 완화 시킬 수 있는 ‘로렌조 오일’ 개발에 성공했다. 로렌조 오일은 지금까지도 부신백질이영양증을 앓는 전세계 환자들에게 널리 활용되고 있다.

인간 유전체 해독 혁신을 주도한 NGS(Next Generation Sequencing) 기술의 개발과 상용화도 조나단 로스버그가 둘째 딸 노아의 출생 시 겪은 문제에서 시작한다. 노아는 출생 시 호흡 곤란 증세로 신생아 집중치료실로 보내져 치료를 받았다. 출생과 동시에 문제가 발생해 희귀 유전질환일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빠르게 유전질환인지를 검사해 낼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것에 크게 실망한 로스버그는 이 후, 인간 유전체 전체를 빠르고 적절한 비용으로 읽어내 희귀질환 진단을 빠르게 해 낼 수 있는 유전체 해독기 개발에 매진해 최초의 NGS 유전체 해독기를 2007년 개발해 냈다. 로스버그의 성공 이후, 급격히 발전해 온 NGS 유전체 해독 기술은 2023년 이면 인간 전장유전체를 $200 정도로 읽어낼 수 있는 수준까지 발전, 유전질병, 암 등 유전자 이상에 의한 질병을 빠르고 적절한 비용으로 탐지해 낼 수 있는 시대가 목전에 와 있다. 

1만 종이 넘는 희귀질환은 그 각각의 질환에 해당하는 환자는 소수에 불과하고, 각각의 질병에 대한 전문가도 찾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희귀질환 환자 가족들은 희귀질환 환자의 진단과 치료를 지원하는 환자단체를 만들어 질병에 대한 정보의 교환에서 시작해서 치료제 개발을 위한 연구지원과 제약사 협력 등까지 넓은 범위의 희귀질환 극복을 위한 활동을 진행하기도 한다. 

희귀질환 환자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질환 극복을 위해 가장 힘 쓰는 사람은 누구일까? 바로 환자의 가족이다. 희귀질환 환자 가족들이 진단과 치료제 개발의 혁신의 역사에 고스란히 그 발자취를 남기고 있는 건, 사랑하는 내 가족이 하루 빨리 건강을 되찾고 행복한 삶을 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환자의 치료를 담당하는 의사보다도, 치료제 개발을 위해 연구에 헌신하는 신약개발 과학자보다도 더 필요한 답을 찾는데 절실했기 때문이리라.    

앞으로 쓰여질 희귀질환 극복의 역사에도 희귀질환 환자를 그 누구보다도 사랑하고 이들이 하루 빨리 건강을 되찾기를 바라는 마음을 가진 환자 가족들이 이루어낸 혁신 사례가 켜켜히 쌓여나갈 것이다. 

쓰리빌리언 금창원 대표

쓰리빌리언은 인공지능 유전변이 해석 기술을 기반으로 희귀질환 유전자검사를 제공하는 기업이다. 현재 50개 이상의 국가에 인공지능 기반 희귀질환 유전자 진단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금창원 대표가 지난 2016년 창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