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발률 높은 몸속 돌멩이 ‘담석증’을 살펴야 하는 이유…‘담관계암’
‘담관암‧담낭암’ 조기 발견 어렵고 수술 쉽지 않아 원자력병원 조응호 과장 "담석증 정기검진 빼먹지 말아야"
몸속 소화‧흡수를 돕는 담즙은 간에서 만들어져 담낭(쓸개)에 모인다. 예전 ‘담도’로 불렸던 ‘담관’은 담즙이 흘러가는 길이다. 담즙은 담낭에 저장된 후 다시 담관으로 분비돼 지방의 소화‧흡수를 돕기 위해 십이지장으로 배출된다.
‘담관’이나 ‘담낭’에 생긴 암을 통칭해 ‘담관계암’이라고 한다. 담관암이 더 많다. 담관암은 아직 생소하다. 하지만 담관암은 치명적인 암이다. 조기 발견이 쉽지 않고, 해부학적 구조로 수술도 어렵기 때문이다. 다행히 발견해 수술해도 재발률도 높다.
2018년 국가암정보센터 통계 자료를 보면, 담관계암 발병률은 전체 암 가운데 9위에 불과하지만(전체 발생 암 중 2.9%), 사망률은 6위(전체 암 사망자의 6.2%)를 차지했다.
담관암 초기 증상은 거의 없는 경우가 많다. 암이 진행되면서 복통이나 체중감소‧피로감이 나타난다. 특히 오른쪽 갈비뼈 아래와 오른쪽 윗배가 묵직하면서 불편하게 아픈 대표 증상을 보인다.
식욕부진으로 몸에 힘이 빠지고, 몸무게가 준다. 오심‧구토를 동반하기도 한다. 이때 암 발병을 모르고 가볍게 지나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결국 암은 발전해 담관이 폐쇄되고, 담즙이 혈관으로 역류한다. 피부와 눈 흰자위가 노랗게 되는 폐쇄성 황달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담관암은 이미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많다. 담관암은 복부 컴퓨터단층촬영(CT)과 자기공명영상촬영(MRI) 또는 담도내시경으로 검사해 진단한다. 질병 특성으로 조기에 발견되는 경우는 드물다.
담관암을 일으키는 발생 원인으로는 민물고기를 날로 먹을 때 감염되는 간흡충(간디스토마)과 담관낭종‧염증, 담석증‧궤양성 대장염이 손에 꼽힌다. 이 가운데 담석증이 담관암을 일으키는 대표 위험 요소다.
담석증으로 담낭 또는 담관 안에 돌이 있는 채로 치료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돌에 자극을 받아 점막은 손상을 입는다. 세포 돌연변이가 생기고, 유전자 변이를 통해 일부가 암 종양으로 발전하는 것이다.
담관암은 수술적 절제를 통한 암종 제거가 생존율을 높이는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이다. 하지만, 담관암은 담관이 위치하고 있는 해부학적 특성으로 주변 장기들과 복잡하게 얽혀있다. 담관암 수술은 외과적으로 난이도가 높다. 여기에 방사선치료도 쉽지 않고, 재발률도 높은 편이다.
최근 수술 술기와 수술 전후 관리의 발전으로 수술 성적이 올랐다. 담관암은 종양 위치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1기에서 발견해 수술하면 5년 생존율은 70~80%에 이른다. 이에 비해 2기로 넘어가면 40~60% 사이로 생존율은 급격히 떨어진다. 조기 발견과 치료가 중요한 이유다.
원자력병원 외과 조응호 과장은 건강정보 유튜브 <나는의사다 999회 - 담석증이 담관계암을 유발한다?> 편에 출연, “사실 담관암‧담낭암 담관계암을 예방하는 방법은 뚜렷하게 없다. 담관암은 예후가 좋지 않은 대표 암이다. 하지만, 수술 절제와 이후 항암치료 등 적극적인 치료를 통해 생존율이 향상될 수 있다”며 “재발률이 높은 담석증이 있다든가 위험인자가 있으면 정기 검진으로 적극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