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소리]인지장애에 대한 오해가 단번에 풀리는 30가지 질문과 답
치매, 제대로 알아야 두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다/240쪽/리스컴/15,000원
“치매에 걸리면서까지 오래 살고 싶진 않아.”
“치매에 걸리느니 차라리 죽는 게 낫지.”
나이 드신 어르신들은 가끔 이렇게 이야기한다. 실제 우리나라 노인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질병은 치매다. 나이 들수록 암보다 치매를 더 무서워한다는 조사 결과가 이를 뒷받침한다. 치매가 올지 모른다는 불안감으로 책을 읽고 방송도 찾아본다. 하지만, 알아갈수록 더 두려운 치매, 그 불안은 어디에서 오나?
노인정신의학 전문의 ‘와다 히데키’ 교수는 치매 환자들을 30년 이상 진료했다. 우리가 치매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한 채 막연한 두려움만 키우고 있는 건 아닌지 반문한다. 그는 치매를 ‘나이 들면 나타나는 질병’의 하나로 받아들이라고 조언한다. 나이가 들면 하체가 약해진다거나, 귀가 어두워지거나 하는 것처럼, 치매 역시 나이 들어 나타나는 여러 모습 가운데 하나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다만 치매의 본질을 알 수 있는 올바른 지식은 갖춰 놓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래야 치매에 대한 오해에서 오는 공포감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치매는 생각만큼 불행한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치매에도 행복한 치매가 있고, 치매에 걸려도 사랑받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사실을 알고 솔직하게 받아들이면 마음이 편해지고 감정이 안정돼 치매를 늦출 수 있다.
사실 ‘부모님이 혹시 치매라면?’ 하는 생각을 떠올리면 덜컥 겁이 나고 당혹스러워진다. 이 책에서는 치매를 진단받았을 때 어디에서 상담받을 수 있는지, 현재 어떠한 지원 제도가 있는지와 같이 실질적으로 바로 도움이 되는 정보들을 제공한다.
저자는 손에 잡히지 않는 이론 중심의 예방법 대신 생활습관과 관련 구체적이고 실천 가능한 예방법을 소개한다. 치매 예방에 좋은 음식과 적정한 수면 시간과 같은 내용뿐만 아니라, 손글씨 쓰기나 일기 쓰기, 사람들과 교류하고 대화하기, 평소 몸을 적극적으로 움직이기 등 치매를 예방하는 방법과 그 이유를 소개한다. 제시하는 방법을 실천한다면 치매 발병이나 진행을 늦출 수 있다. 이는 치매 환자 자신과 그 가족 모두에게 효과적인 지침이 될 수 있다.
치매를 조기 발견할 수 있도록 치매 초기에 나타나는 증상을 체크리스트로 정리했다. 특히 치매 종류에 따른 원인과 증상, 치매 초기 증상, 단순 건망증과 기억 장애의 차이, 노인성 우울증과 치매의 차이, 일상 대화식 치매기능 평가 등 꼭 짚고 넘어가야 하는 체크포인트를 별도로 안내한다.
이 책은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치매의 숨겨진 측면들을 설득력 있게 다루고 있다. 특히 사람들이 막연하게 가졌던 두려움이 ‘치매에 걸리면 성질이 난폭해지고, 정신줄을 놓으며, 주위에 폐만 끼치는 사람이 된다’는 편견에서 비롯된 것임을 밝힌다.
치매의 어두운 면만이 아니라 행복한 측면도 있다는 것을 강조한다. 피할 수 있다면 피하되 굳이 치매가 찾아왔다면 아름답게 동행하는 법, 주위에 폐 끼치지 않고 사랑받는 치매인으로 살아가는 방법이 이 책에 있다.
저자 와다 히데키(わだ ひでき,和田 秀樹)
일본의 저명한 노인정신의학 및 임상심리학 전문의. 30여 년 동안 노인정신의학 분야에 종사하며 연구하고 있다. 1960년 오사카 출생으로 도쿄대학교 의학부를 졸업했다. 1988년부터 고령자 전문 종합병원인 요쿠후카이병원 정신과에서 근무했다. 노년 정신의학 제1인자이자 자기심리학 분야와 대학 수험 분야에서도 최고 권위를 자랑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노인성 우울증》 《부모님도 나도 치매는 처음인데, 어떻게 하지?》 《감정적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연습》 《이렇게 하니 운이 밀려들기 시작했습니다》 《내 꿈은 놀면서 사는 것》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