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암생존율 71.5%…췌장암은 15.2%인 이유 3가지

췌장암 첫 진단 시 수술 가능 비율 20% 불과 미세전이 잘 돼 수술 뒤 '2년 내 재발률' 50% 췌장종양미세환경도 나빠…항암제 효과 낮아 최선의 췌장암 극복해법 '고위험군 정기 검진'

2023-02-13     김경원 기자
​사진=게티이미지 제공​

지난해 12월 발표된 중앙암등록본부의 ‘2020년 암생존통계’에 따르면, 전체 암의 5년 상대생존율은 71.5%였다. 그러나 췌장암은 15.2%로, 심각할 만큼 생존율이 낮았다. 요즘은 웬만한 암 환자 10명 중 7명 이상이 생존하지만, 췌장암 환자는 2명도 살아남기 어려울만큼 치료 성적이 낮은 것이다. 

췌장암 치료 성적이 여타 다른 암과 달리 이처럼 떨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조중현 교수는 세브란스병원 유튜브 채널 '세브란스'에서 그 이유를 3가지로 꼽았다. 

첫 번째 이유는 췌장암이 다른 암에 비해 조기 진단되지 않기 때문이다. 췌장암은 무증상이 주요 증상이다. 췌장이 약 80%가 망가졌을 때야 비로소 증상이 나타나는데, 증상도 소화불량이나 위염 같은 수준이어서 환자 스스로 이상을 느끼기 어렵다. 위암, 대장암, 폐암, 자궁경부암, 간암 등과 달리 췌장암은 비용 대비 효과적인 암진단검사도 현재는 없다.   

조중현 교수는 "췌장암은 처음 진단했을 때 이미 원격전이가 있거나 또는 원격전이가 없더라도 주변 혈관이나 장기를 침범해서 수술을 할 수 없는 병기에 오는 경우가 절반이 넘는다"며 "실제로 수술을 할 수 있는 환자는 처음 진단됐을 때 약 20%에 불과해서 전체적으로 생존율이 낮은 가장 주요한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두 번째 이유는 췌장암이 미세전이를 잘 하는 암이기 때문이다. 미세전이를 잘 하는 특성의 암은 암 재발률이 높다. 

췌장암 치료 성적 떨어지는 이유

1. 첫 진단 시 수술 가능 비율 약 20% 불과

2. 미세전이 잘 해 수술 2년 내 재발률 50% 육박

3. 종양미세환경 나빠 항암제 반응율↓

조 교수는 "약 20%의 수술이 가능한 췌장암 환자도 수술 후 재발하는 경우가 매우 잦다"며 "수술하고 나서 2년 내 재발하는 경우가 거의 50%에 육박하기 때문에 생존율을 떨어뜨리는 주요한 이유가 된다"고 말했다. 

마지막 세 번째 이유는 췌장암은 항암제에 대해 반응이 좋지 않다는 한계 때문이다. 췌장암의 재발율을 낮추기 위해 요즘 수술 전후 항암치료를 하는 경우가 많지만, 항암제에 대한 반응 자체가 좋지 않기 때문에 췌장암은 생존율이 낮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조중현 교수는 "췌장암은 그 자체로 항암제를 처리했을 때 내성이 발현되는 비율이 매우 높고 또 췌장 주변에 종양미세환경이라는 것이 있는데 이게 다른 암에 비해서 매우 딱딱하고 두텁다"며 "그래서 항암약물이 침범하기 어렵고 결과적으로 약물치료가 잘 되지 않아서 암이 더 진행하거나 결국 높은 사망률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현재 췌장암 생존 해법은 조기 발견으로 집약된다. 2000년~2014년 서울아산병원 자료에 따르면, 조기 발견해 수술한 약 2㎝ 크기의 1기 췌장암의 5년 생존율은 약 50%였다. 췌장암 3기 수술 환자의 5년 생존율 14%에 비해 큰 차이가 있는 것이다. 

췌장암 조기 발견을 위해서는 CT검사, 그것도 일반 CT검사가 아닌 동적 조영제 CT검사를 해야 1㎝ 크기의 작은 암까지 잡아낼 수 있다. 

때문에 현재로서는 췌장암 고위험군이 자비를 들여 정기 검진으로 동적 조영제 CT검사나 복부 초음파 검사 등을 주기적으로 하는 것이 최선이다.

췌장암 고위험군은 만성 췌장염이 있거나 췌장이 물혹이 있는 경우, 췌장암 가족력이 있는 경우와 오랜 기간 담배를 피웠거나 술을 많이 마신 사람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