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이암 완치율, 최대 80%?…젊은 남성 다발 1위 '고환암'
남성 생식세포암 '고환암' 1기 완치율, 95% 가량 나와 전이암, 1차 항암치료 효과 없을 땐 위험도 따라 치료 위험도 높으면 고용량항암치료와 조혈모세포이식을
국내 20~40세 젊은 남성에게 가장 흔한 암인 생식세포암 '고환암'은 전이됐어도 항암치료만으로 완치가 가능한 대표적인 암이다. 특히 전이암 환자 중 1차 항암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도 위험도에 따라 치료를 시도해 전체 전이 고환암 완치율이 낮게는 40%, 높게는 80%까지 나온다.
양산부산대병원 혈액종양내과 박권오 교수는 최근 대한종양내과학회의 유튜브채널(KSMO TV) '그 암이 알고싶다'에서 "전이가 있는 생식세포암 환자도 많게는 80%, 적게는 40% 정도에서 완치된다"며 "예후가 좋기 때문에 가이드라인에 맞춰서 정확하게 치료 계획을 세우고 치료를 완료하는 것이 젊은 환자에게 최선"이라고 설명했다.
남성 생식세포암인 고환암은 정자로 발생되어져 가는 생식세포에 생기는 암이다. 전체 암에서 생식세포암은 매우 드문 암이지만 국내 20~40세 남성에게는 가장 흔한 암이다. 주로 고환에 생기기 때문에 고환암으로 알려져 있지만, 10~20% 정도는 흉부에 위치한 종격동이나 복부에 자리한 후복막강에 생긴다.
생식세포종양은 아주 특징적인 게 있다. 박권오 교수는 "하나는 암 표지인자라고 하는 알파피토프로테인(AFP)이나 베타-HCG, LDH 같은 수치 정도가 어느 정도이냐, 또 얼마만큼 감소하느냐에 따라서 진단과 치료 예후에 있어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차지한다는 점"이라고 짚었다.
암표지자(종양표지자)는 암세포가 있는 것을 나타내는 물질로, 암 진단이나 치료 지표로써 도움이 되나 많은 종류의 암표지자가 암과 상관 없이 정상인에게 증가할 수 있고 암 환자라 하더라도 검출되지 않을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암 유무를 암표지자만으로 100% 진단할 수는 없다.
이 말은 암표지자는 종양 별로, 사람 별로 차이가 나 환자의 암 상태를 정확하게 반영해주는 경우도 있고 정확하지 않은 경우가 있다는 의미이다. 하지만, 생식세포종양 고환암의 암표지자는 상대적으로 상당히 정확하게 암 상태를 반영하는 특징을 보인다.
이어 박 교수는 "이와 함께 생식세포암은 완치율이 매우 높아서 여러 군데 전이가 돼있다 할지라도 단순한 4기가 아닌 3기라는 의미로써 완치를 목표로 치료를 계획하게 된다"며 "이때의 항암치료는 고식적 항암치료라고 부르지 않고 1차 항암치료 개념으로 부르고 있다"고 말했다.
생식세포암은 정상피종(Seminoma)과 비정상피종(Nonseminoma)으로 나누는데, 정상피종은 초기 발견 시 95% 이상의 높은 완치율을 보일만큼 예후가 좋다. 비정상피종은 상대적으로 정상피종보다 공격적으로 진행해 예후가 나쁘지만 초기 발견 시 완치율이 90% 이상이다.
물론 고환에 국한된 1기 암은 수술만으로 대부분 완치된다. 그러나 재발 가능성이 있어 수술 뒤 보조항암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박권오 교수는 "정상피종 같은 경우는 예후가 상대적으로 좋기 때문에 수술만으로 그냥 끝내자는 의견과 항암치료에 워낙 잘 듣기 때문에 보조항암치료를 하자는 의견이 있다"며 "비정상피종 같은 경우는 60~70% 정도에서 재발하지 않기 때문에 역시 경과관찰을 하자는 의견과 보조항암치료를 하자는 의견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 교수는 "30% 정도 전후에서 재발하더라도 대부분 1차 항암치료로 완치하기 때문에 어떤 방법을 선택하든 최종적인 완치율은 매우 높다"며 "거의 95~98% 완치되기 때문에 어떤 치료가 정답이다라기 보다 환자와 적극적으로 논의해서 치료 방향을 선택하고 적절한 진료를 이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또한 1기 암일 때 수술 뒤 경과관찰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의미가 아니다. 철저하게 일정에 따라서 엄격히 추적관찰을 해서 설사 고환암이 재발하더라도 아주 초기에 위험도가 크지 않은 상태로 발견해서 완치할 수 있다.
박권오 교수는 "1기 정상피종 같은 경우에는 거의 98~99% 완치율을 보이고 비정상피종이라고 해도 90~95% 거의 동일한 완치율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어떤 치료제를 선택하느냐 보다도 치료를 선택했으면 적절한 절차에 맞춰서 따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생식세포암의 또 다른 특징은 1~4기까지 병기와 함께 병이 생긴 위치와 암 표지자 변화, 폐를 제외한 다른 장기에 얼마나 전이 돼 있는가 등에 따라서 점수를 내서 암 위험군을 저위험군, 중간위험군, 고위험군으로 나눠 치료한다는 것이다.
박 교수는 "위험도 분류에 따라서 항암치료 횟수에 일부 차이가 있는데, 예후가 상당히 좋은 병기의 생식세포암인 경우에는 블레오마이신, 에토포사이드, 시스플라틴라는 세 가지 항암제를 조합해서 쓰는 항암치료를 3번에 걸쳐서 하거나 블레오마이신이라는 약제를 제외한 에토포사이드+시스플라틴 요법을 4번 하는 것으로 거의 완치율이 90%에 가까운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간위험군이나 고위험군도 블레오마이신, 에토포사이드, 시스플라틴 조합의 항암치료를 4번 하거나 VIP라는 조합의 항암치료를 4번 하는 것이 현재 권고되고 있다. 박권오 교수는 "중간위험군과 고위험군은 상대적으로 예후가 안 좋기 때문에 완치율이 50~70% 정도로 조금 더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이와 같은 1차 항암치료에도 불구하고 완치가 안 된 환자에게 시도되는 치료도 2가지 개발돼 있다. 박 교수는 "재발하거나 1차 치료에 안 듣는 경우, 생식세포암은 이때도 많게는 60%, 적게는 20% 가까운 환자에서 완치율을 보이기 때문에 단순히 우리가 2차 치료라고 부르지 않고 구제요법이라고 부른다"고 설명했다.
구제요법(Salvage Treatment)은 완치를 목적으로 한 이전의 치료가 실패했더라도 완치를 목적으로 재치료를 하는 요법을 통칭한다. 즉, 생식세포암의 경우 1차 항암치료에 실패했어도, 또 다시 완치를 목적으로 2치 항암치료를 시도한다는 뜻이다.
다만 이때의 치료는 조금 더 밀도있는 치료가 이뤄진다. 고용량항암치료에 자가조혈모세포이식이라는 치료를 더하는 방법을 쓰는 경우도 있고, 기존의 1차 치료와 유사하지만 조금씩 항암제가 변경된 일반적 용량의 항암치료를 쓰는 것이다. 두 가지 치료 중 어떤 치료를 할지는 여러 리스크에 따라 결정된다.
박권오 교수는 "원발 암 부위가 어디냐, 이전 1차 항암치료에 완전한 반응을 보였나, 부분 반응만 보였냐, 혹은 완전 반응을 보였다면 3개월이 넘었나 안 넘었나 등을 가지고 리스크를 나눈다"며 "그 리스크에서 아주 저위험도라고 하면 일반 항암제를 다시 시도해볼 수 있고, 중등도 이상의 위험도라고 하면 고용량 항암치료와 자가조혈모세포이식요법을 시행하는 것이 합당한 방법일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