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타구니‧겨드랑이가 붓는다?…혈액암 '림프종' 의심을
통증 없는 '부종' 특징…원인 모를 발열‧식은땀‧체중 감소 동반 "새로운 약제 등장과 세포치료제의 개발로 치료 성적 향상돼"
이유 없이 목·사타구니(서혜부)·겨드랑이 등이 부어오를 때, 의심해야 하는 질환이 있다. 혈액암의 하나인 림프종이 그것이다.
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김태민 교수는 병원 유튜브 채널 '서울대병원tv'에서 "자신의 몸에 통증을 동반하지 않는 림프절 종대가 나타난다면 반드시 병원에 방문해 진료를 받아야 한다"며 "림프종 증상은 림프절이 붓는 것이 흔하면서 목 부위나 서혜부, 겨드랑이 등이 잘 붓고 대개의 경우 통증이 없는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이외에 김 교수는 림프종의 증상으로 "원인을 알 수 없는 발열이 지속되거나 밤에 자고 일어나면 옷이 흠뻑 젖을만큼 식은땀이 나기도 하고 체중이 계속 감소해서 6개월 동안 본래 체중이 10% 이상 감소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또 "림프절이 붓는 증상 이외에도 위장관을 침범해 복통 및 출혈을 일으킬 수 있고 콧속을 침범해 코막힘 또는 코피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니 이러한 증상 및 징후가 나타날 때는 반드시 병원에 방문해 검사와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림프종은 국내 전체 암 발생의 2.1%를 차지하는 혈액암이다. 백혈구의 한 종류로 전체 혈중 백혈구의 약 20~40%를 차지하는 '림프구'가 과다 증식해 종양을 만든다. 림프종의 원인은 현재까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자가면역질환, 면역억제제의 사용, 엡스타인-바 바이러스 감염, 유전적 영향 등에 의해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림프종은 항원과 림프구의 상호작용이 활발한 림프절에서 자주 발생하지만, 림프절 외 조직인 위장관, 피부, 골수 등을 침범하기도 한다. 그래서 림프절이 붓는 증상 이외에 위장관에 복통과 출혈을 일으킬 수 있고, 콧속을 침범해 코막힘 또는 코피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는 것이다.
림프종은 여러 유형과 아형으로 구분하지만, 크게 호지킨 림프종과 비호지킨 림프종으로 분류할 수 있다. 김태민 교수는 "호지킨 림프절은 주로 림프절 구역을 침범해 퍼지는 방향을 예측할 수 있다"며 "비호지킨 림프종은 골수, 피부, 위장관계, 뇌척수액 등 림프절 외에도 온 몸을 침범할 수 있고, 종양이 퍼지는 방향을 예측할 수 없다는 특징이 있다"고 설명했다.
호지킨 림프종은 주로 젊은 사람에게 흔하며 예후가 좋다. 비호지킨 림프종은 림프구 중 B-림프구, T-림프구, 자연살해세포에서 기원하는 림프증식성질환으로 호지킨 림프종에 비해 예후가 좋지 않다. 실제 악성 림프종의 94.8%를 차지한다.
비호지킨 림프종 치료는 조직검사 소견에 따라서 임상적으로 크게 3등급으로 구분되는데, 악성도가 낮은 저등급 림프종의 경우 관련 증상이 없을 시 특별한 치료 없이 경과를 관찰하기도 한다. 수년간 생존할 만큼 예후가 좋은 림프종으로, 소포성림프종, 말트림프종 등이 대표적이다.
김 교수는 "악성도가 중간인 중등급 림프종은 항암치료를 하지 않을 경우 수개월 내 사망하거나 항암치료를 받을 경우 생명 연장이 가능한 경우로 미만성 큰B세포림프종, 말초T세포림프종이 여기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악성도가 높은 고등급 림프종도 있다. 이 경우에는 급성백혈병과 같은 경과를 보여 적극적인 고용량 항암치료가 꼭 필요하다. 버킷림프종이 대표적인 악성도가 높은 고등급 림프종이다.
림프종의 치료 성적은 과거에 비해 많이 향상됐다. 비호지킨 림프종의 5년 생존율(2015~2019년 기준)도 64.5%에 달할만큼, 전체 림프종의 치료 성적은 점차 높아지고 있다. 김태민 교수는 "새로운 약제의 등장과 세포치료제의 개발로 치료 성적이 향상되고 있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실제 예후가 좋은 호지킨 림프종 중 치료 성적이 나쁜 진행성 호지킨 림프종의 경우에도 항체약물복합제인 애드세트리스의 사용으로 생존율이 증가했다. 예후가 나쁜 비호지킨 림프종 중에서 특히 치료 성적이 좋아진 것은 B세포 림프종이다.
김태민 교수는 "B세포를 표적으로 하는 항체인 리툭시맙의 등장으로 생존 가능성이 증가했다"며 "이외에도 B세포를 타깃하는 항체약물복합체, 이중특이항체, 카티세포치료제의 개발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생존 증가에 기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T세포 림프종의 경우는 생존율 개선이 잘 안 되고 있다. 이는 T세포를 표적하는 경우에 면역 저하 등의 부작용이 초래돼 새로운 약제 개발이 더딘 탓이다.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림프종도 완치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의심 증상이 있으면 빠르게 검사와 진료를 통해 조기 발견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