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핀라자' 급여 중단에 급여 기준 개선 요구하며 거리로 나선 환자들
SMA 청년 스핀라자 공동대응 TF 및 전장연 공동 기자회견 스핀라자 급여 기준 완화·치료 중단자에 대한 재심의 요구
척수성 근위축증(Spinal Muscular Atrophy, SMA) 환자들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전장연)가 ‘스핀라자(성분명 뉴시너넨)’ 급여 중단 기준 개선을 요구하며 거리로 나섰다.
SMA 청년 스핀라자 공동대응 TF 정혜인 팀장은 지난 20일 전장연이 개최한 스핀라자 급여 기준 관련 기자회견에서 "스핀라자가 급여 등재되고 많은 SMA 환자들이 희망을 가졌지만 이내 급여 중단이라는 큰 벽 앞에 좌절했다"고 말했다.
정혜인 팀장은 "초기 급여 등재 시에도 모든 SMA 환자가 급여 혜택을 받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치료가 가능한 환자들이 있었다"며 "하지만 조건에 부합해 치료를 받던 환자들조차 효과가 현 상태 유지에 그친다는 이유로 급여 심사에 탈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SMA는 진행성 질환이다. 더이상 병세가 악화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도 환자에게는 유의미하다"며 "주위에 많은 환자들이 더 이상 치료받지 못하고 퇴행의 길에 놓여 있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참담한 마음을 감출 수 없다"고 토로했다.
스핀라자는 5q SMN-1 유전자의 결손 또는 변이의 유전자적 진단을 받은 환자에게 허가를 받고, 2019년 4월부터 급여 등재에도 성공했다.
하지만 스핀라자의 급여기준은 ▲5q SMN-1 유전자의 결손 또는 변이의 유전자적 진단 ▲만 3세 이하에 SMA 관련 임상 증상과 징후 발현 ▲영구적 인공 호흡기를 사용하고 있지 않는 경우 등을 모두 만족해야 하며 투여 후에도 꾸준한 치료 경과를 입증하지 못하면 치료를 중단해야 한다.
정 팀장은 "SMA 청년 스핀라자 공동대응 TF팀은 스핀라자 급여 기준 완화와 치료 중단자에 대한 재심의를 위해 목소리를 내겠다"며 "정부는 SMA 환자들이 지속적으로 치료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날 SMA 환자이며 스핀라자 투약자인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노금호 부회장도 현장에서 어려움을 호소했다.
노금호 부회장은 "지난해에 이 자리에서 만 3세 이전 증상 발현에 대한 증명 기준 개선을 위해 투쟁했었다. SMA 치료제가 개발된 뒤 환자들이 자신의 병을 증명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라며 "그래도 최근 심평원에서 연령 기준을 개선한다는 반가운 소식을 들었지만 동시에 치료 중단자들이 속출한다는 이야기에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 "현 정부가 '중증질환 치료제 등 건강보험 적용 확대'라는 공약을 발표했지만, 실상은 중증질환 치료제에 대한 재정 감축"이라며 "환자가 된 것은 우리의 잘못이 아니다. 환자의 권리는 국가에서 보장하고 지켜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장연은 희귀·난치성 질환에 대한 치료 접근성 확대를 위해 정부와 논의를 지속하고 있다. 전장연은 2021년부터 SMA와 비항체 혈우병 환자의 의약품 접근권 보장을 위해 활동하고 있으며, 2023년 4월에는 희귀질환 대응 TF팀을 구성해 투쟁을 지속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SMA 청년 스핀라자 공동대응 TF팀과 연계도 이어가고 있다. 이에 전장연은 스핀라자에 대한 대상자 확대, 투약 지속 평가기준 현실화 등 급여 기준 개선과 주사 방식이 아닌 경구 투여 방식의 로슈 '에브리스디'(성분명 리스디플람)의 급여 등재를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전장연 관계자는 "스핀라자의 경우, 급여 적용 대상도 협소하고 투약을 시작하더라도 정기적인 운동기능평가만으로 치료를 중단하도록 하고 있어 환자와 가족들이 급여 중단 혹은 중단의 두려움에 고통받고 있다"며 "최근 대상 연령 확대 소식 또한 급여기준을 형식적으로 확대한 것이다. 실질적으로는 진입장벽을 높이고 평기기준을 강화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스핀라자에 대한 실질적인 급여적용 대상 확대와 평가지표를 다양화해야 한다"며 "환자 경험을 기반한 실질적 기준이 평가 기준이 돼야한다. 또 기존 투여 중단자에 대한 지심 및 대책 또한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2022년 기준 스핀라자를 투여한 환자는 약 147명으로 파악되며 투여 후 모니터링에 따라 투여가 승인되지 않은 사례는 13건이었다.
〈코리아헬스로그 자매지 '청년의사'에 게재된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