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론병 환자, 퇴원 뒤 2주간 밥 먹으면 안 된다?
서울대병원 고성준 교수가 말하는 '크론병 식이관리' "증상 없는 관해기 때는 일반적인 식사 모두 가능해" 염증 활발한 '활성기' 때는 섬유질·적색육류 등 제한 하루 한두 잔 커피는 크론병 환자에게 큰 문제 없어 항생제·소염진통제 등의 약제가 크론병 발병 위험↑
염증성장질환인 크론병은 장의 염증으로 병이 점차 진행해 장이 좁아지는 협착이나 장이 터지는 천공, 장에 고름이 들어차는 농양 같은 합병증을 유발하는 희귀질환이다.
크론병의 원인은 정확히 밝혀져 있지 않지만, 식습관이 중요한 요인 중 하나로 알려지면서 최근 크게 늘어난 크론병 환자에게 식이 교육이 필수적인 치료 코스로 인식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크론병으로 입원치료를 한 환자는 퇴원 뒤 2주간 밥이 아닌 영양제만으로 살아야 할만큼 식이 제한이 필요한 것일까?
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고성준 교수는 유튜브 채널 '서울대병원tv'에서 이는 잘못된 오해라고 선을 그었다. 고 교수는 "(크론병) 증상이 없는 '관해기' 환자에 있어서 식사 제한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며 "일반적인 식사를 다 진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장에 염증이 많은 '활성기'의 크론병일 때는 어느 정도 식사 제한이 필요하지만, 밥을 2주간 끊어야 할 만큼의 식이 제한이 필요한 것은 분명 아니다. 그렇다면 활성기 때의 식이 제한은 어느 정도 수준일까.
고성준 교수는 "흔히 섬유질이 좋다고만 얘기하는데 섬유질이 장관의 협착돼 있는 부분에 더 심한 협착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섬유질은 제한될 수 있다"고 말했다.
돼지고기나 소고기 같은 적색육류와 달거나 짠 음식도 활성기 크론병 환자에게는 제한이 필요하다. 고 교수는 "장내 미세 환경을 염증이 더 유발하는 쪽으로 유도하기 때문"이라며 "그런 것들은 가급적이면 제한해서 먹을 것을 권고한다"고 말했다.
장을 자극할 수 있다고 알려진 '커피'를 크론병 환자가 마시는 것은 괜찮을까? 고성준 교수는 "하루에 한두 잔 정도 커피를 마시는 것은 큰 문제가 없다"며 2잔을 넘어선 과한 커피 음용은 피하되 커피 자체를 꼭 끊을 필요는 없다는 사실을 조명했다.
음식 외에 크론병에 영향을 미치기는 환경적 요인이 또 있다. 바로 항생제와 소염진통제 등과 같은 약제이다.
고 교수는 "항생제를 많이 쓰거나 소염진통제를 많이 썼던 사람들에게서 크론병 발병 위험이 증가한다"며 "현재 크론병을 예방할 수 있는 것은 환경적 요인인데, 약재 사용이라든지 식습관을 통해서 염증성장질환을 예방할 수 있어서 관련 연구들이 더 많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