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론병 환자, 퇴원 뒤 2주간 밥 먹으면 안 된다?

서울대병원 고성준 교수가 말하는 '크론병 식이관리' "증상 없는 관해기 때는 일반적인 식사 모두 가능해" 염증 활발한 '활성기' 때는 섬유질·적색육류 등 제한 하루 한두 잔 커피는 크론병 환자에게 큰 문제 없어 항생제·소염진통제 등의 약제가 크론병 발병 위험↑

2023-05-05     김경원 기자
사진 출처=게티이미지

염증성장질환인 크론병은 장의 염증으로 병이 점차 진행해 장이 좁아지는 협착이나 장이 터지는 천공, 장에 고름이 들어차는 농양 같은 합병증을 유발하는 희귀질환이다.

크론병의 원인은 정확히 밝혀져 있지 않지만, 식습관이 중요한 요인 중 하나로 알려지면서 최근 크게 늘어난 크론병 환자에게 식이 교육이 필수적인 치료 코스로 인식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크론병으로 입원치료를 한 환자는 퇴원 뒤 2주간 밥이 아닌 영양제만으로 살아야 할만큼 식이 제한이 필요한 것일까?

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고성준 교수는 유튜브 채널 '서울대병원tv'에서 이는 잘못된 오해라고 선을 그었다. 고 교수는 "(크론병) 증상이 없는 '관해기' 환자에 있어서 식사 제한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며 "일반적인 식사를 다 진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장에 염증이 많은 '활성기'의 크론병일 때는 어느 정도 식사 제한이 필요하지만, 밥을 2주간 끊어야 할 만큼의 식이 제한이 필요한 것은 분명 아니다. 그렇다면 활성기 때의 식이 제한은 어느 정도 수준일까.

고성준 교수는 "흔히 섬유질이 좋다고만 얘기하는데 섬유질이 장관의 협착돼 있는 부분에 더 심한 협착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섬유질은 제한될 수 있다"고 말했다.

돼지고기나 소고기 같은 적색육류와 달거나 짠 음식도 활성기 크론병 환자에게는 제한이 필요하다. 고 교수는 "장내 미세 환경을 염증이 더 유발하는 쪽으로 유도하기 때문"이라며 "그런 것들은 가급적이면 제한해서 먹을 것을 권고한다"고 말했다.

장을 자극할 수 있다고 알려진 '커피'를 크론병 환자가 마시는 것은 괜찮을까? 고성준 교수는 "하루에 한두 잔 정도 커피를 마시는 것은 큰 문제가 없다"며 2잔을 넘어선 과한 커피 음용은 피하되 커피 자체를 꼭 끊을 필요는 없다는 사실을 조명했다.  

음식 외에 크론병에 영향을 미치기는 환경적 요인이 또 있다. 바로 항생제와 소염진통제 등과 같은 약제이다. 

고 교수는 "항생제를 많이 쓰거나 소염진통제를 많이 썼던 사람들에게서 크론병 발병 위험이 증가한다"며 "현재 크론병을 예방할 수 있는 것은 환경적 요인인데, 약재 사용이라든지 식습관을 통해서 염증성장질환을 예방할 수 있어서 관련 연구들이 더 많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