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세대 항암제로 치료 성적 나쁜 '간암' 정복되나

1세대 항암제, 간암 치료에 효과 없어 요즘 거의 사용 안 해 2세대·3세대 항암제로 최근 간암 환자 생존율 크게 올랐다 3.5세대 간암항암제로 면역항암제 기반 병합치료 연구 활발 4세대 항암제로 암세포 굶겨서 죽이는 '대사항암제' 개발 중

2023-05-16     김경원 기자
이미지 제공=게티이미지

간염 또는 간경변 등과 같이 병든 간에서 생기는 간암이 정복되는 날이 올까. 간암은 병든 간에 암 세포가 더해진 특성 때문에 현재 생존율이 낮은 암에 속하지만, 최근 다양한 치료법이 시도되면서 치료 성적이 올라가고 있다. 

그렇다면 어떤 치료들이 최근 간암에 시도되고 있고, 본격적으로 환자에게 써볼 수 있는 간암 치료법으로 어떤 것들이 연구되고 있을까.

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유수종 교수는 유튜브 채널 '서울대병원tv'에서 "1세대 항암제는 세포독성항암제인데, 간암에는 효과가 거의 없어서 최근에는 사용하지 않는 추세"라며 "최근 면역·표적항암제가 개발돼 간암에서도 항암치료 효과가 입증되었기 때문에 항암치료 단독 또는 국소치료와의 병합치료를 통해서 환자의 생존율 향상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간암은 간 절제술, 간 이식술을 비롯해 국소치료요법으로 알코올 주입술, 고주파 열 치료 등이 조기 치료요법으로 시도된다. 또 간암이 진행된 상태에서는 간암의 진행을 막고 간 기능을 보호하면서 생존기간을 연장할 수 있는 치료로 경동맥화학색전술, 방사선치료, 전신항암화학요법 등이 이뤄지고 있다.

특히 간암의 세포에 영양과 산소를 공급하는 혈관을 막아서 간암을 치료하는 경동맥화학색전술은 국내 의료진의 치료 테크닉이 아주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치료법도 꾸준히 발전하고 있다.

유수종 교수는 "최근에는 약물방출 미세구를 이용한 색전술이나 방사선을 내뿜는 구술을 이용한 방사선 색전술 등의 최신 치료가 개발됐다"고 설명했다. 

항암치료도 간암에서 최근 눈에 띄게 발전하고 있다. 2세대 항암제인 표적치료제와 3세대 항암제인 면역항암제가 대표적이다. 표적치료제는 종양의 증식과 암세포에 영양을 공급하는 '혈관'의 증식에 관여하는 효소들을 억제시켜서 치료 효과를 낸다. 

유 교수는 "암세포나 암조직에만 많이 발현되는 특정 단백질이나 유전자 변화를 표적으로 삼아서 암의 성장과 암의 발생에 관여하는 특별한 분자의 활동을 방해해 암이 자라고 퍼지는 것을 막는 약제"라며 "렌바티닙, 소라페닙, 레고라페닙, 카보잔티닙 등이 있다"고 소개했다.

또 면역치료에 속하는 티센트릭, 옵디보, 여보이 등의 면역항암제는 우리 몸의 면역세포를 강화해 자체적으로 암을 이길 수 있는 신체 환경을 만드는 치료법이다.

유수종 교수는 "암세포가 우리 몸의 면역체계로부터 회피하는 것을 억제하거나 면역세포의 작용을 강화해서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더욱 효과적으로 공격할 수 있도록 하는 치료법"이라며 "수술, 색전술, 방사선, 항암 치료와 병합하면 시너지 효과가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현재 간암 치료에 가장 활발히 연구가 되는 항암제는 3.5세대 항암제다. 유 교수는 3.5세대 항암제를 '면역항암제 기반의 병합치료'로 꼽으면서 "복잡한 질병인 에이즈나 C형 간염이 병합치료를 통해 정복되었듯이 간암도 향후에는 병합치료의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간암은 수술 등의 치료 후에도 재발이 흔하기 때문에 재발을 막기 위해 전신항암치료를 병합하는 연구들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유수종 교수는 "전신항암치료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 국소치료요법을 먼저 시행하고 간암의 크기를 최대한 줄여 놓고서 전신항암치료를 시행하는 연구들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제4세대 항암제도 개발되고 있는데, 대사항암제로써 암세포만 굶겨 죽이는 치료법이다. 또한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한 암세포를 제거하는 방법으로 면역세포치료에 대한 임상연구도 이뤄지고 있다. 

유 교수는 "이뮨셀 면역세포치료는 서울대병원이 주도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해서 세계 최초로 효과를 입증한 치료법"이라며 "머지 않아서 더 좋은 치료제가 나와서 간암 치료가 어렵지 않은 시대가 분명히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