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립선암 수술 뒤 '요실금', 치료 불가?…"치료 가능"

전립선암 수술 뒤 10~70% 환자 요실금 경험…해결책 많다 최후의 보루 '인공관절' 같은 '인공요도괄약근' 삽입술 효과

2023-06-08     김경원 기자
전립선암 수술 뒤 많은 환자들이 요실금을 겪는다. 소변이 시도때도 없이 나오는 요실금을 전립선암 수술 뒤 찾아오는 불치의 후유증으로 생각하면서 흔히 방치하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 사진 제공=게티이미지

전립선암 수술 뒤 많은 환자들이 요실금을 겪는다. 소변이 시도때도 없이 나오는 요실금을 많은 환자들이 전립선암 수술 뒤 찾아오는 불치의 후유증으로 생각하면서 흔히 방치하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 

삼성서울병원 비뇨의학과 고광진 교수는 유튜브 채널 '삼성서울병원'에서 "전립선암 수술 뒤 보통 초기에 많은 환자가 요실금 증상을 경험하게 되고,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점 줄어들기는 하지만 수술 후 적게는 10%에서 많게는 70%까지 요실금이 발생한다"며 수술하고 발생하는 증상이기 때문에 불치의 수술 후유증으로 받아들이는 환자가 많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고 교수는 "치료가 가능한데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패드라든지 기저귀를 사용하면서 생활하는 환자가 꽤 많다"며 "요실금은 수술로 인한 요도괄약근의 기능 문제도 있지만, 방광의 기능 이상 문제라던지, 일반적으로 발생하는 노화로 인한 요실금도 있다. 검사를 통해 원인을 정확하게 파악하면 요실금 증상을 대부분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립선암 수술 뒤 요실금이 흔히 발생하는 이유가 있다. 고광진 교수는 "전립선암을 제거한 다음에 떨어져 있는 방광과 요도를 연결하게 되는데, 그렇게 하다보면 구조적으로 어쩔 수 없이 변화가 생긴다"며 "또 소변이 새는 부위를 지탱하고 있는 근육 '요도괄약근' 신경이 손상받게 되면서 결국 소변을 참지 못하고 나도 모르게 소변을 실수하게 되는 요실금이 흔히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 교수는 이로 인해 "약 30%의 환자가 패드와 기저귀를 사용하게 되고, 심한 8%의 환자는 종일 소변이 줄줄 새는 것으로 보고된다. 보통 1년 정도 지나면 절반 정도가 자연스럽게 호전되지만 1년이 지난 시점에서 증상이 지속되는 경우에는 자연적인 호전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이때는 적극적인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요실금의 치료법은 현재 많이 있다. 고광진 교수는 "일반적으로 골반근육강화 운동을 알려드리는 편이고, 생활습관 교정을 통한 보존적인 치료나 약물치료가 가능하다"며 "필요하면 요도 내에 특정 약물을 주입하는 시술이나 여성 환자에게 많이 하는 슬링 삽입술도 적용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모든 치료를 했는데도 불구하고 요실금 증상이 개선되지 않을 때 적용할 수 있는 효과적인 치료법도 있다. 

고 교수는 "여러 치료에도 반응이 없다면 인공요도괄약근 삽입술과 같은 수술적인 치료도 고려해볼 수 있다"며 "나이드신 분들이 무릎 관절을 오래 써서 더 이상 사용할 수 없을 때 인공관절을 넣는 것처럼 요도괄약근을 더 이상 사용할 수 없을 때 삽입하는 것이 인공요도괄약근"이라고 설명했다. 

인공요도괄약근은 특수한 괄약근을 넣는 것이 아니라 요도를 감싸는 커프를 삽입하고, 음낭 피부 안쪽에 스위치 버튼을 넣어놓는 치료법이다. 고광진 교수는 "커프가 요도를 감싸고 있어서 소변이 새지 않게 한다"며 "소변이 마려울 때 스위치 버튼을 누르면 자동으로 요도괄약근이 열리면서 소변을 볼 수 있다"고 치료 원리를 설명했다. 

스위치 버튼을 누르면 커프가 열리면서 요도를 통해 1~2분간 소변이 지나가고, 그 뒤 특별히 조작 없이 커프가 다시 요도괄약근을 조이게 된다. 

인공요도괄약근 수술은 어려운 수술도 아니다. 고 교수는 "수술은 통상 1~2시간 내외로 마무리된다"며 "수술하고 그 다음날 요도에 삽입돼 있는 소변줄을 제거하고 소변을 잘 보면 통상적으로 하루 내지 이틀 후에 퇴원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다만, 수술하고 퇴원한다고 해서 바로 요실금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수술 부위의 통증과 함께 수술 주위가 부어 있기 때문에 6주간의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 

고광진 교수는 "일반적으로 약 6주는 작동이 정지된 상태로 있게 되기 때문에 그 기간에는 이전과 마찬가지로 요실금 증상을 감수해야 한다"며 "그 다음 병원에 와서 의료진이 확인한 후에 장치가 작동할 수 있도록 시작 버튼을 누르게 되고, 그때부터 환자 스스로 사용할 수 있도록 교육과 안내를 한다"고 설명했다. 

인공요도괄약근 수술은 현재 나와 있는 요실금 치료법 중 가장 근본적이면서 좋은 치료방법으로 꼽힌다.

고 교수는 "치료의 성공도 중요하지만 환자가 느끼는 만족도가 굉장히 높다"며 "약 90%의 환자가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여러 가지 이유 때문에 그 기구를 제거한 환자도 다시 넣어 달라고 하는 비율이 92%에 달한다"고 말했다. 

치료 만족도가 높지만, 몸안에 넣은 인공요도괄약근을 제거해야 하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다. 고광진 교수는 "아무래도 인공 기구이고 물질이다 보니까 우리 몸에 들어왔을 때, 생기지 말아야 되는 합병증이나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며 "염증이라든지 감염 문제에 취약할 수 있는데, 그때는 부득이 기구를 제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외에 요도 손상이나 음낭 통증이 유발될 수 있다"며 "또 인공 기구이기 때문에 오래 사용하다보면 기구 자체의 고장도 발생할 수 있다. 통계적으로 수술하고 나서 10년 이상 사용했을 경우에 한 30%의 환자에서 기계 이상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또 요도를 감싸고 있는 커프라는 기구 부품이 지속적으로 요도를 압박하고 있기 때문에 오랫동안 사용하다보면 요도의 굵기가 자연스럽게 작아지는 현상도 경험하게 된다.

고 교수는 "처음에 삽입해놓은 커프가 느슨해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고, 그렇게 되면 이제 평상 시 새지 않던 소변이 다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며 "그런 경우에는 커프 크기를 조정하는 교체술을 받게 되면 다시 정상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고광진 교수는 "전립선암 수술 뒤 1년이 지나도 요실금 증상이 지속되면 시간이 약이 아니고,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는 뜻"이라며 "더는 힘들어하지 말고 담당의사와 상의해 도움을 받기 바란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