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몬 양성·HER2 음성 유방암치료제 '입랜스' 입지 넓어졌다

1차 내분비요법에서 '폐경 전' 여성 환자에게 허가 확대 국내 유방암 발병 위험 높은 폐경 전 환자에 추가 옵션

2023-07-19     김경원 기자
호르몬수용체 양성/사람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2 음성(HR+/HER2-) 전이성 유방암 치료제 중 최초의 CDK4/6 억제제인 '입랜스(성분명 팔보시클립)'의 국내 입지가 이달 넓어졌다. 이미지 제공=게티이미지

호르몬수용체 양성/사람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2 음성(HR+/HER2-) 전이성 유방암 치료제 중 최초의 CDK4/6 억제제인 '입랜스(성분명 팔보시클립)'의 국내 입지가 이달 넓어졌다. 

한국화이자제약은 HR+/HER2- 진행성 또는 전이성 유방암치료제 입랜스가 1차 내분비요법에서 아로마타제 억제제와 병용해 폐경 전 환자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이달 4일 허가가 확대됐다고 19일 밝혔다.

우리나라는 폐경 전 및 40세 이하의 젊은 유방암 환자 비율이 약 10.5%로 서구 대비 2배 가량 높게 나타나고 있는데 폐경 전 젊은 환자의 경우, 유방암 진행 속도가 빠르고 예후도 좋지 않아 새 치료옵션에 대한 환자 및 의료진의 수요가 높았다.

이들을 위한 치료옵션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입랜스-아로마타제 억제제 병용요법의 국내 허가 확대는 폐경 전 환자에게도 1차 치료에서 입랜스의 혜택을 제공하게 되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이번 허가 변경을 통해 입랜스는 폐경 여부와 무관하게 1차 내분비요법으로 아로마타제 억제제와 병용할 수 있게 돼 기존 폐경 후 여성에서 모든 여성으로 적용 범위를 확대하게 됐다. 입랜스와 내분비요법을 병용하는 폐경 전 및 폐경 이행기 여성은 임상진료지침에 따라 황체형성호르몬분비호르몬(LHRH) 작용제를 투여 받아야 한다.

이번 국내 허가는 입랜스 임상시험과 실사용근거(Real-World Evidence) 등이 종합적으로 검토됐다. 특히 전이성 유방암에서 폐경 전 환자만을 대상으로 내분비요법의 초치료로 입랜스를 투여한 유일한 임상시험(Young-PEARL 연구)은 대한항암요법연구회(KCSG, Korean Cancer Study Group) 유방암분과의 국내 연구자들을 통해 국내 14개 기관에서 진행됐다. 

이 연구는 이전 타목시펜 치료 중 재발 또는 진행된 HR+/HER2- 유방암이 있는 19세 이상 폐경 전 환자 189명을 대상으로 17개월간이뤄졌으며, 무진행 생존기간 중앙값(mPFS)이 기존 항암화학요법군14.4개월 대비 류프로라이드를 병용한 입랜스-내분비요법군에서 20.1 개월로 연장돼 질병 진행 위험을 34% 감소시켰다.

이 연구는 국내 폐경 전 유방암 환자에서 CDK4/6억제제와 내분비요법 병용치료를 항암화학요법과 비교한 전향적 연구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도 본 임상을 포함한 여러 데이터를 고려해 지난해 12월 폐경 전 환자에서 입랜스를 일차 내분비요법으로서 아로마타제 억제제와 병용해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 범위를 확대 변경한 바 있다.

대한항암요법연구회에서 연구를 주도한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박연희 교수는 “경제활동이 활발한 시기에 유방암을 앓게 되면 환자 개인뿐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손실이 더 크지만, 이들을 위한 치료 옵션은 매우 제한되어 왔다”며 “국내에서 주도한 Young-PEARL 연구를 통해 인구 다양성을 고려한 치료법 개발과 건강 형평성(health equity) 확립에 기여하게 돼 매우 기쁘다”고 밝혔다.

한국화이자제약 항암제 사업부 총괄 사토 마이코 전무는 “서구에 비해 유방암 발생 연령이 낮은 한국에서 입랜스의 허가가 폐경 전 영역에까지 확대될 수 있도록 힘써주신 정부와 연구진들에게 감사를 표한다”며 “앞으로도 화이자는 유방암 치료 분야에서 견고하게 쌓아 온 리더십을 바탕으로 국내 치료 환경을 개선하고 더 많은 환자들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