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 빵빵하고 소변 시원치 않다?…증상 지속 시 '난소암' 가능성 확인 필요

난소암 진단 시 약 50% 진행암으로 발견 특별한 증상 없어 조기 발견 어렵기 때문 조기 난소암 완치율 80~90% 이상인데… 진행암 완치율 44% 불과…조기발견 중요

2023-09-06     김경원 기자

40대 이상 여성에게 배가 부르거나 소화가 잘 안 되고 소변이 시원하지 않은 증상이 지속될 때 의심해봐야 하는 암이 있다. 바로 진단 시 약 50%가 3~4기 진행암으로 발견되는 난소암이다.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산부인과 김기동 교수는 유튜브 채널 '분당서울대학교병원'에서 난소암의 증상과 관련 "배가 부르거나 소화가 잘 안 되고 소변이 시원하지 않은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는데, 증상이 비특이적이기 때문에 조기진단이 되지 않고 암이 진행된 후에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며 "비특이적 증상이라도 지속적으로 느껴지는 경우엔 병원을 방문해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40대 이상 여성에게 배가 부르거나 소화가 잘 안 되고 소변이 시원하지 않을 때 의심해봐야 하는 암이 있다. 바로 진단 시 약 50%가 진행암으로 발견되는 난소암이다. 사진 제공=게티이미지

난소암은 여성의 생식과 호르몬 분비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난소에 발생하는 암을 가리킨다. 난소암 다발 연령은 50대, 40대, 60대 순이며 매년 국내 3,000여명에 달하는 신규 난소암 환자가 나오고 있다. 남소암은 암이 발생하는 조직에 따라 크게 상피성 난소암, 생식세포암, 성삭기질암으로 구분되는데, 90% 이상이 난소 표면의 상피세포에서 발생하는 상피성 난소암이다.

난소암의 원인에는 유전적 요인, 즉 BRCA 유전자 변이의 작용을 무시할 수 없다. 김기동 교수는 "안젤리나 졸리처럼 BRCA 유전자 변이가 있으면 젊은 나이에도 난소암이 발병할 확률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유전적 요인 외에도 배란 횟수가 많을수록 난소암 위험이 높다.

김 교수는 "임신을 하게 되면 배란을 하지 않기 때문에 난소암 발생 위험이 줄어드는데, 출산 횟수가 한 번이면 출산을 전혀 하지 않은 여성에 비해 약 10% 위험이 감소하고 3번 출산을 하게 된다면 난소암 위험도가 무려 50% 감소한다"며 "출산 후 수유를 하거나 먹는 피임약을 복용하는 경우에도 배란이 억제되기 때문에 난소암의 위험이 감소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난소암은 위암, 대장암, 유방암 등의 암처럼 1~4기 병기로 나뉜다. 1기는 암세포가 난소에만 자라난 경우, 2기는 골반 내까지 난소암이 번진 상태, 3기는 복강이나 림프절에 전이가 있는 경우, 4기는 복강 내를 벗어나 간, 뇌, 폐 등에 전이된 상태를 말한다. 김기동 교수는 "1기에 발견하면 치료 효과가 좋고 재발률도 낮지만 3기 이후에 발견하면 예후가 좋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 난소암은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면 완치율이 80~90% 이상이지만, 3~4기 진행암의 경우 5년 생존율은 44%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 교수는 "난소암은 초기에 뚜렷한 증상이 없어 병이 상당히 진행된 다음에야 병원을 찾고 3기 이상 진행된 상태에서 질환을 발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높은 사망률을 보이게 된다"며 전체 난소암의 5년 생존율이 62%에 불과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김기동 교수는 "대부분은 항암제에 대한 반응이 좋아서 70~80%에서 종양이 사라지지만 상당수가 재발을 경험하는데 항암제를 재투여해 종양이 사라졌다가 재발이 반복되는 경우에는 결국 내성을 보여 사망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며 난소암 환자의 가장 큰 사망 사유를 말했다.  

그러나 난소암을 조기 발견할 방법이 현재 마땅치 않다. 김 교수는 "안타깝게도 아직까지는 난소암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며 "초음파와 혈액검사를 자주 해 난소암을 조기에 발견하려는 연구가 여러차례 수행되었지만 아직까지 평균적인 위험도를 가진 여성에서 난소암 검진이 효과가 있다는 결과는 없다"고 설명했다. 

현재 난소암의 치료는 수술로 가능한 모든 종양을 제거한 뒤 항암제를 투여하는 것이다. 김기동 교수는 "수술 후 암세포가 퍼진 정도와 조직검사 결과를 통해 치료방침을 결정한다"며 "암세포가 퍼진 정도가 심한 경우, 수술 전 항암치료를 먼저 시행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수술은 보통 자궁과 양쪽 난소, 지방조직인 대망, 커진 림프절을 제거하는 것이며, 그 외 대장, 소장, 비장, 간, 횡격막 등에 전이성 종양이 발견되면 가능한 그 부분까지 모두 절제한다.

김 교수는 "이렇게 절제술을 해 남아있는 종양이 작으면 작을수록 좋은 치료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수술 후에도 눈에 보이지 않는 암세포가 존재하기 때문에 이런 암세포를 제거하기 위해 항암치료를 시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항암치료에 더해 추가적으로 PARP저해제 등의 항암제 유지치료를 받는 것이 치료 성적 향상에 도움이 된다. 김기동 교수는 "항암치료와 함께 혈관생성억제제를 투여하면 재발을 감소시킬 수 있다"며 "최근에는 유전자 변이가 있는 난소암 환자에게 암세포 사멸을 유도하는 표적치료제를 사용해 재발 위험을 70%까지 낮췄다는 연구결과가 보고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난소암 항암신약에 대한 임상연구 참여를 통해 잠재적으로 표준치료보다 더 나은 효과를 얻을 수도 있다. 김 교수는 "최근에는 새로운 항암제가 활발히 개발되고 있기 때문에 희망을 갖고 적극적으로 치료한다면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