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암 전문의들, '두경부암' 분야 유전자 맞춤 정밀의료 가능성 제시
충남대 윤환중·연세암 김혜련·연세대 김상우·서울대 김범석 교수
암에 관한 국내외 다기관 임상시험연구를 주도하는 대한항암요법연구회가 그간 치료 선택지가 별로 없는 전이성 두경부암에서 암유전자 변이에 기반한 새로운 정밀의료 치료전략의 가능성을 제시해 관심이 집중된다.
25일 대한항암요법연구회는 국내 35개 기관의 종양내과 의사가 참여해 백금 기반 항암치료에 실패한 전이성 재발성 두경부 편평세포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최초의 유전자 기반의 우산형 임상시험(TRIUMPH 연구)을 통해 두경부암에서도 유전자 분석에 따른 정밀의료가 가능함을 보여줬다고 25일 밝혔다.
우산형 임상시험은 유전자 기반의 표적항암치료를 동시에 하는 새로운 형태의 임상시험으로, 연구진은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을 통해 암유전자 변이를 분석하고 분자종양위원회(Molecular Tumor Board)를 개최해 해당 변이에 적합한 맞춤형 표적치료제에 배정해 환자를 치료했다.
충남대병원 윤환중 교수, 연세암병원 김혜련 교수, 연세의대 김상우 교수, 서울대병원 김범석 교수가 주도한 이 임상연구에는 지난 2017년 10월에서 2020년 8월까지 국내에서 180명의 전이성 두경부암 환자가 등록됐고, 유전자 유형에 따라 5개의 치료군에 배정돼 치료를 받았다.
두경부암은 국내에서 연간 약 4,000명의 환자가 발생하며, 전이되거나 재발되면 생존율이 낮은 대표적인 희귀난치암이다. TRIUMPH 연구는 치료법의 부족과 치료 기회의 제약, 항암신약에 대한 임상시험 부족 등으로 치료가 어려운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제시하고자 기획됐다.
연구진은 “본 연구는 대표적으로 희귀난치암인 전이성 두경부암 환자들에게 세계 최초로 정밀의료 치료 시스템을 국내에서 성공적으로 구축, 실행해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기회를 제공하였다는 의미가 있다”며 “이번 연구에서 구축한 전국 최대 규모의 임상시험 네트워크와 치료 성과를 바탕으로 앞으로 세계적으로 전이성 두경부암 환자들에게 더 나은 치료가 제공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두경부암에서도 유전자 분석에 따른 정밀의료가 가능함을 보여준 이번 연구는 그 우수성과 독창성을 인정받아 미국 임상종양학회의 공식 국제학술지(Journal of Clinical Oncology) 온라인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