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키비티' 자진 취하…희소폐암 약물 치료 새 경쟁 예고
1차 치료 효과 입증한 '리브리반트'와 신약 '퍼모너티닙' 경쟁 구도
다케다가 미국 시장에서 '엑스키비티(성분명 모보서티닙)'의 시판허가를 자진취하 함에 따라 희소폐암인 EGFR 엑손 20 삽입 변이 비소세포폐암 치료 지형에 변화가 예상된다.
당장은 얀센 '리브리반트(성분명 아미반타맙)'의 독주가 예상되지만, 최근 확연히 개선된 반응률을 바탕으로 신예 '퍼모너티닙'이 무섭게 떠오르고 있어 경구용 치료옵션이었던 '엑스키비티'의 부재를 메울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다케다는 이달 3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엑스키비티의 시판허가 신청을 자진취하했다고 발표했다.
엑스키비티는 지난 2021년 9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백금기반 화학요법 후 질병이 진행한 국소 진행성 혹은 전이성 EGFR 엑손 20 삽입 변이 비소세포폐암 치료'에 초기 임상시험 데이터를 기반으로 조건부 허가를 받았다.
하지만 이후 진행된 확증 임상시험(EXCLAIM-2 연구)에서 임상적 유효성을 입증하지 못해, 미국 시장에서 자진 철회를 선언했다.
리브리반트와 함께 2차 치료 시장에서 양자 구조를 이뤘던 엑스키비티가 시장에서 탈락됨에 따라, EGFR 엑손 20 삽입 변이 비소세포폐암 표적 치료제 시장은 리브리반트 독주체제가 될 전망이다.
리브리반트는 최근 1차 치료에 화학요법과의 병용 효과를 화학요법 단독과 비교 평가한 3상 임상 PAPILLON 연구의 성공을 알리며 1차 치료 옵션으로서의 적응증 확대를 시사한 바 있어, EGFR 엑손 20 삽입 변이 비소세포폐암 치료 분야에서 그 역할이 더욱 공고해질 예정이다.
해당 PAPILLON 연구 데이터는 오는 20~24일 개최되는 유럽종양학회 연례학술대회(ESMO 2023)에서 최초 공개될 예정이며, 특히 프레지덴셜 심포지엄(Presidential Symposium) 주제로 선정돼 암 전문가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리브리반트는 2차 치료에서 40%의 반응률을 나타낸 바 있는데, 1차 치료에 있어 화학요법과 병용해 반응률을 얼마나 높일 수 있을지가 관심의 핵심이다.
여기에는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퍼모너티닙'이 보여준 반응률 데이터가 한몫하고 있다.
퍼모너티닙은 중국 제약사 알리스트 파마(Shanghai Allist Pharmaceutical Technology)가 개발한 3세대 EGFR 티로신키나아제 억제제(TKI)로, 이미 중국 내에서는 '이베사'라는 제품명으로 판매되고 있다.
퍼모너티닙은 지난 달 개최된 세계폐암학회 국제학술회의(IASLC 2023 WCLC)에서 1b상 임상인 FAVOUR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는데, 여기서 1차 치료에 1일 1회 240mg 경구 투여로 80%에 가까운 반응률을 나타내며 EGFR 엑손 20 삽입 변이에 대한 탁월한 선택성을 시사한 것이다.
독립적 검토위원회(independent review committee, IRC)가 평가한 객관적반응률(objective response rate, ORR)은 초치료 환자에서 78.6%, 이전에 치료 경험이 있는 환자에서 46.2%로 나타났다.
또한 퍼모너티닙 240mg 용량에서 가장 흔하게 관찰된 치료 관련 이상반응(TRAE)은 경미한 설사로, 우수한 내약성을 보여줬다.
이 같은 결과를 바탕으로 현재 퍼모너티닙은 EGFR 엑손 20 삽입 변이가 있는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 1차 치료에 단독요법으로 백금기반 화학요법과 비교 평가하는 글로벌 3상 임상시험(FURVENT/FURMO-004; NCT05607550)을 진행 중이며, 여기에는 한국 또한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한 폐암 전문가는 "해당 연구에서 퍼모너티닙이 초기 임상시험에서 보여준 반응률과 내약성을 그대로 재현한다면, 사실상 EGFR 엑손 20 삽입 변이 표적 치료제 중 가장 유망한 치료 옵션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1일 1회 경구 투여라는 편의성과 우수한 내약성을 가지고, 단독요법만으로 80%에 가까운 반응률을 나타낸다면 표준 치료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때문에 자연스럽게 폐암 전문가들의 관심은 PAPILLON 연구에서 리브리반트와 화학요법 병용의 혜택이 얼마나 클 것인가에 주목하고 있다.
<코리아헬스로그 자매지 청년의사에 게재된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