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핫한 ‘탕후루’ 즐겨 먹으면…‘지방간’ 바로 만난다

술 안 마신다고 지방간 방심하면 낭패…당류‧담배도 지방간 생성

2023-10-18     이창호 기자

몸에 있는 하면 먼저 떠오르는 말이 이다. 술을 자주 마시거나 폭음하면 간을 상하게 만드는 것으로 많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한편 술만 간을 망가뜨리는 것은 아니다. 우리 국민 10명 가운데 2~3명은 비알콜성 지방간이다. 알콜이 아니라도 지방간을 만들어 간이 안 좋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알콜 뿐만 아니라 간 건강을 위협하는 요소는 의외로 많다.

지방간 4대 원인 음주비만당뇨병고지혈증

국민건강심사평가원 국민관심질병 통계를 보면, 2021비알콜성 지방간으로 병원 진료를 받은 환자는 405,950명이었다. 국내 유병율 20~30%로 추정되는 것에 비하면 2~3%만 치료를 받고 있는 것이다. 이는 지방간은 건강검진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많고, 지방간 자체로 대부분 증상이 없어 치료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지방간은 이름 그대로 간에 지방이 많이 낀 상태다. 간 무게에 5% 이상이 지방으로 쌓이면 ‘지방간’으로 진단한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하루에 40g(4잔) 이하 음주를 하는 사람에게 생기는 지방간을 말한다.

대부분 과체중과 비만(복부 비만), 당뇨병고지혈증 등 위험 요인과 관련이 있다. 드물게 피임약 등 여성호르몬이나 스테로이드를 포함한 여러 약제를 오래 복용한 사람에게 지방간이 나타나기도 한다. 급작스러운 체중 감소나 체중 감소를 위해 수술해도 지방간이 생길 수 있다.

비알콜성 지방간의 원인으로 최근 대두하고 있는 담배

담배도 비알콜성 지방간을 일으키는 원인 가운데 하나로 최근 연구를 통해 밝혀지고 있다. 흡연은 심혈관 질환과 암, 2형 당뇨병 등 만성 질환의 주요 위험 요인이다. 여러 연구에 따르면, 흡연은 간 종양과 만성 간 질환과 같은 간 질환과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금연은 치료 반응을 증가하고, 간세포암종 발병률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발표되고 있다.

지방간 있으면 간암대장암췌장암 등 발병 위험 커져

지방간은 증상이 없어도 놔두면 다른 중증 질환으로 발전하기 쉬운 만큼 관리가 필요하다. 지방간이 심해질수록 간암 17, 대장암 2, 관상동맥질환은 4배 발생 위험성이 높아진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이면서 담배를 피우면,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없고 흡연하지 않는 사람보다 췌장암 발병 위험이 42%까지 높다. 과거 임신성 당뇨 병력이 있는 여성이 현재 비알콜성 지방간이 있으면 제2형 당뇨병 발생 위험이 커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비알콜성이라도 조심하고, 급격한 다이어트는 금물

아직 임상에 활용되는 지방간 치료약은 없다. 최근 3상 임상연구까지 진행 개발이 계속되고 있다. 지방간 관리를 위해서는 생활습관을 교정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인 이유다.

비알콜성 지방간이라고 술을 전혀 마시지 않는 사람만 걸리는 것은 아니다. 하루 기준 알콜 섭취량이 남성 30g, 여성 20g 이상이면 알콜성, 이하면 비알콜성으로 나누기 때문이다. 지속적인 음주는 알콜성 간염과 간경변증으로 진행할 수 있어 금주하는 것이 좋다.

비만하면 천천히 조금씩 몸무게를 줄이는 것이 좋다. 너무 갑작스러운 체중 감량은 지방간을 오히려 악화한다. 체중이 5% 감소하면 간의 지방량이 줄고, 10%는 섬유화도 개선된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1주일에 1이상 급격히 살을 빼면 지방간이 오히려 악화하고 간부전섬유화가 촉진될 수 있다. 다이어트를 위한 운동은 유산소 운동으로 일주일에 3번 이상, 한 번 운동 시 30분 이상 진행한다. 규칙적으로 운동할 수 있으면 더 좋다.

식습관은 식사를 거르지 말고 세 끼를 챙겨 먹되 한 끼 분량을 조금씩 줄여나가는 것이 효과적이다. 지방간이라고 생각해 지방이 좋지 않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생선기름(오메가3) 등 양질의 지방은 지방간에 오히려 좋다.

한편 탄수화물은 비알콜성 지방간의 주요 원인인 경우가 많다. 탄수화물을 섭취하면 높아진 혈당을 낮추기 위해 인슐린이 분비된다. 인슐린이 증가하면 간세포로 들어오는 유리지방산의 발생량이 늘어나고, 간 내 지방 신생합성을 증가시켜 지방간 발생을 부추길 수 있다.

과일 주스가 몸에 좋을 것으로 생각해 탄산음료 대신 섭취하기도 한다. 과일 주스의 액상과당은 포도당과 다르게 대사돼 간으로 직행한다. 간으로 직행한 과당은 지방산 합성을 촉진해 중성지방으로 전환, 지방간의 요인이 된다. 최근 유행하고 있는 탕후루도 정제당과 과당이 혼재된 형태로 지방간에 매우 좋지 않다.

강동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이문형 교수는 다른 병이나 약물이 지방간의 원인이면 주치의와 상의 후 관리가 필요하고, 특히 당뇨병이 있으면 혈당 조절을 위해 적절한 식이요법운동과 함께 의사 처방에 따른 약물치료를 같이 한다지방간의 원인이 되는 약물을 복용하고 있다면 주치의와 상의해 약물 복용을 중단하거나 다른 약물로 대체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