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암 원인 1위 '만성B형간염', 위암·폐암·신장암·췌장암 위험도 높인다
B형간염바이러스, 위·폐·췌장 등의 세포까지 침투 항바이러스제로 바이러스 활동 억제되면 암 위험↓
국내 간암 원인 1위로 꼽히는 만성B형간염의 원인인 B형간염바이러스(HBV, hepatitis B virus). 그런데 HBV는 간 내에만 머무르지 않고 위, 폐, 췌장 등에도 침투해 간외암 발병 위험까지 높이는 까닭에 만성B형간염 환자는 암검진을 적극적으로 받아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보라매병원 소화기내과 이동현 교수는 유튜브 채널 '대한간학회'에서 "만성B형간염은 간내 암뿐만 아니라 간외암의 발병 위험도 증가시키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만성B형간염 환자는 국가암검진에 적극 참여할 것"을 권고했다.
만성B형간염 환자에게 간외암 발병 위험이 높은 이유가 있다. 이동현 교수는 "여러 기초연구와 중계연구에서 B형간염바이러스가 간세포 뿐만 아니라 췌장이라든지 위·폐 세포 내에서도 발견되는 현상들이 나타났다"며 이런 이유로 인해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를 활용해 실제 만성B형간염에게 간외암의 발병 위험을 확인하는 연구를 진행해 이같은 결론에 도달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동현 교수가 참여한 연구에서 '만성B형간염+항바이러스제 복용 그룹'과 '만성B형간염+항바이러스제 미복용 그룹', '비감염자 그룹'으로 나눠 간외암 발생 위험을 약 4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만성B형간염+항바이러스제 미복용 그룹'은 '비감염자 그룹'에 비해 간외암 발생 위험이 22% 증가했다.
항바이러스제를 복용하지 않아 B형간염바이러스의 영향을 받은 만성B형간염 환자들은 위암, 폐암, 갑상선암, 신장암, 비호지킨 림프종, 췌장암, 담낭암 등의 발병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하지만 '만성B형간염+항바이러스제 복용 그룹'은 '비감염자 그룹'와 간외암 위험도에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왔다.
이 교수는 "다행히도 항바이러스제 치료를 통해서 증가된 간외암 위험은 대조군 수준으로 낮출 수가 있었다"며 "조기진단이 효과적으로 알려져 있는 6대 암에 대해서는 국가암검진사업에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권고하고 항바이러스제 적응증에 해당하는 환자들은 간외암 위험도를 고려해 적극적으로 치료를 진행하는 것이 좋을 것으로 보인다"고 조언했다.
마지막으로 이동현 교수는 "현재는 항바이러스 치료 적응증에 해당하지 않지만 (앞으로 연구를 통해 항바이러스제) 치료를 했을 때 만약 간외암 발병에 예방이 가능하다면 '항바이러스제 적응증을 조금 더 넓혀볼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며 만성B형간염 환자에게 간암만이 아니라 간외암 위험을 낮추기 위한 추가 연구의 필요성을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