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암 보다 더 치료 성적 낮은 '소세포폐암'에 새 치료 전략 제시돼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안명주 교수 연구팀 31일 발표 소세포폐암의 최적 치료법, '탈라타맙' 10mg 2주 간격 투약

2023-10-31     김경원 기자

치료 성적이 낮은 폐암 중에서도 진행 속도가 빠르고 생존율이 낮은 '소세포폐암'의 치료 효과를 높일 새 치료 전략이 국내 의료진에 의해 제시됐다.

안명주 교수. 사진 제공=삼성서울병원

삼성서울병원은 혈액종양내과 안명주 교수 연구팀이 국제 저명 의학회지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신(NEJM)’에 소세포폐암 신약 ‘탈라타맙(Tarlatamab)’의 2차 치료제로서 유효성과 안전성을 확보할 치료 전략을 발표했다고 31일 밝혔다.

전체 폐암의 10~15% 정도인 소세포폐암은 세포 크기가 작아 붙은 이름으로, 비소세포폐암 보다 치료가 어려운 암으로 알려져 있다. 진행 속도가 빨라 수술 보다 항암치료에 의존하는데 1차 치료에 반응이 없을 때 쓸 수 있는 치료제가 현재까지는 제한적이었다.

소세포폐암은 2차 치료를 하더라도 약물 반응 기간이 짧고 생존율이 8개월을 넘기는 일이 드물 만큼 치명적이다. 이에 안명주 교수 연구팀은 소세포암에서 탈라타맙과 같은 이중특이성 T세포 관여항체(Bispecific T-cell engager, 이중항체)에서 가능성을 찾았다.

탈라타맙은 말 그대로 암세포와 면역세포 두 곳에서 발생한 항원을 인식하는 이중항체 신약이다. 암이 면역세포를 회피하려 하더라도 면역세포인 T세포를 끌고 암세포 앞으로 직접 데리고 가서 공격하도록 유도하는 약물로, 소세포폐암 환자의 상당수(85~94%)에서 발현하는 ‘DLL3’란 단백질과 면역세포를 유도하는 ‘CD3’ 수용체를 표적으로 한다.

연구팀은 현재 개발 중인 탈라타맙이 환자 안전을 지키면서 최대 효과를 낼 새 치료 전략을 찾는 것을 목표로, 전세계 17개국 56개 기관에서 소세포폐암의 1차 치료에 실패한 환자 220명을 모집한 뒤 무작위로 나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가이드라인에 따라 연구팀은 탈라타맙의 용량을 10mg과 100mg으로 환자들에게 달리 투여한 뒤 치료 반응과 부작용 등 예후를 살폈다. 

그 결과 임상 효과 면에서 예후 개선 및 부작용 감소에는 10mg을 2주 간격으로 투여하는 것이 환자에게 최적인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에 따르면 추적 관찰 기간 동안 객관적 치료 반응이 나타난 환자 비율은 10mg 그룹이 40%로, 100mg 그룹 32%보다 높았다. 무진행생존 기간 중앙값 역시 10mg 그룹이 4.9개월로, 100mg 그룹 3.9개월 보다 우위를 보였다. 치료 후 9개월차에 추산한 전체 생존율도 마찬가지로 각각 68%(10mg 그룹), 66%(100mg)이었다.

10mg을 투여했을 때 치료 효과는 상대적으로 더 높았던 반면 부작용은 줄었다. T세포를 활성화하는 치료방법인 만큼 과도하게 발현된 면역세포로 인해 ‘사이토카인 폭풍’이 발생할 우려를 배제하기 힘든데 10mg 그룹이 51%, 100mg 그룹이 61%에서 발현됐다. 이 밖에도 식욕감퇴, 발열 등 다른 부작용 역시 투여 약물의 용량을 줄인 10mg 그룹이 모두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안명주 교수는 “소세포암은 다른 암과 달리 제한성 병기, 확장성 병기 둘로 나눠 설명할 만큼 단계적으로 진행되지 않고 확 퍼지곤 한다”며 “대부분 환자가 다른 쪽 폐나 장기로 전이돼 치료가 어렵다. 마땅한 치료제도 없는 상황이어서 이러한 연구가 계속 이어져 환자들의 고통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