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가 나날이 넓어지면서 ‘M자’ 뚜렷해진다면…‘안드로겐성’ 탈모

남녀별 증상 달라…이마에 M자 보이면 피부과 찾아야

2023-11-01     이창호 기자

30대 이후 본격 중장년층에 이르면 머리카락이 빠진다. 지금보다 젊었던 시절 빽빽했던 머리숱은 빠지기 시작해 이마는 점차 넓어진다. 탈모다. 탈모는 남녀를 불문하고 나이를 먹으면서 자연스럽게 생기는 노화의 한 과정으로 체념하기도 한다.

남녀별 증상 조금씩 다른 안드로겐성 탈모

여러 탈모 유형 가운데 안드로겐성 탈모가 가장 많다. 남녀 모두 가장 흔한 탈모인 안드로겐성 탈모는 계속 진행형인 탈모다. 남녀 모두 사춘기 이후 시작, 남자는 30대 이후 급증해 중장년층에서 두드러진다.

안드로겐성 탈모는 남녀에서 보이는 증상이 조금씩 다르다. 남자는 전두부 이마, 헤어라인이 M자 모양으로 천천히 올라가기 시작하고 정수리 부분 머리가 빠진다. 진행하면서 점차 앞머리선이 올라가고 정수리 모발이 빠져서, 결국 우리가 아는 대머리 형태가 된다.

이에 비해 여성은 흔히 속이 좀 들여다보인다고 호소한다. 이마 헤어라인은 유지되고, 앞부분에서 정수리까지 모발은 적어지고 가늘어진다. 드물게 여자도 심하면 앞머리선과 후두부만 남고 거의 빠지는 탈모로 진행하기도 한다.

안드로겐(성호르몬) 탈모유전 영향이 절반

안드로겐성 탈모는 유전과 안드로겐남성호르몬이 대표 원인으로 손에 꼽힌다. 모낭 노화와 환경 인자들이 일부 작용한다. 탈모에 유전 인자가 가장 중요하다. 유전 소인이 있으면 나이가 들면서 안드로겐 영향으로 탈모가 진행된다.

부모에서 탈모가 심하지 않아도, 자식에서 심하거나 조기 발병하기도 한다. 부계와 모계 모두에서 유전될 수도 있다. 부모가 탈모가 있어도 자식은 탈모가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탈모 환자의 50%는 가족력이 있다. 젊은 연령층에서 탈모가 생긴 경우 가족력은 더 많고, 심하게 진행할 가능성이 크다.

과한 자외선 노출도 모낭에 좋지 않아

서구 백인들에 비해 동양인은 안드로겐성 탈모 유병률이 적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서양에 비해 유병률은 적지만 과거에 비해 아시아인에게 탈모 유병률이 증가하고 있다. 이유는 명확하지 않다. 서구화한 식생활과 환경 인자가 작용할 것으로 본다.

자외선에 지속 노출되는 것도 모낭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 실제 모발은 자라고 빠지는 것을 반복한다. 늦여름에서 초가을에 가장 많이 탈락한다. 흡연도 좋지 않다. 흡연이 탈모의 원인이 될 수는 없다. 하지만, 미세 혈류 공급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병원을 방문하면 상담과 탈모 종류 확인을 위한 검사를 한다. 앞머리나 정수리 모발이 후두부 모발보다 적은지, 탈모 범위양상을 확인하고 탈모 진단을 한다. 이후 두피에 모낭염이나 지루 피부염 등 동반된 증상이 있는지, 부러진 모발이 있는지도 확인한다. 여성은 호르몬 질환이나 빈혈과 철분 결핍, 갑상선 질환 등을 확인하기 위해 혈액 검사를 하기도 한다.

탈모 치료, 일찍 서두르는 게 관건치료 중단하면 다시 진행

탈모는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 많이 진행된 탈모는 약물치료를 해도 완전히 회복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남녀 모두 초기에 바르는 발모제(국소 미녹시딜, 국소 에스트로겐)를 바르도록 권한다. 발모제 도포는 대부분 안전해 부작용 위험 없이 사용할 수 있다.

다만, 두피가 예민하면 가렵거나 각질이 일어날 수 있다. 대개 3개월 이상 발모제를 바르면 모발의 재성장을 관찰할 수 있다. 여자는 케라틴 복합체나 영양제철분제를 복용하기도 한다. 원인 치료보다 보조제로 고려한다.

탈모가 진행한 상태면 먹는 발모제를 추가 처방한다. 남자는 안드로겐성 탈모의 원인 물질인 ‘DHT’라는 안드로겐을 억제하는 피나스테리드과 두타스테리드를 사용한다. 3개월 이상 복용하면 대부분 모발이 재성장하고, 1~2년 꾸준한 회복이 진행된다.

이들 약제는 모낭에서 안드로겐만 억제한다. 혈중 안드로겐을 억제하는 효과는 매우 미비한 만큼 성기능 저하는 흔하지 않다. 50대 이상 연령층에서 2~3% 정도 성기능 저하가 보고되고 있다. 복용 초반에만 해당한다.

여성은 먹는 발모제로 경구 미녹시딜을 사용한다. 호르몬 작용이 없어 안전하고, 꾸준히 사용하면 좋은 효과를 보인다. 한편 처음 복용하면서 어지러움이나 손발 부종이 나타날 수 있다. 빈도가 적고, 대부분 저절로 좋아진다.

탈모가 더 많이 진행했으면 약물치료로 부족할 수 있다. 이때 약물치료와 함께 일부 모발 이식을 검토할 수 있다. 모발 이식은 뒤통수에 있는 건강한 모발을 앞머리 선이나 정수리 탈모 부위에 심는 것이다. 영구적으로 건강히 유지되는 뒤통수 모발을 앞에 심으면, 이 모발들은 시간이 지나도 빠지지 않는다. 하지만 주위 모발들은 탈모가 계속 진행하는 만큼 반드시 약물 치료를 지속해야 한다.

강동경희대병원 피부과 유박린(대한모발학회 학술이사) 교수는 치료하면 모발이 재생성되고 좋아지지만, 치료를 중단하면 치료 전으로 돌아가 다시 탈모가 천천히 진행한다즉 탈모 치료는 약물치료를 꾸준히 하는 것이 왕도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