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급여 확대된 혈우병 신약 '헴리브라'…나도 급여 치료 가능할까?

세브란스병원 한승민 교수에게 듣는 헴리브라 가이드

2023-11-28     김경원 기자

올해 5월 자가투여가 가능한 피하주사제 혈우병 신약 '헴리브라(성분명 에미시주맙)'의 급여가 확대되면서 혈우병 환자들이 헴리브라 급여 치료가 자신에게도 적용되는지 궁금해하는 경우가 많다. 헴리브라 급여 확대는 4개 적응증에서 이뤄졌다. 

세브란스병원 소아혈액종양내과 한승민 교수는 유튜브 채널 '의대도서관'에서 "일차적으로 이전에 중추신경계, 기도, 폐 등 중요 기관에 중증출혈이 있었던 환자들이 에미시주맙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중증출혈 이력이 없는 환자에서도 에미시주맙의 적응증이 늘었는데, 최근 6개월 간 예방요법을 꾸준히 시행한 환자 중 출혈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환자로, 그 기준은 연령에 따라 다르다. 

한승민 교수에 따르면, 12세 이상 환자들은 최근 24주간 출혈건수가 6회 이상, 12세 미만은 최근 24주간 출혈건수가 3회 이상인 경우에 에미시주맙으로 약제 변경이 가능하다. 

또 혈우병성 관절병증이 진행될 때도 기존 약제에서 햄리브라로 변경이 가능하다. 한 교수는 "혈우병성 관절병증이 엑스레이 검사에서 점차 진행하는 양상을 보일 경우에도 에미시주맙으로 약 변경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혈우병성 관절병증의 경우 기존의 응고인자 약제로 열심히 예방요법을 해왔다고 해도 기존 가이드라인에서 타깃으로 했던 응고인자의 트로프 레벨(Trough level)이 1~3%로 충분히 높은 농도가 아니었다.

때문에 혈우병 환자들이 관절출혈을 지속적으로 경험하게 된다. 한승민 교수는 "아무리 열심히 어렸을 때부터 예방요법을 한다고 하더라도 혈우병 환자들의 관절병증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계속 진행한다는 것이 널리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실제로 주 2~3회씩 수년 이상 예방요법을 열심히 시행한 성인 환자들을 만나보면 명확한 관절출혈이 지난 6개월에서 1년간 없었다고 하는데 그 정도 간격을 두고 관절 엑스레이를 찍으면 엑스레이 상으로는 관절병증이 악화되는 소견을 관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 교수는 "이런 환자들에게 에미시주맙으로 변경했을 때 보다 효과적으로 관절병증의 진행을 더디게 해줄 수 있다는 점이 그동안의 연구에서 많이 밝혀진 바가 있어서 관절병증의 악화에도 약제를 변경해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아의 경우에는 혈우병성 관절병증이 엑스레이 검사로 명확하게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관절초음파 혹은 MRI검사에서 만성 활액막염으로 확인된 경우에 에미시주맙으로 올해 약 변경이 가능해졌다. 

하지만 이같은 헴리브라 급여 치료 적응증에 해당되더라도 전국의 모든 병원에서 헴리브라 처방이 가능한 것은 아니다. 현재 진료를 보는 의료진의 자격에 따라서 헴리브라 처방이 불가능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승민 교수는 "혈액종양 진료에 대한 세부 전문의가 있거나 소아과나 내과 전문의 이후 5년 이상 혈우병 진료 경험이 있는 의료진이 에미시주맙을 처방할 수 있다는 게 급여 조건에 붙어 있는 약제"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