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내시경검사 6개월 전에 해서 안심했는데…갑자기 '위암' 진단?
'보만 4형 위암', 조직검사 시 음성 나올 확률 높아
6개월 전 위내시경검사를 했다고 해서 위암 위험이 제로라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 다른 위암과 다르게 위조직이 가죽처럼 뻣뻣해지면서 옆으로 퍼져 나가는 형의 위암인 보만 4형 위암(Borrmann type IV)은 조직검사를 해도 음성이 나올 가능성이 높은 까닭이다.
서울대병원 위장관외과 박도중 교수는 유튜브 채널 '서울대병원tv'에서 "우리나라 건강검진은 40세 이후에 2년마다 한 번씩 하게 돼 있는데, 2년마다 하면 대부분 조기 위암으로 발견된다. 1년만에 확 커지는 건 어렵다"면서도 "하지만 작년에 괜찮았는데 갑자기 진행되고 전이가 됐을 경우가 간혹 있다"고 말했다.
진행성 위암은 모양에 따라 4가지로 분류되는데, '보만 1형 위암'이 위점막에 불쑥 솟아오른 덩어리 형태(융기형)라면 '보만 2형 위암'은 위점막이 움푹 파인 형태(궤양형), '보만 3형 위암'은 옆으로 퍼져나가면서 파인 형태(궤양침윤형)여서 발견이 쉽다.
하지만 '보만 4형 위암'은 아래와 옆으로 퍼져나가는 형태(미만형)인 데다 조직검사를 해도 음성으로 나올 확률도 높아 발견이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도중 교수는 "가죽처럼 뻣뻣해지고 아래쪽 옆으로 퍼져 나가는 보만 4형 위암일 경우에는 6개월 전에 심지어 내시경을 했더라도 발견 못하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해 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김태준·이준행 교수, 건강의학본부 표정의 교수 연구팀이 발표한데 연구결과에 따르면 위내시경검사에서 위암 음성 결과를 받고 6개월에서 3년 이내 진행성 위암 진단을 받은 환자의 약 25%가 보만 4형 위암이었다.
보만 4형 위암은 치사율이 높은 위암으로 악명이 높다. 삼성서울병원 연구팀에 따르면 보만 4형 위암과 관련된 암 사망률은 63%로, 보만 4형이 아닌 다른 위암의 사망률 26%에 비해 크게 높은 수치를 보인다.
때문에 건강검진 위내시경검사에서 최종 위암 음성 판정을 받았다고 해도, 의료진이 위내시경검사 재검을 3~6개월 이내 요청했을 때는 이에 맞춰 검사를 반드시 받아야 한다.
박 교수는 "암이 의심됐지만 조직검사에서 나오지 않은 경우는 재검을 요한다"며 또 위 내 지속적인 염증반응으로 위 점막의 구조가 파괴된 '장상피화생' 환자의 경우도 1년에 한 번씩 위내시경검사를 하면 위암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