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 심장질환’ 돌연사 막으려면…평소 운동량에 최대 60% 적당

몸속 혈관은 기온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 기온이 낮아지면 혈관은 피부를 통한 열 손실을 줄이기 위해 수축한다. 이는 심장 박동 수와 혈압의 급격한 상승을 일으킨다. 더 나아가 혈소판 활성화와 염증 반응 활성도가 크게 올라간다. 요즘처럼 강추위가 지속하는 겨울철 야외활동에 주의해야 하는 이유다.

우리 몸속에서 체온 유지를 위해 이뤄지는 일련의 생리적 반응들은 결국 심혈관질환 발생을 증가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한다. 고혈압 자체보다 뇌출혈과 심근경색증‧뇌졸중 등 합병증 위험에 노출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특히 ‘급성 심장질환’은 건강한 사람에게도 찾아오는 돌연사의 주범이다. 기온 차에 따른 혈압 변화를 자율적으로 조절하는 능력이 떨어지는 고령에서 더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경향을 보인다.

혈압약 복용을 임의로 중단해서는 안 된다. 혈압 반동 현상으로 원래 자기 혈압보다 더 높아질 수 있다. 이때 갑작스러운 차가운 공기를 접하면 심근경색과 뇌졸중 발생 위험이 커진다.

금연과 절주도 필수다. 술과 흡연은 혈관을 수축시키고 피를 끈적하게 만든다. 결국 심혈관에 악영향을 준다. 과로 후 과도한 음주와 흡연이 차가운 공기와 만나면 심장병을 일으키는 전주곡이 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경희대병원 심장혈관센터 김원 교수는 “추위로 활동량은 감소하고, 음식섭취가 늘어나는 겨울철에는 특히 비만을 주의하고 적절한 체중 유지에 힘써야 한다”며 “미국 고혈압 가이드라인은 체중 1㎏ 감량하면 수축기혈압을 1mmHg 이상 낮출 수 있고, 체중 감량으로 최고 5mmHg 정도 낮출 수 있다고 보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운동은 새벽 시간대를 피하는 것이 좋다. 혈압이 가장 높은 동시에 가장 추운 시간대이기 때문이다. 순간 혈압 상승과 함께 치명적인 응급상태로 이어질 수 있다. 해가 뜬 낮 시간대를 적극 활용하는 것이 좋다. 추위에 노출되지 않게 모자‧목도리‧장갑 등을 착용하는 등 보온에 철저히 신경써야 한다.

운동 전‧후에는 충분한 스트레칭을 통해 체온을 높이고, 근육과 관절의 유연성 증진을 통해 부상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자신의 근력 상태에 따라 앉았다 일어서기, 아령을 이용한 저항 운동과 균형 운동을 병행하면 혈액순환을 촉진하고, 심폐 능력과 근력을 강화할 수 있다.

경희대병원 재활의학과 소윤수 교수는 “발병 3개월 이내 심‧뇌혈관질환 환자는 추운 겨울에 되도록 실내에서 운동하는 것을 권장하고, 겨울에는 일반적인 운동 강도보다 10~20% 정도 낮춰 최대 운동량의 60%가량으로 운동하는 것이 좋다”며 “운동 시간은 20~60분 정도 점진적으로 운동 강도를 늘려가면서 진행하는 것이 좋고, 초기 운동은 트레드밀 걷기와 자전거 타기, 계단 오르내리기 등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