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키‧스노우보드에 미쳤다…척추압박골절 등 근골격계 부상 주의해야
낮은 기온에 근육‧관절 경직, 스트레칭 필수…척추 손상은 치명적
겨울 동안만 즐길 수 있는 스키와 스노보드 시즌이 한창이다. 스키는 매년 시즌권을 이용하는 마니아가 있을 만큼 인기 스포츠다. 한편 스노보드와 스키는 차고 건조한 겨울 날씨 영향과 눈 위 속도를 즐기는 운동 특성상 무리하면 골절 등 중증 근골격계 부상에 노출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행정안전부와 한국소비자원이 2019~2022년 3년 동안 접수된 겨울 스포츠 안전사고 1,033건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스키장에서 발생한 스키 사고가 75%(442건)로 가장 많았다. 이어 스노보드 336건으로 조사됐다. 사건 유형별로는 넘어져 생기는 낙상 사고가 89.6%(926건)로 가장 많았고, 근골격계 부상이 50.5%로 1위를 차지했다.
겨울철 낮은 기온은 혈관을 수축시켜 근육과 관절이 경직된다. 스키 부상이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 이유다. 여기에 점프 등 무리한 동작으로 넘어져 강한 허리 충격이 발생하면 척추에 손상을 입을 수 있다. 넘어질 때 손으로 바닥을 짚으면 골절 등 중증 부상 위험도 커진다.
스피드 즐기다 낙상하면 척추압박골절 등 발생
스키와 스노보드는 설원에서 빠른 속도로 내려오며 쾌감과 스릴을 즐기는 겨울철 대표 스포츠다. 언덕을 내려오면서 가속이 붙어 충돌하거나 넘어지면 큰 충격으로 이어진다. 발이 고정돼 있어 행동이 제한되고, 이로 인한 충격이 허리에 고스란히 전달된다.
넘어지는 과정에서 땅에 꼬리뼈를 찧으면 척추압박골절이 생길 수 있다. 척추압박골절은 외부로부터 가해지는 강한 충격과 압박으로 척추뼈가 납작하게 주저앉아 골절이 생기는 것이다.
척추압박골절이 생기면 골절된 뼛조각이 주변 신경과 근육‧인대 등 조직을 자극, 심각한 통증을 유발한다. 또 가슴‧아랫배‧엉덩이까지 통증이 뻗어 나가면 허리가 약해져 몸이 점점 앞으로 굽는 척추전만증으로 옮겨갈 수 있다.
이때 증상이 심하지 않으면 허리 보조기를 착용하고 2주 정도 안정을 취하면 호전할 수 있다. 하지만, 골절 정도가 심하면 척추체성형술 같은 수술 치료가 필요하다.
특히 점프 후 착지 과정에서 뒤로 떨어져 척추에 과도한 압박이 가해지면 ‘추간관절증’ 부상을 입을 수 있다. 추간관절증은 척추뼈 뒤쪽 관절 손상으로 염증이 발생하고, 이곳을 지나가는 신경을 압박해 통증을 일으킨다. 스키장에서 넘어진 후 관절이 과도한 압력을 받았는데 방치하면 관절이 제자리를 벗어난 상태가 지속한다.
아침에 일어날 때 허리가 굳고 아파서 일어나기 힘들 정도지만 몸을 움직이고 시간이 지나면 큰 불편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대부분 방치하기 쉽다. 척추 부상은 자칫하면 심각한 신경 손상을 일으키고, 하반신 불구 등 심각한 장애를 유발할 수 있어서 통증이 나아졌다고 방치하지 말고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겨울 스포츠 활동 중 척추 부상 예방을 위해서는 평소 운동을 통해 척추를 둘러싼 코어근육을 단련하고, 운동 전 스트레칭으로 관절과 인대‧근육을 이완시켜야 한다. 넘어질 때 바른 동작을 반복 연습해 몸에 익혀 두는 것도 좋다.
넘어질 때 손목과 어깨 등 상지 부상 위험
손목 골절 가운데 가장 많은 ‘원위요골’ 골절은 손목 관절이 손등으로 젖혀진 상태에서 땅을 짚고 넘어질 때 충격이 가해져 발생한다. 원위요골 골절은 팔꿈치에서부터 손으로 이어지는 2개 뼈 가운데 엄지손가락 방향 손목뼈인 요골이 골절된 상태다.
폐경기 후 뼈가 약해진 중년 여성에게 주로 나타난다. 스키 같은 레포츠 활동을 즐기다 골절되는 사례도 많다. 원위요골 골절이 발생하면 손목 부위가 부어오르고, 심한 통증이 나타난다. 보통 골절 부위를 손으로 맞춘 뒤 5주 정도 석고 고정치료를 받는다. 심하면 나사나 핀을 이용해 뼈 고정 수술을 시행한다.
또 스키장에서는 어깨 쪽으로 넘어지거나 다른 사람들과 충돌하면서 강한 충격으로 인해 탈구되거나 회전근개가 파열하는 부상을 당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정형외과 이명근 전문의는 “회전근개파열은 어깨를 감싸고 있는 4개 힘줄인 회전근개가 부분 또는 완전히 파열된 생태다”라며 “회전근개가 파열되면 자연치유가 되지 않아 시간이 지나면 팔을 들어 올릴 수 없고, 잠을 못 잘 정도의 통증이 생겨 신속하게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