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산아 증가로 늘어나는 '뇌성마비'…수술적 치료, '이땐' 필요하다
성장과 맞물린 2차 근육·뼈·관절 변형 '수술'로 치료 가능 잘 걷는 뇌성마비 환우에게 더 잘 걷게 하는 치료도 나와
전 세계적으로 의학기술의 발달로 조산아 출생이 늘면서 뇌성마비 환자가 늘고 있다. 뇌성마비는 출생 전후 뇌가 아직 덜 자란 상태에서 손상을 입어 장애가 생기는 질환인데, 뇌가 손상을 입는 다양한 원인 중 가장 흔한 것이 조산으로 인한 뇌의 미숙이다.
현재 뇌성마비 치료는 뇌의 손상으로 인해 생긴 여러 증상을 완화시키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뇌성마비 환자는 뇌손상은 더 악화되지 않지만, 손상된 뇌로 인한 운동기능 문제로 경직성이 생기고 이로 인해 성장과 발달에 맞물려 2차적 변형이 발생하며 병이 악화되기 때문이다.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정형외과 박문석 교수는 유튜브 채널 '분당서울대학교병원'에서 "뇌성마비 환자에게 일어난 뇌손상은 계속 진행되지 않지만, 근육의 경직으로 인해 근육이 충분히 자극받지 못한다. 뼈는 계속 자라는데 근육은 이를 따라가지 못해 근육에 구축이 일어난다"고 2차적 변형의 원인을 짚었다.
실제 뼈성장에 맞춰 근육성장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뇌성마비 환자는 여러가지 근골격계 문제에 봉착한다. 하지만 뇌성마비 환자의 증상 경중도는 개인차가 매우 크다. 경직성이 심해 거동을 못하는 환자도 있고, 잘 뛰어다니지만 보행의 모양이 다른 친구들과 다른 것처럼 보이는 경우에 그치기도 한다.
현재 뇌성마비 치료 목적은 2차 변형에 대해 적절한 조치를 취해 환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있다. 하지만 뇌성마비 환자의 상태에 따라 치료 목적이 달라질 수 있고 치료 방식도 다 다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뇌성마비 환자에게 가장 기본이 되는 치료가 있다. 바로 재활치료이다.
박문석 교수는 "기본적으로 운동능력을 호전시키는 재활치료는 필수"라며 "또 2차 변형이 오래되면 고착이 되고 근육, 뼈, 관절에 변형이 생기게 되는데, 이런 변형은 수술이 가능하다. 뇌성마비에 의한 2차 변형이 있더라도 수술적 치료가 가능한 경우가 많으니 꼭 확인해 보기를 권유한다"고 조언했다.
대표적인 수술적 치료가 손기능을 향상시키는 수술이다. 박 교수는 "편마비 환자에서 특히 손의 변형이 심한 경우 수술 치료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뇌성마비 환자에게 수술적 치료가 꼭 필요할 때가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경우가 고관절 탈구가 생겼을 때이다.
박 교수는 "독립 보행이 힘들어 휠체어를 이용하는 환자에게 6~7세경 드물지 않게 고관절 탈구가 나타난다"며 "뇌성마비 환자에게 고관절 탈구가 일어나는 이유는 보행이 어려운만큼 고관절에 적절한 체중 부하가 이뤄지지 않고 뼈형성에 이상이 생기기 때문이다. 고관절 주변의 근육이 약화되는 것도 영향을 미친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문제는 고관절 탈구가 됐어도 그 즉시 통증이 나타나는 게 아니어서 뇌성마비 환아에게 조기에 문제를 발견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박문석 교수는 "일부 환자는 의사소통도 원활하지 않고 보호자가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고관절 탈구를 알아차리기 쉽지 않다"며 "고관절 탈구를 방치하면 대퇴골두가 파괴된다. 통증이 점차 극심해져서 아예 일어날 수가 없게 되고 뒤늦게 수술하면 수술 결과가 안 좋을 수 있다"고 말했다.
때문에 뇌성마비 환아에게 고관절 탈구를 조기 발견하기 위해 6~7세경부터는 1년에 한 번 엑스레이 촬영을 권한다.
박 교수는 "고관절 탈구가 발견되면 수술을 통해 탈구된 고관절을 원래 위치로 넣어야 한다"며 "통증 조절뿐 아니라 자세 개선 및 유지에도 도움이 된다. 재활치료를 용이하게 해서 좀 더 건강하게 지낼 수 있도록 한다"고 수술적 치료의 이점을 설명했다.
척추측만증도 뇌성마비 환자에게 흔하게 발생하기 때문에 면밀히 관찰해 치료를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여기에 더해 뇌성마비 환자는 골밀도 저하에 의한 골절 위험도 높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박문석 교수는 "거동이 힘든 뇌성마비 환자는 뼈에 충분한 압력이 가해지지 못해 골밀도가 낮아질 수 있다. 골밀도가 낮아지면 골절의 위험이 올라가는데, 골절이 일어나면 일정 기간 활동할 수 없기에 골밀도가 더욱 낮아지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며 "골절되기 전에 골밀도 저하를 알아차려 적절히 대처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문제가 생겼을 때 대처하는 수술 이외에, 뇌성마비 환자에게 보행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수술법도 현재는 나와 있다.
박 교수는 "잘 걷는 뇌성마비 환자에게 좀 더 잘 걷게 하는 수술을 할 수 있다. 이를 '일단계 다수준 수술'이라고 한다"며 "뇌성마비는 전신질환이고 한 개의 관절의 문제가 아니다. 따라서 하지 전체에 다양한 문제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한 번에 이 문제를 파악하고 여러 부분의 수술을 한꺼번에 진행하게 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