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부종, 무조건 압박스타킹?…원인 따라 효과적 해결법 달라

대전을지대병원 최진호 교수에게 듣는 '하지부종' 급성심부정맥 혈전증일 때는 항응고제 복용 필요 만성정맥부전증일 때 역류증 있으면 수술 효과적

2024-04-26     김경원 기자

하지부종이 생겼을 때 압박스타킹을 신는 것으로 해결하려는 사람이 적지 않다. 다리가 붓는 이유가 다리 정맥 문제라고 흔히 생각하는 까닭이다.

하지만 하지부종은 실제로는 심부전 같은 심장의 문제, 페부종·폐색전증 같은 폐의 문제, 갑상선질환 등의 내분비계 문제나 간이나 신장의 문제로도 초래될 수 있다.

때문에 하루나 이틀 정도의 휴식으로도 하지부종이 좋아지지 않는 경우에는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하지부종이 만성화되면 기능장애도 초래될 수 있는 까닭이다. 

최진호 교수. 사진 제공=대전을지대병원

대전을지대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최진호 교수는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원인이 되는 질병의 악화와 만성화뿐만 아니라 하지의 기능장애를 가져올 수 있다"며 "하지부종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전문의를 찾아 진료를 받아보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하지에 국한된 부종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원인으로는 하지 정맥의 이상을 들 수 있다. 정맥 부전에 의한 하지부종의 원인은 크게 만성 정맥 부전증과 급성 심부정맥 혈전증이 있다.

반복적으로 다리가 붓는 만성 정맥 부전증은 서 있는 상태에서 정맥의 혈액이 심장으로 계속 올라가지 못하고 순간순간 아래로 역류하는 현상을 말한다. 구조적으로 설명하자면 하지 정맥에는 중간마다 판막이 있는데 혈관이 확장돼 판막 기능에 이상이 초래되면서 역류가 발생한다.

증상이 심해지면 다리에 머무르는 혈액이 증가해 외관상 발목 주변의 피부가 탱탱하게 붓고 종아리가 터져나가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보통 자고 일어나면 증상이 호전되지만, 수년간 지속되면 2차 합병증이 생길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급성 심부정맥 혈전증은 정맥이 막히게 되면 다리의 혈액이 빠져나가지 못해 급성으로 붓게 된다. 혈전은 피부 근처에 있는 표피 정맥에 발생할 때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지만, 근육 속에 있는 심부정맥에 발생하게 되면 다리가 갑자기 심하게 붓는 증상이 나타난다.

특히 급성 심부정맥 혈전증은 간혹 생명과도 직결되는 위험한 병이다. 정맥에 달라붙어 있던 혈전이 떨어져 나가면서 심장을 거쳐 폐로 가는 동맥을 막는 폐색전증이 발생하면 급사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경구피임약 같은 호르몬제제, 혈압약, 스테로이드제제, 항우울제 등 몇몇 약물 복용으로 인해 하지부종이 발생할 수 있는데, 이때에는 복용을 중단하거나 다른 약물로 교체하면 대부분 나아진다.

하지부종은 일반적으로 다리를 들어 올리거나 압박스타킹을 신는 것만으로도 증상이 호전되는 것을 느낄 수는 있지만, 이러한 방법은 일시적인 치료법으로 근본적인 치료는 되지 않는다.

최진호 교수는 “급성 심부정맥 혈전증은 항응고제를 복용하면 부종이 호전되고 재발과 만성화를 방지할 수 있으며, 만성 정맥 부전증은 수술할 수 있는 역류증과 정맥류가 있다면 수술을 통한 치료가 가장 효과적”이라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