콧물 흘리는 아이, 중이염 막으려면 초장에 콧물약 세게 써야 한다?
잘못된 육아건강상식에 대한 진실
아이를 키우다보면 잘못된 육아건강상식이 꽤 많다는 현실에 직면하게 된다. 대표적인 것이 아이의 중이염을 막기 위해 초장부터 콧물약을 세게 써서 치료해야 한다는 것인데, 이는 사실이다.
서울의료원 소아청소년과 예혜련 과장은 유튜브 채널 '나는 의사다'에서 "콧물약을 초장에 세게 썼더니 중이염이 안 걸린다고 하는 부모가 많다. 그전에는 콧물약을 늦게 썼더니 중이염에 걸렸다고 말하며 초장에 잡아야 되니 오늘 당장 센 콧물약을 달라고 한다"며 현실을 짚었다.
만약 콧물이 심하지 않은데, 아이에게 콧물약을 세게 쓰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예혜련 과장은 "실제로는 전혀 중이염 예방 효과가 없고 오히려 부작용이 더 있을 수 있다는 것이 팩트"라며 "아이의 중이염과 상관없이, 콧물이 날 때는 아이가 증상 때문에 힘들어하는지 증상 정도에 따라 약을 처방한다"고 밝혔다.
또 아기들은 보통 잠이 많고, 잠을 잘 자야 한다는 생각에 아이와 잠을 두고 실랑이를 벌이는 부모도 적지 않은데, 이는 오히려 아기에게 불면증을 유발할 수 있다. 부모가 생각하는 수면시간과 아이의 실제 필요한 수면시간의 괴리가 아기에게 불면증을 초래할 수 있는 것이다.
예 과장은 "생후 18개월 정도면 평균 수면시간이 11시간에서 14시간 정도인데, 사실 아이들마다 필요한 수면시간이 개인차가 크다"며 "필요한 수면 시간이 적은데 다른 아이들이랑 똑같은 시간표로 재우려고 하면 계속 각성이 일어나서 점점 더 수면이 지연되고 악순환이 일어나는 경향이 있다"고 짚었다.
이때는 아이를 억지로 재우려고 하지 말고, 아이한테 필요한 수면시간을 찾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
예혜련 과장은 "아이가 피로감이나 주간 일상활동에 영향이 없는 적정한 수면시간이 하루 토탈 몇 시간인지 그것을 알아내는 게 첫 번째"라며 "아이가 10시간이 필요하다면 그것에 맞춰 수면시간을 세팅하면 된다"고 조언했다.
이외에 아이에게 열이 나면 고열로 인해 뇌손상이 올 수 있으니 자주 열을 재보고, 39도 이상의 고열이면 무조건 응급실로 가야 한다고 알고 있는 것도 잘못된 육아건강상식 중 하나다.
예 과장은 "열이 42도가 넘으면 뇌손상이 있을 수 있지만, 그런 일이 단순 바이러스감염이나 단순 세균감염으로는 일어나지 않는다. 아이가 열이 날 때 온도에 너무 예민해져 계속 반복해서 체크하는 것보다 아이의 상태를 지켜보는 게 중요하다"며 "아이가 잘 자고 있다면 큰일이 없다. 그 다음날 소아과 진료를 봐도 충분하다"고 조언했다.
열은 나지만 큰 문제가 없는 아이를 응급실에 데려간다고 해도 특별한 처치를 받는 것도 아니다.
예혜련 과장은 "아이 체온이 계속 올라가니까 집에서 잘못될까봐 새벽에 응급실로 오는데, 정확한 체온은 사실 항문으로 재야 되는 것이고, 아이 심부체온이 42도 이상 올라간 경우는 정상적인 뇌를 가진 아이라면 불가능하다"며 "새벽에 열이 난다고 응급실에 오면 응급실에서는 중증 환자가 아니기 때문에 별로 처치가 없다. 해열제만 가지고 그냥 돌아가라고 설명하고 보내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