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 잠을 못 자 미치겠다”…‘수면장애’ 환자 최근 4년 30% 급증

수면제 남용하면 약물 의존성만 커져…잠 못 자는 원인 찾아야

2024-05-31     이창호 기자

“밤에 잠이 잘 오지 않아 정말 미칠 지경이에요,” 

“어제 잠을 설쳤더니 오늘 종일 피곤합니다.” 

잠 못 자는 현대인들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잠을 잘못 자는 사람들이 많아지다 보니 최근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서는 잠 퍼자기 대회라는 이색 행사가 열리기도 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통계 자료를 보면, 수면장애로 병원 진료를 받은 환자는 20221098,819명이었다. 이는 2018855,025명보다 4년 동안 무려 30% 증가한 것이다.

수면은 우리 몸 신진대사와 주요 장기 기능 유지, 스트레스 해소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아무 이유 없이 잠을 못 이루는 수면장애가 지속하면 신진대사 균형이 깨지면서 건강을 해칠 수 있다.

수면장애 종류 다양기저질환 여부 파악 중요

수면장애는 많이 알고 있는 불면증이 대표적이다. 특별한 원인 없이 잠을 못 이루는 경우를 일차성 불면증이라 하고, 기저질환으로 인해 발생하는 불면증으로써 다른 수면장애 또는 우울증이나 불안장애치매파킨슨병 등 질환이 동반된 경우를 이차성 불면증이라고 한다.

불면증 외의 다른 수면장애로 폐쇄성 수면무호흡증과 하지불안증, 주기성 사지운동증 등이 있다. 잠을 잘 때 기도가 좁아져 공기가 기도를 통과하는 데 방해될 때 코골이가 생긴다. 기도가 심하게 좁아지거나 막히면 수면 무호흡이 나타난다. 이를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이라고 한다.

하지불안증은 자려고 할 때 벌레가 다리를 기어 다니는 듯한 이상한 느낌의 증상이다. 주로 밤에 심해지고, 움직이면 호전되는 특징을 보인다. ‘주기성 사지운동증은 자는 동안 하지를 툭툭 차는 증상이 나도 모르게 생기는 증상이다. 하지불안증 환자에게서 많이 나타난다.

다양한 설문과 수면다원검사로 수면장애 진단

수면장애 진단은 대부분 병력 청취로 구분하고, 동반 질환 여부와 수면장애 정도를 파악할 때 다양한 종류의 설문을 진행한다. 수면장애로 병원을 찾아가면 외래 진료 과정에서 많은 설문 양에 놀라기도 한다. 처음 진단을 정확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질환 호전 정도를 파악할 때도 유용하다.

수면장애 진단을 위한 또 다른 방법은 여러 측정 장치를 달고 잠을 청하는 수면다원검사. 이 검사를 통해 수면무호흡증과 주기성 사지운동증, 렘수면행동장애 등 진단이 가능하다. 단순 불면증만 있을 때는 시행 하지 않는다.

수면장애 상태에 따라 단기간 또는 장기간 약물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한편 동반 질환 등 정확한 진단 없이 수면제를 남용하면 약물 의존성이 증가한다. 가령 수면무호흡증이 불면의 원인이면 약물이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이때는 양압기 치료를 받아야 한다

의정부을지대학교병원 신경과 장기문 교수는 불면증과 기타 수면장애가 방치되면 혈압이 상승해 고혈압심부전심근경색뇌졸중 등 심뇌혈관 질환과 우울증과 불안장애 등 정신질환 발생 위험이 커진다수면장애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면 수면의학 전문의 진료를 통해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 수면장애 극복을 위한 일상 속 생활수칙

1. 잠자기 전 야식을 삼간다.

자는 동안에는 위장도 쉬어야 한다. 자기 전 음식을 섭취하면 위장에 부담이 될 뿐 아니라, 자율신경계와 심장 또한 쉬지 않게 만들어 편하게 수면을 취할 수 없다. 자극적인 음식은 더 심한 위장 장애를 일으킨다.

2. 카페인과 니코틴 금물

카페인과 니코틴은 뇌를 자극해 각성 상태를 유지하게 한다. 카페인에 예민하면 점심 이후엔 피해야 한다. 니코틴은 새벽에 잠을 깨우기도 하고, 호흡기 계통에 자극이 되는 만큼 편안한 잠에 방해가 된다.

3. 휴일에도 평일 수면루틴 지키기

여유 있는 휴일이라도 평소와 같은 루틴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휴일이라고 아침 늦게까지 자고 아침 겸 점심을 즐긴다면 일요일 밤에 잠이 오지 않아 고생한다. 뒤바뀐 수면 패턴으로 한 주 내내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

4. 가능한 햇빛을 많이 쬔다.

뇌 속 생체 시계는 태양빛에 따라 작동한다. 낮 시간 밝은 태양 아래 운동을 하면 생체 시계에 필요한 자극을 줄 뿐 아니라 육체 운동을 통해 긴장을 풀고, 야간에 수면을 유도하는 데 도움이 된다.

5. 낮잠은 20분 이내로 짧게 잔다.

낮잠은 결국 밤잠을 빼앗아 간다. 몸이 피곤하다면 20분 이내로 짧은 시간 낮잠을 즐기는 것이 좋다. 긴 낮잠은 두통을 유발할 수 있고, 수면의 깊은 단계까지 들어가게 되면 깨기가 어려워 업무에 지장을 초래하고 육체적으로도 피곤을 느끼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