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여름 이른 가마솥 더위에 열사병‧열탈진‧열경련 등 ‘온열질환’ 경계령

열사병은 다발성장기 손상에 치사율도 높아…응급실 빨리 찾아야

2024-06-13     이창호 기자

한낮 최고 기온이 30를 훌쩍 넘는 이른 더위가 며칠째 이어지고 있다. 최근 갑자기 더워진 날씨로 온열질환발생 위험이 커졌다. 무더운 날씨에 건강관리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기상청도 당분간 높은 습도로 일부 지역에서의 체감온도 31를 넘는 무더위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몸은 뇌 시상하부에 의해 체온을 조절하고 유지한다. 높은 온도에 장기간 노출되거나 격렬한 활동을 하면 체온 조절에 실패한다. 이때 매스꺼움과 구토두통무기력어지러움근육경련 같은 여러 증상이 나타난다. 심하면 섬망과 운동 실조, 발작, 의식저하, 응고장애, 다장기 부전 등 생명을 위협하는 심각한 합병증을 일으킨다.

여름철 뜨거운 환경으로 생기는 급성질환을 온열질환이라고 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 자료를 보면, 지난해 열과 빛에 의한 온열질환으로 병원 진료를 받은 환자는 모두 21,325명이었다. 이는 2021년도 13,651명 대비 56% 정도 증가한 수준이다.

온열질환에는 열사병과 열탈진‧열경련‧열실신‧열부종 등이 있다. 이 가운데 특히 열사병과 열탈진이 방치되면 생명까지 위태로울 수 있다. 어린이와 고령자, 야외근로자, 고혈압‧심장병‧당뇨병‧뇌졸중 등 만성질환자는 온열질환에 더 취약해 주의해야 한다.

열사병은 체온을 조절하는 중추신경이 외부 열 자극을 견디지 못해 기능을 상실한 것이다. 강하고 빠른 맥박에 심한 두통과 오한빈맥, 의식저하 증상이 나타난다. 심하면 다발성장기손상과 기능장애 합병증을 동반할 수 있고, 치사율도 높아 온열질환 가운데 가장 위험하다.

열사병은 빠른 응급처치가 중요하다. 구급차를 부르고, 응급시설이 잘 갖추어진 병원에 최대한 빠른 시간 내 환자를 옮겨야 한다. 구급차가 오기 전까지 환자를 시원한 장소로 옮겨 옷을 느슨하게 하고, 체온을 낮추기 위해 환자 몸에 시원한 물을 적셔 부채나 선풍기 등으로 몸을 식히는 것이 좋다.

이때 부채나 선풍기가 없으면 젖은 수건이나 시트로 몸을 덮어 주거나 얼음을 목 주변, 겨드랑이, 허벅다리 안쪽에 놓아서 체온을 떨어트리는 것도 방법이다.

땀을 많이 흘려 수분과 염분이 적절히 공급되지 못해 생기는 열탈진과 열경련은 시원한 곳에서 휴식을 취하고, 충분한 수분 섭취와 소금 정제 등을 통한 염분 공급을 통해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근육경련이 오는 열경련은 경련이 일어난 부위에 마사지를 해주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열사병이 아닌 온열질환들도 증상이 1시간 넘게 지속되면 병원을 찾아 적절한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여름철에는 폭염특보가 언제든 발효될 수 있는 만큼 야외활동을 예정하고 있으면 일기예보에 관심을 두는 것이 좋다. 야외활동할 때는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꽉 끼지 않는 편안한 복장을 입는 것이 바람직하다.

고대구로병원 응급의학과 박성준 교수는 뜨거운 환경에 장시간 노출돼 쓰러져서 의식이 있다면 그늘에서 휴식을 취하면서 충분한 수분 섭취와 회복 경과를 관찰할 수 있다의식이 떨어지면 열사병을 의심할 수 있는 만큼 최대한 빨리 병원 응급실을 찾아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