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작용 있어도 교체투여 막혀 약 바꾸지 못하는 아토피 환자들
한태영 교수 “교체투여 제한 국가 거의 없어…건보 재정 악영향” “교체투여, 아토피는 안되는데 건선은 가능…형평에도 맞지 않아”
효과가 덜해도, 부작용이 있어도 건강보험 급여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다른 약으로 바꾸지 못하고 써야 하는 환자들이 있다. 바로 중증아토피피부염 환자들이다. 참기 힘들 정도로 심한 가려움과 진물로 인한 고통은 줄었기에 중증아토피피부염 환자들은 결막염이나 건선 등의 약제로 인한 부작용이 생기더라도 부작용을 치료하며 하루하루 견디고 있다.
이러한 환자들을 치료하는 의사들로서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 아토피 증세는 호전됐지만 부작용으로 인한 고통을 겪고 있는 환자를 볼 때마다 비슷한 효과에 더 저렴한 다른 약으로 바꿔보고 싶어도 교체투여가 금지돼 있어 그러지도 못하고 있다.
한국애브비는 지난 3일 서울 강남구 안다즈호텔에서 아토피 피부염 치료의 최신 지견을 살펴보고, 선택적 JAK1억제제 ‘린버크(성분명 유파다시티닙)’의 임상적 가치를 공유하기 위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노원을지대병원 피부과 한태영(대한아토피피부염학회 보험이사) 교수는 “주요국가 중 교체투여 시 보험급여를 제한하는 국가는 거의 없는데도, 국내에서는 생물학적제제와 JAK 억제제 상호 간 교체투여 시 보험급여를 더 이상 받을 수 없도록 되어 있다”며 “아토피피부염은 이질적인 특성이 강한 질환으로 환자마다 자기에게 맞는 치료제를 찾아가는 과정이 필요한데, 이러한 과정이 봉쇄돼 있다. 이로 인해 효과적인 치료에 어려움을 겪고 있을 뿐아니라 연구를 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 교수는 그러나 “약물의 효과가 없을 때 교체 투여를 하면 얼마나 효과가 좋았는지 해외연구를 살펴보면 생물학적제제인 듀필로맙(듀피젠트)의 효과가 부족하거나 부작용이 생겼던 환자를 대상으로 JAK 억제제인 유파다시티닙(린버크)로 약을 바꿨더니 52주에 습진중증도평가지수(EASI)가 90에 달하는 등 듀피젠트로 치료에 실패한 환자가 린버크로 바꿔 치료 효과를 본 사례들이 있다”고 전했다.
한 교수는 다른 JAK 억제제로 치료에 실패한 아토피피부염 환자가 린버크로 바꿨을 때 효과를 본 연구도 소개하며 “같은 JAK 억제제 간에도 효과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라고 강조했다.
한 교수는 교체투여를 고려하는 환자들 중에는 치료 효과가 부족한 환자도 있겠지만 부작용 문제도 간과할 수 없다고 했다.
생물학적제제 사용 후 적지 않은 환자들이 ‘건선성 병변’이라는 각질이 많고 벗겨지는 질환을 앓거나 안과적 질환인 결막염, 두경부 피부염 악화 등으로 고통 받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결막염의 경우 해외에서는 생물학적제제를 사용할 경우 부작용 발생률이 30%까지 나온다는 보고도 있다고 했다.
한 교수는 특히 교체투여를 허용하고 있는 건선과 달리 교체투여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는 아토피피부염 치료환경에 대해 형평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 교수는 “면역체계와 연관성이 높은 다른 피부 질환인 건선은 신약들 간의 교체투여 시 보험급여에 제한을 두지 않는다. 또한 최근에 건선에 허가를 받은 JAK억제제의 경우 생물학적제제와 교체투여를 인정한다고 돼 있다”면서 “형평성에도 맞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더욱이 “생물학적제제는 JAK 억제제에 비해 훨씬 더 비싸다. 생물학적제제를 사용하다가 저렴한 JAK 억제제로 넘어가면 건보재정에도 도움이 될 텐데 지금은 계속 비싼 약을 쓰면서 오히려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한 교수는 “교체투여가 우리나라에서는 막혀 있지만 해외에서는 이런 교체투여를 제한하고 있는 국가는 별로 없고 여러 국내외 가이드라인에서도 교체투여에 대해서 권고를 하고 있다”며 “아토피도 건선처럼 환자들이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치료제로 치료를 받고 삶의 질을 회복할 수 있도록 하루빨리 교체투여에 대한 보험급여 문제가 해소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양산부산대병원 피부과 고현창 교수는 ‘아토피피부염 치료에서 린버크의 임상적 가치’에 대해 발표했다.
고현창 교수는 “중등도-중증 아토피 피부염의 질병 부담은 상당히 크고 환자 삶의 질을 저하시킨다. 최근 여러 좋은 치료제들이 나오면서 질병을 초기에 확실히 조절하고 재발이나 발생 빈도를 줄이는 것이 중요해졌다”며 “이에 최근에는 치료 목표를 EASI 90, WP-NRS 0/1을 동시에 달성하는 것으로 잡고 있다”고 했다.
이에 고 교수는 “린버크는 여러 메타분석 연구 및 직접비교 임상연구 등을 통해 이러한 치료 목표를 달성하는데 부합하는 약제라 할 수 있다”며 “앞으로 아토피피부염 치료의 패러다임 변화에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