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 장마 시작…당뇨‧고혈압 등 만성질환자 더 조심해야
혈당조절 기능 떨어지고 탈수 위험…뇌졸중 여름이 겨울보다 많아
본격 장마가 시작됐다. 장마철에는 급격한 날씨 변화와 폭염, 고온다습한 기온으로 신체 균형이 깨져 건강에 이상신호가 나타날 수 있다. 건강한 사람도 더운 날씨에 오래 노출되면 세포 손상으로 효소 변성과 세포막이 파괴돼 신체 이상 징후가 나타난다. 만성질환자는 체온조절에 취약해 온열 질환에 쉽게 노출될 수 있고, 질환 악화 우려가 커서 주의해야 한다.
당뇨 환자는 덥고 비가 계속되는 습한 날씨로 외부 활동이 줄면 혈당 조절 기능이 떨어진다. 세균성 감염병 발병이 쉬운 계절 특성상 합병증이 악화할 수도 있다. 뇌졸중 환자는 무더위에 탈수 증상으로 혈액순환 장애가 생기고, 뇌혈관 손상 위험이 커져 뇌졸중이 재발할 수 있다. 고혈압과 심장질환을 겪고 있다면 체온 조절을 위해 혈관이 계속 변화하면 심장에 무리를 주고, 심뇌혈관 질환 발생 위험도 커진다.
고온다습한 여름에는 세균 감염성 질환을 주의해야 한다. 면역력이 약한 당뇨 환자는 외상으로 상처 치유가 더디고 감염성 질환에도 취약해진다. 혈관 병증이 진행된 당뇨발 환자는 작은 상처에도 상태가 악화하거나 심하면 괴사로 이어질 수 있다.
무더위에 탈수가 오면 체내 수분이 부족해져 혈액순환 장애를 일으키고, 뇌혈관 손상으로 뇌졸중 발생 위험이 커진다. 뇌졸중은 겨울철에 많이 생기는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여름철에도 많이 발생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 자료를 보면, 2021년 뇌졸중 환자는 여름철(7~10월) 환자 수가 80만 2650명으로 겨울철(1~2월, 11~12월) 79만 154명보다 더 많았다. 2017년과 2019년에도 여름철 뇌졸중 환자는 각각 80만 8193명(2017), 83만 5254명(2019)으로 겨울철 뇌졸중 환자 수를 넘어섰다.
당뇨 환자는 덥고 습한 장마철에 땀을 많이 흘리면 탈수가 생겨 혈당조절 기능이 떨어져 혈당 수치가 높아지거나 낮아진다. 이때 고혈당 또는 저혈당이 오면 합병증이 악화할 수 있다. 고혈당은 고삼투압 고혈당 증후군 등 급성 당뇨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심하면 혼수상태를 일으킨다.
장마철에는 제습을 위해 에어컨을 장시간 가동한다. 실내외 온도 차가 커지면 몸은 적정 체온 유지를 위해 혈관 수축과 이완을 반복한다. 이 과정에서 고혈압 환자는 혈압이 계속 변동하면서 심장에 부담을 주고 심뇌혈관 질환 위험이 커진다.
여름 장마철에는 당뇨 환자와 뇌졸중 환자는 물을 수시로 자주 충분히 마셔 탈수를 예방해야 한다. 카페인이 든 음료와 술은 이뇨작용을 일으켜 탈수를 일으켜 오히려 피해야 한다. 당뇨 환자는 수박‧포도 등 당도 높은 과일은 되도록 삼가야 한다.
체온조절을 위해 실내는 적정온도인 26℃를 유지해 기온 차가 크지 않도록 하고, 덥다고 갑자기 냉수를 끼얹는 등 급격한 체온 변화를 주지 않도록 한다. 더운 낮 시간에는 무리하게 일하거나 움직이지 않는 것이 좋다. 외출할 때에는 모자와 양산으로 햇볕을 가려 주는 것이 필요하다.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내분비내과 이해리 전문의는 “장마철 만성질환자는 기후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못해 증상 악화와 합병증 발생 위험이 커진다”며 “만약 평소 심장질환을 앓고 있고, 흉통과 가슴이 답답해지는 증상이 30분 이상 지속하면 병원을 찾아 응급조치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