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사직 사태, 국내 혈액 수급까지 영향?
모 헌혈의집서 긴급공지 내걸고 "혈액 보유량 크게 상회" 대한적십자사 "혈장 헌혈 유도 위해 일시적 권장일 뿐"
"지난 3월부터 전공의 사직 및 집단 휴진 등과 관련하여 혈액 수급상황에 큰 변화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특히 전혈의 경우에는 수혈을 요하는 대형 수술 등이 지연됨으로써…(중략)…적정 보유량 5일분을 크게 상회하고 있습니다. 현 추세로 지속될 경우 전혈 혈액의 보유량이 당분간 크게 상회하여 채혈량을 조절해야 하는 실정입니다."
한 네티즌이 방문한 헌혈의 집에 내걸린 공지문의 내용이다. 전공의 집단 사직 사태가 고질적인 혈액수급 문제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
하지만 대한적십자사는 현재 혈액 보유량이 증가한 것은 시기적인 영향이라고 해명했다.
대한적십자사 측은 "해당 공지는 서울남부혈액원에서 운영하는 헌혈의집에서 공지한 내용"이라며 "이는 해당 혈액원에서 혈액 재고상황에 따라 안정적인 혈액 관리를 위해 헌혈자들에게 혈장성분 헌혈을 일시적으로 권장한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공지문의 적혈구제제 보유량도 6월 18일 기준 현재와 차이가 있다"며 "7월 12일 0시 기준, 전국 적혈구제제 보유량은 7.6일분으로 현재는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혈액관리본부는 혈액제제별 적정재고를 유지해 혈액수요 변동에 대응하고 있으며, 혈액원별 재고 여건에 따라 일시적으로 혈장성분 헌혈을 권장할 수는 있으나 헌혈을 덜 받거나 중단한 바 없다"며 "전국의 모든 헌혈의집과 헌혈버스는 정상운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지난 6월의 평균 혈액 보유량은 9.6일분이었으며, 공지가 게재된 18일의 전혈 혈액의 보유량은 ▲A형 10일분 ▲B형 12.5일분 ▲O형 9일분 ▲AB형 9.6일분이었다. 적혈구제제는 보유량 5일분 이상을 ‘적정 수준’으로 본다.
이처럼 혈액 보유량이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는 상황은 지난 3월부터 지속돼 왔다고도 했다.
대한적십자사는 “매년 1~3월은 학교의 방학, 추운 날씨 등으로 혈액 수급이 어려운 시기이나, 올해의 경우 전공의 사직 등으로 3월 이후 월평균 적혈구제제 보유량이 상승했다”고 밝혔다.
특히 혈액 보유량이 안정세를 보이는 것은 전공의 사직 여파보다는 시기적인 영향이라고 봤다.
적십자사는 “매년 5~6월은 고등학교와 대학교 단체 헌혈이 활성화되는 시기로 연중 혈액 보유량이 가장 안정적인 시기”라며 “다만, 올해는 전공의 사직 상황도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또 혈액 보유량이 적정 수준을 상회하는 것이 혈액 폐기를 걱정할 수준은 아니며, 전혈 헌혈 외에 혈장 헌혈을 권장함으로써 혈액 제제별 적정 재고를 유지해 혈액 수요 변동에 대응하고 있을 뿐 헌혈을 덜 받는 방식으로 채혈량을 조절하고 있지는 않다고 재차 강조했다.
적십자사는 “적혈구제제의 보유량이 5일분에 근접할 경우 하루만 채혈에 문제가 생겨도 언제든지 혈액 수급 위기단계에 진입할 수 있기 때문에 7~8일분의 혈액 재고를 유지하는 것이 가장 안정적”이라며 “현재는 안정적인 혈액 재고를 유지하고 있으며, 기한 경과로 인한 혈액 폐기를 걱정할 수준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이어 “매년 하절기(7월 말~9월 초)에는 고등학교, 대학교들의 방학, 여름휴가, 해외여행 등으로 헌혈량이 크게 감소한다”며 “올해는 장마 기간, 폭염과 같은 계절적 요인 외에도 전공의 사직 상황 등 다양한 변수가 존재하기 때문에 안정적인 재고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리아헬스로그 자매지 청년의사에 게재된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