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공백기간 뇌사자 늘었지만…장기이식수술 줄어 이식대기 사망자↑

국힘 서명옥 의원, 국립장기조직혈액관리원 자료 분석 결과 발표 "전공의 의존도 큰 '빅5병원'의 장기이식수술 건수 감소 폭 더 커" 서 의원"의료현장 이탈한 의료진 하루 빨리 환자 곁으로 돌아와야"

2024-07-16     김경원 기자
최근 뇌사자 수가 소폭 늘었지만 의료공백의 여파로 오히려 장기이식수술 건수가 줄면서 장기이식 대기자 중 사망한 사람이 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 출처=게티이미지

최근 뇌사자 수가 소폭 늘었지만 의료공백의 여파로 오히려 장기이식수술 건수가 줄면서 장기이식 대기자 중 사망한 사람이 는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 2월 시작된 의료공백으로 인해 장기이식 수술이 대거 지연되면서 중증질환자들이 치료 기회를 잃고 생명을 잃는 일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16일 국민의힘 서명옥 의원이 국립장기조직혈액관리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서 확인된 사실이다. 장기조직혈액관리원 자료에 따르면, 의료파업이 시작된 올해 2월부터 5월까지 뇌사추정자 수는 959명으로 작년 동기 대비 1.4%포인트 증가했다. 

그러나 올해 2월부터 5월까지 장기이식 수술은 전년 동기간 609건에 비해 무려 18%포인트 하락한 총 499건에 불과했다. 신장이식수술이 297건에서 243건으로, 간이식수술이 142건에서 126건, 췌장이식수술이 10건에서 3건, 심장이식수술이 85건에서 64건, 폐이식수술이 75건에서 63건으로 줄었다. 

전공의 집단이탈로 수술지연이 대거 있었던 ‘빅5’ 병원(서울성모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아산병원, 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의 장기이식수술 건수는 지난해 2월부터 5월까지 240건이었지만, 올해 동기간에는 188건으로 그 감소 폭이 전년 대비 21.7%포인트로 더 큰 차이가 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장기조직혈액관리원 관계자는 “뇌사환자의 장기기증이 이뤄지려면 환자 가족의 동의가 필요하고, 동의 전 단계에서 의사가 환자 가족에게 환자 상태를 자세히 설명해야 하는데 이 업무에 공백이 생긴 듯하다”고 설명했다. 즉, 의료파업으로 의료진이 대거 이탈함에 따라 뇌사환자 가족에게 환자 상태를 설명할 의료진이 부족해 장기기증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서명옥 의원이 장기조직혈액관리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의료파업 기간 중 발생한 뇌사추정자 중 장기기증에 동의한 환자 비율은 16.8%로 전년 동기(21.1%) 대비 4.3%포인트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명옥 의원은 장기이식을 기다리는 환자들은 생명이 경각에 달린 중증환자라는 점에서 장기이식 수술이 지연되고 있는 현상은 매우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평균적으로 연간 약 3,000명이 장기이식 대기 중 사망하고 있어 하루에 8명이 이식을 기다리다 세상을 떠나고 있는 셈이다.

장기조직혈액관리원 자료에 따르면, 올해 2월부터 5월 기준 장기기증 대기 중 사망자 수는 1,013명인데, 이는 작년 동기간의 942명에 비해 7.5%포인트나 증가한 수치였다.

서명옥 의원은 “장기이식을 기다리는 중증환자에게는 하루하루가 생사의 갈림길이므로 의료현장을 이탈한 의료진들이 하루라도 빨리 환자 곁으로 돌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