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에 발병한 ‘두경부암’ 방사선 치료 후 충치‧잇몸질환 부작용
방사선 치료로 피부‧점막 세포 손상…정기 치과 검진 필수
‘두경부암’은 코와 입‧인두‧후두 등 얼굴과 목 부위에 생기는 암을 통칭한다. 두경부암 환자는 초기에 수술치료 또는 방사선 치료 가운데 더 적합한 치료법을 선택해서 시행하고, 암이 더 진행된 경우는 수술과 방사선 치료, 항암약물치료를 병합해 치료한다.
이 가운데 방사선 치료는 일반적으로 5~6주 정도 한다. 방사선 치료 후 2~3주 정도 지나면 목 피부와 입 안쪽 점막에 염증이 발생하기 시작한다. 이는 방사선으로 인해 피부와 점막 세포가 파괴되기 때문이다.
방사선 치료 부작용으로 가려움과 통증, 식욕 저하, 음식을 삼키기 힘든 증상이 생길 수 있다. 피부와 점막 염증은 방사선 치료를 받는 동안 조금씩 악화하다가 치료가 끝나면 빠르게 회복한다. 치료 종료 2~3주가 지나면 거의 정상으로 회복한다.
방사선 치료 후 생긴 피부와 점막 염증이 회복되면 통증도 거의 없고, 식사에도 큰 문제가 없다. 이때 환자들은 방사선 치료 부작용이 다 끝났다고 생각하고 방심하기 쉽다. 하지만, 방사선 치료 종료 후 충치와 잇몸 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방사선 치료로 침샘이 파괴되면서 침 분비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구강 내 침은 구강 위생 상태를 청결하게 유지하고 충치 예방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침샘 파괴로 인해 침 분비가 떨어지면 구강 위생 상태가 나빠져 충치와 잇몸병 발생이 증가한다.
방사선 치료는 또 구강 점막 모세혈관을 막는 부작용일 발생시킨다. 굵은 혈관은 방사선 치료에 크게 손상되지 않는다. 이에 비해, 실처럼 얇은 모세혈관은 혈관벽이 손상되면서 막히는 경우가 많다. 구강 모세혈관이 막히면 혈액순환이 떨어지면서 충치와 잇몸병에 취약해진다.
충치와 잇몸병은 방사선 치료 후 수년이 지나도 계속 생길 수 있다. 식사를 제대로 못 할 정도로 심하게 후유증이 발생하기도 한다. 두경부암으로 방사선 치료를 받은 환자들은 정기 구강 검진을 반드시 받아야 하는 이유다.
정기 구강 검진을 통해 충치와 잇몸병 발생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면서 적절한 치료를 받는다면 방사선 치료 후유증을 최소화할 수 있다. 여기에 술과 담배를 끊고 꼼꼼한 양치질로 위생에 신경쓰는 것도 중요하다.
경희대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공문규 교수는 “의료기술이 발달하면서 암 치료 성공률이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며 “이제는 치료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치료 이후 후유증을 예방하는 데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