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시 ‘루미노마크’ 유용…유방암 이어 위암·대장암 등으로 확장되나

심포지엄 현장서 루미노마크 임상 경험 및 확장성 논의 “루미노마크와 로봇수술 결합으로 수술시간 단축 가능”

2024-07-31     김찬혁 기자
지난 28일 그랜드인터컨티넨탈 서울파르나스 호텔에서 열린 루미노마크 심포지엄 연자로 구병원 전영산 갑상선·유방센터장이 발표를 하고 있다. ©청년의사

한림제약이 개발한 국산 개량신약 ‘루미노마크’가 의료 현장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으며, 향후 높은 활용도가 기대되고 있다.

한림제약은 지난 27일과 28일 그랜드인터컨티넨탈 서울파르나스 호텔에서 루미노마크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번 심포지엄은 전국 영상의학과 및 유방외과 의료진을 대상으로 루미노마크의 임상 경험 및 확장성에 대한 지견을 공유하기 위한 자리로 마련됐다.

루미노마크는 인도시아닌그린(ICG)에 거대응집알부민(MAA)을 결합한 수술용 표지자로, 지난 2월 열린 ‘제25회 대한민국신약개발상’ 시상식에서 신약개발부문 우수상을 수상한 국산 개량신약이다.

한림제약은 비촉지성 유방 병변 제거술 예정 환자 10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루미노마크 3상 임상시험에서 여러 긍정적인 결과를 확인했다. 피부 색소 침착이 없어 우수한 미용적 결과를 보여줬고, 3mm의 미세 병변에서도 높은 절제 정확도를 나타냈으며, 26 게이지 바늘 사용으로 통증이 감소하는 효과도 확인됐다.

이를 통해 루미노마크는 지난해 5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유방 병변 제거 수술 시 촉지할 수 없는 작은 부위를 표시하기 위한 수술 보조제’로 허가받았다.

루미노마크 심포지엄 2일차인 지난 28일에는 실제 의료 현장에서 루미노마크가 어떻게 사용되고 있으며, 임상적 의의가 무엇인지에 대한 발표가 이어졌다. 이날 발표를 맡은 이대서울병원 외과 백세현 교수(유방센터장)와 구병원 전영산 갑상선·유방센터장은 루미노마크의 효용성과 다양한 임상 적용 사례를 소개했다.

먼저 백세현 교수는 유방암 수술에서 로봇 수술의 장점과 로봇 수술 시 루미노마크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설명했다.

백 교수는 “과거에는 유방암 수술 시 전절제술이 아닌 부분절제술을 통해 유방을 보존하는 것만으로 만족하던 시절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흉터를 줄이고 유두-유륜 복합체(NAC)를 보존하려는 시도가 증가하고 있다. 최소 침습 수술의 개념이 중요해지면서, 유두 보존 유방절제술(NSM) 등이 유방 재건 수술과 함께 이루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백 교수는 “유방 밑주름 절개, 유륜 절개를 통해 흉터를 최소화하고 수술 결과를 미적으로 개선킬 수 있다. 다만 이를 위해선 경험이 많은 외과의가 필요하고, NAC 괴사나 합병증의 가능성이 있다”며 “로봇 수술의 경우, 수술자의 피로를 감소시키며, 숙련기간(learning curve)도 짧다. 최근 대만이나 미국에서 NSM 관련 연구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백 교수는 “로봇 수술은 정밀한 조작이 가능해 수술의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 특히 NAC를 보존하는 유방절제술에서 로봇 수술이 유용하다”며 “루미노마크를 사용하면 작은 림프절이나 병변의 위치를 명확히 파악할 수 있다. 파이어플라이(FireFly) 모드와 같은 로봇 수술의 기능과 결합하면 더욱 정확한 수술이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루미노마크를 통해 병변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해 불필요한 조직 손상을 줄이고, 수술 범위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 루미노마크와 로봇 수술의 결합으로 수술 시간을 단축하고, 수술자의 피로를 줄일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전영산 교수는 유방암뿐만 아니라 갑상선암 수술에서의 루미노마크 활용 사례를 공유했다.

전 교수는 “유두상 갑상선암(PTC)은 예후가 좋으므로 작은 림프절 전이일 경우 즉시 수술하지 않으나, 림프절이 8mm 이상 또는 주요 혈관 근처에 있는 경우는 수술을 고려한다. 과거에는 초음파 검사를 통해 수술 위치를 잡았으나, 루미노마크 사용으로 더 정확한 위치 확인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전 교수는 작은 림프절을 쉽게 찾을 수 있었던 경험을 나누며, “첫 케이스부터 큰 도움을 받아 루미노마크의 유용성을 실감했다. 루미노마크를 림프절에 주입해 수술 중 정확한 위치를 확인하고 제거했다. 주입 후 NIR(근적외선) 카메라를 통해 마커의 위치를 확인해 수술 범위를 최소화했으며, 작은 노드나 깊이 위치한 노드의 경우 특히 유용했다”고 평가했다.

전 교수는 루미노마크가 부갑상선 종양의 정확한 위치를 확인하고 제거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루미노마크를 사용해 부갑상선 종양의 정확한 위치를 확인할 수 있었고, 이를 통해 종양을 쉽게 제거할 수 있었다. 이로 인해 수술 결과도 크게 향상시킬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전 교수는 초음파와 루미노마크를 함께 사용해 작은 림프절을 정확히 제거한 사례도 소개했으며, 유방암, 갑상선암 외에도 대장암 등 다양한 암 수술에도 루미노마크가 사용될 수 있으리란 전망을 내놨다.

한림제약은 루미노마크가 유방암 치료에 허가를 받았지만, 위암, 대장암 등 다양한 암에도 적용할 수 있는 제품으로, 암 이외의 병변에도 형광 시각화가 필요한 여러 시술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림제약 마케팅부 장윤지 PM은 “루미노마크는 현재 유방암 수술의 트렌드인 최소침습수술과 환자의 삶의 질 향상 측면에서 기존 표지법보다 유의미한 개선을 보여준 제품”이라며, “앞으로도 한림제약은 치료 과정과 결과를 넘어, 수술 후 환자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지속적으로 펼쳐나가겠다”고 말했다.

<코리아헬스로그 자매지 청년의사에 게재된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