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개인 맞춤 치료 시대인데…시대 역행하는 아토피피부염 치료환경

안지영·장용현 교수, 아토피피부염 치료제간 교체투여 사례 공유 "환자 맞는 약제 선택과정 없어…치료제간 교체투여 허용 필요"

2024-08-28     유지영 기자

중증아토피피부염 환자들의 경우 환자 개인 맞춤 치료에 제약이 따른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를 위해서는 약제간 자유로운 교체투여가 허용돼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국립의료원 피부과 안지영 교수는 지난 27일 한국화이자제약이 국내 중증 아토피피부염 치료 현황과 최신 치료 지견을 공유하기 위해 개최한 '2024 화이자 프레스 유니버시티(Pfizer Press University)'에서 "아토피피부염의 유병률은 성인과 어린이 중 아직은 어린이가 많지만 성인에서도 아토피피부염을 앓고 있는 환자가 늘어나고 있다"며 "아토피피부염은 가려움증으로 잠을 잘 못자고 그로 인해 업무나 학교생활을 충실하게 할 수 없는 등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국립의료원 피부과 안지영 교수(사진 좌)와 경북대병원 피부과 장용현 교수

안지영 교수는 또 "아토피피부염의 경우 정신건강 문제가 동반질환으로 보고 되고 피부 장벽이 무너지면서 감염 등으로 고생하는 것은 물론 전신질환인 심혈관계 질환이 동반됐다는 보고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며 "다행히 최근들어 중증아토피피부염에는 생물학적제제를 비롯해 JAK억제제까지 다양한 치료제들이 건강보험 적용을 받으면서 치료환경이 개선되고 있다"고 했다. 

다만 안 교수는 "염증 질환인 아토피피부염의 경우 특정 염증 물질만 작용하는 경우, 다양하게 작용하는 경우 등 환자별로 다양한 특성을 보이기 때문에 개인 맞춤형 치료가 요구되고 있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현재 건강보험이 적용되고 있는 약제들의 경우 환자에 효과가 떨어지면 다른 약제로 쉽게 변경이 될 수 있도록 교체투여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북대병원 피부과 장용현 교수(대한피부과학회 보험이사)도 환자 맞춤형 치료를 위해 다양한 약제 선택에 제한이 없도록 교체투여를 허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장 교수는 생물학적제제(듀피젠트)에서 JAK억제제(린버크), JAK억제제(린버크에서 시빈코)간 환자 처방 사례를 소개하며, 교체투여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장 교수에 따르면 41세 한 여성 환자는 듀피젠트로 8~9번 주사를 맞았음에도 얼굴 염증이 더욱 심해졌고 26번째 악화가 되어 린버크로 약을 바꾸었을 때 시간이 지나갈 수록 얼굴 염증이 좋아지는 것을 확인했다. 

두번째 환자는 린버크를 처방 했는데 초기에는 효과가 있었지만 재발이 심해 시빈코로 약제를 변경한 경우로 4주, 16주가 지나면서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장 교수는 이같은 환자 사례를 설명하며 "똑같은 피부 병변이지만 가려움증이 훨씬 더 심한 경우 JAK억제제를 1차 약제로 쓰고, 가려움증에는 효과가 좋지만 피부병변이 효과적으로 좋아지지 않는다면 듀피젠트로 교체해 보는 등 최근 임상현장에서는 환자의 피부 특성에 적합한, 예를 들어 가려움증이 특히 심한지, 경제적인 부담상황은 어떠한지 다양한 선택사항을 고려해 환자 개인에 맞춘 약제를 선택하고 있다"며 "약제들이 무조건 효과가 있다고 생각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장 교수는 "중증 환자들은 그만큼 고려해야 되는 디멘전들이 더 많다. 면역이 저하된 환자에게는 당연히 듀피젠트나 린버크 같은 치료제가  좋을 수 있는 것처럼 약제나 환자의 특성 등 모든 것을 종합적으로 보고 적정한 치료제를 선택하게 된다"면서 "그러나 이러한 교체투여는 비급여로 치료를 하는 중증아토피피부염 환자들에서만 가능하다.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환자들도 자신에 알맞는 치료제를 선택할 수 있도록 교체투여를 허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