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난 B형 혈우병 반감기 연장 치료제 "다양한 약동학적 변수 고려 必”
반감기 연장 제제들 7~14일 1회 투여로 예방 효과 제공
최근 국내에서 B형 혈우병 반감기 연장 치료제들이 잇따라 진료 현장에 도입되고 있다.
혈우병은 혈액응고인자 결핍으로 인해 발생하는 희귀 출혈 질환으로, 특히 중증 환자들은 자연 출혈과 관절 손상 등으로 인해 일상생활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세계혈우연맹(WFH)은 혈액응고인자 활성도를 유지하는 예방요법을 표준 치료로 권고하고 있다.
혈우병은 A형과 B형으로 나뉘는데, 이 두 유형은 치료 접근법이 다르다. 이는 혈액응고인자 8인자와 9인자의 분포 차이에서 비롯된다. 8인자는 주로 혈관 내에 분포하는 반면, 9인자는 혈관 외 영역에 더 많이 분포해 조직, 근육, 관절 등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B형 혈우병 환자들은 A형 환자들보다 출혈과 관절병증 발생이 적으며, B형 혈우병 치료 시 혈액응고인자 9인자의 혈관 외 분포 특성을 고려한 전략이 필요하다.
최근에는 반감기 연장 제제가 등장하면서 예방요법의 편의성과 B형 혈우병 환자의 삶의 질이 개선되고 있다. 기존 표준 반감기 치료제는 연간 104일(주 2회 기준) 투여가 필요했으나, 새로운 반감기 연장 제제들은 7~14일에 1회 투여만으로도 예방 효과를 제공해 치료의 편의성을 크게 향상시키고 있다.
국내 최초로 도입된 반감기 연장 제제는 사노피의 ‘알프로릭스’로, 이 제제는 혈액응고인자 9인자와 Fc 융합 단백질로 구성된 장기지속형 치료제다. 2017년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아 2020년 3월 국내에 출시된 알프로릭스는 지난해 8월 한국혈우재단 부설 의원 내 처방코드 생성이 완료되면서 보다 많은 혈우병 환자들이 처방받을 수 있게 됐다. 알프로릭스는 Fc 융합단백기술을 통해 혈액응고인자 9인자의 반감기를 기존 대비 약 2.4배 연장해 체내에 오래 머무르며, 특히 자연적인 분해를 통해 인체에 축적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지난 7월에는 CSL베링코리아의 장기지속형 치료제 ‘아이델비온’이 건강보험 급여 적용을 받았다. 아이델비온은 2020년 3월 식약처의 허가를 받았으며, 권장 용량은 주 1회 투여로, 주 1회 요법으로 잘 조절되는 환자들은 10일 또는 14일 간격으로 투여받을 수 있다. 일부 18세 이상 성인 환자의 경우 최대 21일 간격으로 투여할 수 있다.
충북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이재희 교수는 “혈우병 치료에서 혈액응고인자 8인자와 9인자의 차이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알프로릭스의 전임상 데이터에 따르면, 혈액응고인자 9인자는 혈관 외 분포를 통해 관절에 지속적으로 유의미한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B형 혈우병 치료 시 반감기 외에도 소실률, 혈관 외 분포 등 다양한 약동학적 변수를 고려해야 한다”고 전했다.
<코리아헬스로그 자매지 청년의사에 게재된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