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 노인성 안질환 ‘백내장’…당뇨·황반변성 등 있을 때 수술은?
연간 73만6000여건 수술…합병증 예방 위해 망막질환 안정이 우선
‘백내장’은 누구나 나이가 들면 자연스럽게 생기는 노인성 안질환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 통계 자료를 보면, 2022년 기준 백내장 수술은 73만 5,693건으로 한국인이 가장 많이 받은 수술 가운데 첫 손에 꼽힌다. 노화로 백내장이 생기면 수정체가 혼탁해져 시야가 흐릿해진다.
백내장이 심하지 않으면 안경 교정만으로도 유효한 시력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백내장의 가장 확실하고 유일한 치료 방법은 수술이다. 백내장 진행 정도나 생활 불편 여부, 직업 등 환자 상태에 따라 수술 시기는 다를 수 있다.
한편 황반변성과 당뇨망막병증, 망막열공 및 망막박리, 포도막염 등 망막질환이 함께 있으면 백내장 수술을 해도 시력이 호전되지 않거나 합병증이 발생하는 등 백내장 수술 난도와 예후가 달라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망막질환이 있으면 기본적으로 수술 전 망막질환이 먼저 안정화되는 것이 중요하다.
대표 실명 질환인 황반변성은 망막 중심부 신경 조직인 황반에 노폐물이 쌓여 점차 시력을 잃게 되는 질환이다. 황반변성을 앓고 있고, 백내장이 심한 경우가 아니면 황반변성을 우선 치료하는 것이 좋다. 백내장 수술은 시기를 늦춰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황반변성은 치료 시기가 늦어질수록 예후가 달라질 수 있다. 황반변성 주사 치료 후 최소 6개월에서 1년 이상 재발이 없을 때까지 지켜본 후 백내장 수술을 받는 것이 안전하다.
당뇨가 있거나 당뇨망막병증을 앓고 있는 가운데 백내장 수술을 해야 할 때는 혈당 조절에 특히 주의해야 한다. 혈당이 조절되지 않은 상태에서 백내장 수술을 하면 당뇨망막병증이 발생하거나, 당뇨망막병증이 악화해 유리체출혈과 신생혈관녹내장, 황반부종 같은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당뇨 조절을 철저히 하고, 당뇨망막병증을 우선 안정시킨 후 전문의와 충분히 상담해 백내장 수술 시기를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백내장 수술 후 당뇨망막병증이 악화할 수 있어 지속적인 검사와 관리 역시 중요하다.
망막에 구멍이 생기는 망막열공을 발견하지 못하고 백내장 수술을 진행하면 망막박리로 이어질 위험이 커진다. 검사 중 망막열공이 발견됐다면 레이저 치료를 통해 망막열공이 망막박리로 진행되는 것을 막아야 수술 후 합병증 발생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
백내장이 많이 진행해 망막 레이저 치료를 하기 어려운 상황이면 백내장 수술을 먼저 진행한 후에 레이저 치료를 시행할 수 있다. 망막박리는 수술 시기를 놓치면 실명까지 초래할 수 있어 수술 치료가 필요한 경우 백내장 여부와 관계없이 수술을 바로 한다.
백내장과 동반할 때 주의해야 하는 대표 망막질환이 ‘포도막염’이다. 포도막염 치료를 위해 스테로이드 약을 복용하거나 주사 치료를 시행하다 보면 백내장 진행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 정기 검진으로 적절한 수술 시기를 결정하는 것이 좋다. 또, 기존에 포도막염을 앓고 있었다면 백내장 수술 후 포도막염이 악화할 수 있어 최소 3개월 이상 염증 없이 잘 유지되는지 확인 후 백내장 수술을 진행하는 것이 안전하다.
김안과병원 망막병원 박새미 전문의는 “망막질환과 백내장이 동반되면 예상치 못한 합병증이나 이상이 발생할 수 있어 정밀검사와 전문의 상담을 통해 적합한 치료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질환 정도나 눈 상태에 따라 너무 많은 경우의 수가 있을 수 있어 망막 분야와 백내장 분야 양쪽으로 풍부한 임상경험이 있고, 협진이 가능한 병원을 선택해 치료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