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40대 뇌출혈 발병…고혈압‧음주‧비만‧흡연과 깊은 연관

박용숙 교수팀, 뇌출혈 발병 요인 연구…10명 중 8명은 젊은 남성

2024-08-31     이창호 기자

# 175cm에 몸무게 95인 김모(34) 씨는 평소 혈압이 높았다. 하지만 김 씨는 특별히 신경 쓰진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아침 갑자기 말이 어눌해지고 오른손에 힘이 빠져 같이 사는 어머니가 119구급차를 불러 병원 응급실을 갔다. 김 씨는 실어증으로 정신은 있으나 말을 하지도 알아듣지 못했고, 오른쪽 팔다리에 중증 마비가 왔다. 뇌 검사 결과 뇌출혈진단을 받았다. 오른쪽 마비로 혼자 걷지도 못하고 인지기능도 치매 수준으로 떨어졌다.

뇌출혈은 갑자기 발생하고 일단 발병하면 회복해도 중증장애를 남길 수 있는 심각한 질병이다. 우리나라는 매년 10만 명당 24.6명의 환자가 뇌 안쪽 혈관이 터져 출혈이 일어나는 뇌내출혈’(ICH, Intracerebral hemorrhage)로 진단받고 있다. 뇌출혈은 뇌졸중의 10~20%를 차지한다.

뇌출혈은 일반적으로 젊은 사람의 발병률은 상대적으로 낮다. 45세 미만 젊은 연령층에서 뇌출혈 발병률은 10만 명당 1.9건이다. 한편 최근 생활방식 변화로 소아‧청소년기부터 비만‧고지혈증이 많아지면서 젊은 나이에 뇌출혈 위험이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 국내에서 30~40대 젊은 나이에도 뇌출혈이 발병한 요인을 분석한 연구 결과가 최근 나와 주목된다.

중앙대학교병원 신경외과 박용숙 교수와 서울의대 장주성 교수 연구팀은 젊은 성인에서 뇌출혈 발생 위험요인’(Contributing factors of spontaneous intracerebral hemorrhage development in young adults)’에 관한 연구논문을 최근 발표했다. 연구팀의 연구 결과를 담은 논문은 <대한뇌혈관외과학회지> 20246월호에 실렸다.

연구팀은 2011~202110년 동안 뇌출혈로 입원해 치료를 받은 30세 이상 50세 미만 환자들을 대상으로 자발성 뇌출혈로 나이성별, 체질량지수, 고혈압당뇨병 병력, 흡연 이력, 음주량 등을 분석했다. , 이들 가운데 뇌동맥류와 뇌종양모야모야병, 동정맥 기형 등 기저 질환이 있는 환자들은 제외됐다.

분석 결과, 조사 대상 가운데 남성이 83.6%로 대다수였다. 비만에 해당하는 체질량지수(BMI) 25kg/초과가 50%였고, 흡연 이력(47.2%), 과도한 알코올 섭취(30.6%), 고혈압(41.1%), 고콜레스테롤혈증이 흔하게 나타났다.

깊은 뇌에서 뇌출혈이 발생하는 경우 특히 고혈압과 높은 관련성을 보였다. 이때 대부분 반신마비와 실어증치매정신병 등의 장애 위험이 커진다. 뇌출혈이 발생하면 60%는 사망하거나 식물인간, 중증장애인, 거동 가능한 장애인 형태로 좋지 않은 결과를 보였다.

중앙대병원 신경외과 박용숙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고혈압과 비만음주흡연, 고콜레스테롤혈증 등 위험 요인들이 젊은 층에서 뇌혈관에 빠른 영향을 미치는 것을 확인했다뇌출혈 발병과 연관된 위험요인들인 고혈압비만흡연음주 등은 모두 조절을 통해 관리하면 뇌출혈을 충분히 예방할 수 있는 만큼 경각심을 갖고 반드시 젊을 때부터 혈압체중 관리와 금연을 통해 자신과 가정에 돌이킬 수 없는 불행한 상황을 피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