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토피피부염과의 현명한 동행을…우유·계란 일괄 금기 "잘못된 믿음"

중아연 ‘아토피피부염의 날 함께하는 치유와 희망’ 건강토크쇼 열어 세종충남대병원 김현정 교수, 중증 아토피피부염 오해와 실제 조명

2024-09-24     김경원 기자

아토피피부염은 굉장히 흔하면서도 굉장히 복잡다단한 질환이다. 이런 까닭에 전문 의료진이 아닌 경우, 아토피피부염을 습진이나 접촉성피부염 등으로 오진하기도 한다. 또 아토피피부염에 대한 온갖 건강정보들이 넘쳐나면서 특정 아토피피부염에 해당하는 내용이 모든 아토피피부염에 적용되는 것으로 일반화되는 오류도 흔하다. 더구나 치료가 가장 절실한 '불타오를 듯한 피부발진이 나타나는 중증 아토피피부염 환자'는 전염병이라는 사람들의 잘못된 인식 탓에 세상 밖으로 나갈 생각을 접기도 한다. 

세종충남대병원 피부과 김현정 교수는 지난 21일 중증아토피연합회가 9월 14일 세계 아토피피부염의 날의 기념해 연 ‘아토피피부염의 날, 함께하는 치유와 희망’ 3부 건강토크쇼에서 아토피피부염에 대한 오해로 인해 나타나는 현실을 이같이 조명하며 중증 아토피피부염과의 현명한 동행을 위해 알아둬야 할 아토피피부염의 특성과 치료·관리법에 대해 설명했다.

우선 김현정 교수는 소아·청소년에서 유병률이 20%까지 늘어나기도 하는 흔한 만성염증성피부질환 '아토피피부염'이 얼마나 복잡다단한 질환인지부터 짚었다. 아토피피부염은 부모 모두가 아토피피부염일 때 80%, 부모 한 명에게 아토피피부염이 있을 때 50%의 확률로 아이에게 생길 수 있는 질환이지만, 이같은 유전적 소인 이외에도 온도, 습도, 집먼지 진드기, 곰팡이, 알르기 같은 환경적 요인과, 면역학적 이상, 스트레스 등 여러가지가 영향을 미쳐 발병한다. 

세종충남대병원 피부과 김현정 교수는 지난 21일 중증아토피연합회가 9월 14일 세계 아토피피부염의 날의 기념해 연 ‘아토피피부염의 날, 함께하는 치유와 희망’ 3부 건강토크쇼에서 아토피피부염에 대한 오해로 인해 나타나는 현실을 조명하며 중증 아토피피부염과의 현명한 동행을 위해 알아둬야 할 아토피피부염의 특성과 치료·관리법에 대해 설명했다. ⓒ코리아헬스로그

이런 까닭에 전문 의료진은 아토피피부염 첫 진료 때 환자를 제대로 파악하기 알아야 할 내용이 있다. 바로 아토피피부염 첫 발병 시기와 아토피피부염 가족력이 그것이다. 김 교수는 "어릴 때부터 시작된 사람도 있고, 중학생 때 시작된 사람도 있고, 잘 살다가 성인 때 생긴 사람도 있는데, 나이 별로 증상이 다르다"며 "또 중요한 게 가족 중 엄마, 아빠, 쌍둥이 동생 등 누가 아토피피부염을 앓는지를 아는 것이 유전적 소인을 판단하는 근거가 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아토피피부염을 정확히 진단받고, 그 시점을 정확히 알고 있는 것도 중요하다. 중증 아토피피부염일 때는 생물학적제제, JAK억제제 같은 효과적 치료를 시도해볼 수 있는데, 그 치료를 급여로 받을 수 있는 조건이 3년 전 아토피피부염 진단 병력인 까닭이다. 김현정 교수는 "아토피피부염에 쓸 수 있는 많은 무기가 생겼는데, 그 무기를 쓰기 위해서는 정확하게 피부과 전문의에게 아토피피부염 진단을 받아야 한다"며 "그 기록이 없어서 3년 이상을 버터야 되는 환자들이 진료실에 꽤 많다"고 짚었다. 

아토피피부염 치료제로도 쓰이는 스테로이드제제 관련 과도한 '스테로이드 포비아(공포)' 때문에 전문 의료진이 처방한대로 영유아 환자에게 투약이 이뤄지지 않는 문제점도 김 교수는 이날 지적했다. 김현정 교수는 "어떤 경우에는 빨리 스테로이드를 써서 증상을 조절하는 게 중요하다. 적극적으로 스테로이드제제를 바르면 만성화가 안 될 수 있는데 그때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며 "스테로이드를 적당하게 쓰고 조절하는 것을 의료진의 영역이라고 믿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토피피부염과 음식 관련 잘못된 오해로 인해 성장기 아토피피부염 환아들의 성장에 적신호가 켜지기도 한다는 점도 김 교수는 조명했다. 음식으로 인해 생긴 아토피피부염일 때는 관련 음식을 끊는 것이 필요하지만, 모든 아토피피부염이 음식과 관련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계란, 우유, 밀가루 같은 음식을 일괄 제한하는 것은 문제라는 것이다. 김현정 교수는 "아토피가 있다고 해서 다 못 먹는 것은 아니다"라며 "아토피와 음식에 대한 질문이 항상 많은데, 확실한 음식을 알려면 음식일지를 적는 게 좋다"고 말했다. 

의료진이 음식일지를 본 뒤, 아토피 증상 유발검사를 통해 특정 음식이 정말 문제인지를 파악한 다음에 음식을 제한하는 것이 올바른 대처법이라는 것이다. 이를 건너 뛰고 일괄적으로 음식을 제한할 때 직면하는 문제의 크기가 결코 작지 않다. 김 교수는 "아이들에게 우유를 안 먹이고, 계란을 안 먹이면 결국 키가 안 큰다"며 검사로 정확하게 확인되지 않았는데 아토피피부염에 좋지 않다고 특정 음식을 먹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된 믿음"이라고 강조했다.  

이같은 오해가 복잡다단한 질환 '아토피피부염' 치료에 장애가 되지 않기 위해 전문 의료진이 환자와 가족에게 질환과의 현명한 동행을 위해 권하는 방법이 있다. 바로 아토피피부염 관련 궁금증이 있으면 모두 종이 한 장에 적어 와 진료실에서 해소하라는 것이다. 김현정 교수는 "스테로이드를 언제까지 발라야 될지 등 궁금한 것이 있으면 차라리 적어서 진료실에 오라"며 안 적어가면 환자도 생각하느라 시간을 지체하고, 잊어버리기도 하는데 모두 적어가면 빠르게 의료진이 답해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김 교수는 중증 아토피피부염 환자의 최종치료 급여약제인 듀피젠트 같은 생물학적제제, 린버크·올루미언트·시빈코 같은 JAK억제제 관련 부작용이나 치료 반응에 따라 급여 교차투여가 이뤄져야 한다는 데도 힘을 실었다. 김현정 교수는 "듀피젠트를 쓰면 탈모가 생길 수도 있고, 좋아질 수도 있다. 듀피젠트를 쓰다가 원형탈모가 너무 심해진 경우에는 JAK억제제 중 머리가 나는데 도움이 되는 올루미언트로 바꿔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듀피젠트를 쓰면 가장 흔한 게 결막염이고, 두번째로 건선 같은 병이 생기기도 한다. 굉장히 드물게는 균상식육종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 또 손발이 너무 심해 이것만 해결이 안 되는 경우도 있고, 얼굴만 해결이 안 되는 경우도 있는데, 이때는 JAK억제제가 효과가 좋다"며 아토피피부염 중증도가 해결되지 않을 때 최종치료에서 계열 간, 계열 내 교차투여를 해야 하는 것만이 아니라 이같은 경우에도 각 약제의 특성에 맞춰 교차투여가 이뤄질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을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