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CA의 간암 인사이트]최신 간암항암치료…9종 표적·면역항암제 등판

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유수종 교수

2024-12-02     서울대병원 유수종 교수

간암은 2022년 기준 1위 폐암 다음으로 사망률이 높은 암이다. 수술해도 2년 재발률이 40% 이상일 정도로 초기에 발견하지 못하면 예후가 좋지 못하다. 때문에 대한간암학회는 '간암 정복'이라는 미션 아래 2017년부터 2월 2일을 '간암의 날'로 제정하고 '간암 정기검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에 코리아헬스로그는 간암 전문가들로 구성된 간암학회와 함께 <KLCA의 간암 인사이트>를 연재한다. 연재를 통해 전달되는 근거중심의 올바른 정보들이 간암을 정복하는데 마중물이 되길 바란다. <편집자주>

간암의 치료는 질병의 진행 단계에 따라 다양한 방법이 적용된다. 초기에는 절제술, 간이식, 고주파 치료 등이 주로 사용되며, 중기에는 경동맥 화학색전술이 큰 역할을 한다. 그러나 종양이 혈관 침범이나 전이를 동반하는 경우(진행성 간암)나 국소 치료가 효과적이지 않은 경우에는 전신 항암 약물치료가 필요하다. 전신 항암제의 효과는 극대화하고 부작용은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발전한 덕분에 간암 생존율이 과거에 비해 많이 향상됐다. 그러나 일반인 10명 중 5명은 항암치료의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염려하고, 10명 중 8명은 항암치료 후 사망하거나 상태가 악화될까 두려워 한다는 보고가 있다.

전신 항암 약물치료의 종류

항암제는 작용 기전에 따라 1세대 세포독성 항암제, 2세대 표적항암제, 3세대 면역항암제로 발전해 왔다. 많은 환자들이 항암치료를 두려워하는 이유는 1세대 세포독성 항암제의 부작용인 탈모나 구토에 대한 두려움 때문인데, 간암은 전통적인 세포독성 항암제에 대한 반응이 낮아 주로 표적항암제와 면역항암제가 사용되므로 전신 치료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은 버리길 바란다. 최근 몇 년 사이 다양한 치료 옵션이 개발, 현재 국내에서는 9가지의 표적항암제와 면역항암제가 사용되고 있다.

암 세포 성장 억제하는 ‘표적항암제’

표적항암제는 암세포의 특정 신호 경로를 차단하여 성장을 억제한다. 대표적인 약물로는 소라페닙(Sorafenib), 렌바티닙(Lenvatinib), 레고라페닙(Regorafenib), 카보잔티닙(Cabozantinib) 등이 있다. 이들은 주로 암세포 성장에 필요한 신호전달이나 단백질 조절과정에 연관된 세포 표면의 특정부분 또는 세포 내부의 특정 신호 전달 과정을 차단, 암세포의 증식이나 생존을 억제하며, 부작용으로는 수족 피부 반응, 가려움증, 발진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면역 체계 활성화로 암 세포 공격하는 ‘면역항암제’

면역항암제는 환자의 면역 체계를 활성화하여 암세포를 공격하도록 유도한다. 아테졸리주맙(Atezolizumab)과 베바시주맙(Bevacizumab)의 병용요법은 기존 치료제인 소라페닙과 비교해 사망 위험을 42% 줄이고, 질병 진행 위험을 41% 감소시키는 효과를 보였다. 또한, 이 치료법을 받은 환자 중 8%는 영상 검사에서 암이 완전히 사라지는 결과를 보여 간암 1차 치료제로 권고되며, 2022년 5월부터 급여 적용되고 있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더발루맙(Durvalumab)과 트레멜리무맙(Tremelimumab)을 병용한 치료법이 소라페닙 단독요법에 비해 사망 위험을 22%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에는 옵디보(Opdivo, 성분명 니볼루맙)와 여보이(Yervoy, 성분명 이필리무맙)의 이중 면역요법을 연구자가 선택한 렌바티닙 또는 소라페닙과 비교 평가한 3상 연구에서 병용요법의 전체 생존기간 중앙값은 23.7개월로 렌바티닙 또는 소라페닙의 20.6개월보다 높아 사망 위험을 21%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면역 관련 부작용은 장염(설사, 혈변), 간질성 폐렴(기침, 호흡곤란), 간염, 내분비이상(갑상선 기능이상, 부신피질기능저하, 뇌하수체염)이며, 피로, 메스꺼움, 식욕부진, 피부 발진 등이 있을 수 있고, 드물게 자가면역 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

항암 치료 성공을 위한 요인

항암 치료의 성공 여부는 간 기능의 보존, 항암제 용량 조절, 약제 변경, 부작용 관리 등 여러 요인에 의해 결정된다. 또한 이번 항암 치료에 성공하지 못했더라도 다른 효과적인 약제들이 많이 있으므로 본인에게 맞는 약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면서 의료진과의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최적의 치료 계획을 수립하고, 치료 중 정기적인 모니터링과 부작용을 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항암 신약 임상 연구 참여의 장단점

신약 임상 연구에 참여하면 새로운 치료제를 조기에 접할 수 있고, 치료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또한 체계적인 관리를 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치료 시점이 지연될 수 있고, 참여 조건이 까다로우며, 병원 방문 횟수가 증가하는 등의 단점도 존재한다. 따라서 주치의와 충분한 상담을 통해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간암 전신 치료의 미래

간암의 전신 치료는 최근 다양한 발전을 이루고 있다. 만성 간질환 관리의 중요성이 강조되며, 특히 B형·C형 간염의 항바이러스 치료가 향상되어 간암 예방과 치료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향후에는 지방간염과 알코올성 간염에 인한 간암 발생을 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해질 것이다. 

전신 항암제의 활용이 확대, 전신 항암제와 국소 치료법을 병합하여 치료 효과를 높이고 암의 저항성을 줄이려는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최근에는 암세포만 굶겨 죽이는 치료법인 대사항암제가 제4세대 항암제로 개발되고 있다. 또한 정밀의료 기반의 맞춤형 치료 전략이 강조되며, 간암 환자의 조직이나 혈액 등을 분석하여 최적의 치료법을 찾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발전은 환자 여러분의 적극적인 참여 없이는 불가능하며, 향후 간암 환자의 예후를 개선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요약하면, 간암의 전신 치료는 지속적인 연구와 발전을 통해 다양한 옵션이 제공되고 있다. 따라서 환자 개개인의 상태에 맞는 최적의 치료를 선택하기 위해서는 전문 의료진과의 상담을 통해 적절한 치료 계획을 수립하는 게 중요하다. 

서울대병원 유수종 교수

유수종 교수는 서울대 의과대학을 나와 서울대병원에서 간암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서울의대 내과학교실 교수, 서울대병원 대외협력실 부실장과 서울대병원 간센터장을 맡고 있으며, 주 연구 분야는 간암 면역 및 표적항암제 신약, 맞춤치료, 방사선색전술, 바이오마커, 중개연구다. 대한간암학회 학술이사, 대한간학회 기획이사, 대한지방간연구회 총무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또한, 간암 환자들에게 정확하고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유명 TV 프로그램과 유튜브 채널에 다수 출연하며 대중과 소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