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전 세계 발생률1~2위인 암 '담도암·담낭암'…지방간 환자, 위험 UP

"지방간·바이러스성 간염·간경병일 땐 복부초음파 검사를" 담도 낭종, 예방적 절제…간흡충 감염 시, 구충제 복용 필요

2024-12-11     김경원 기자

간에서 만들어진 담즙이 십이지장으로 분비되는 통로인 '담도'와 답즙(쓸개)을 저장하는 주머니인 '담낭'에 생기는 암은 우리나라가 전 세계적으로 발생률 1~2로 악명 높다. 더구나 담도암과 담낭암을 통칭한 담도계암의 치료성적은 아직 좋지 않다.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2016~2020년 기준 담도계암의 완치율(5년 생존율)은 29.0%에 불과하다. 수술이 가능한 초기 담도계암의 완치율도 52.1%로 50%를 겨우 넘친 수치이고, 국소 전이된 경우엔 34.1%, 다른 장기로 전이됐을 땐 2.8%에 그친다. 

그렇다면 국내 발생이 흔하지만 치료성적이 저조한 담도암과 담낭암에 대해 한국인은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옳을까? 

길병원 소화기내과 강화평 교수는 '길병원TV'에서 "담도암, 담낭암을 조기에 진단하기 위한 어떤 특정 검진 방법이나 완벽한 예방법이 정립된 것은 없다"면서도 "하지만 위험요인으로 알려진 질환 등을 갖고 있다면 이를 적절히 치료하거나 회피하는 방법이 (담도계암 조기 발견과 예방에) 매우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사진 제공=게티이미지

현재 담도계암의 발생 원인은 선천적 요인, 환경적 요인, 생활습관, 노화 등 여러가지 요인들이 조금씩 영향을 끼쳐 담낭에 만성적인 염증을 유발한 것이라고 생각된다. 강화평 교수는 "현재까지는 오랜 기간에 걸쳐서 담도, 담낭에 만성적 염증을 유발하는 상황이 암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생각된다"고 지목했다. 

다행히 담도와 담낭에 만성적 염증을 유발할 수 있는 질환은 잘 알려져 있다. 강 교수는 "간 안쪽 담도의 결석, 민물생선 등을 먹어서 감염되는 기생충인 간디스토마 감염, 원인 미상으로 전체 담도에 만성적인 염증과 협착이 생기는 원발성 경화성 담도염, 석회화된 담낭, 담도 낭종, 췌담관 합류 이상 등"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또한 간 안에서 생기는 간내담도암의 발생과 관련해서는 간경변, 만성 바이러스 간염, 지방간, 장기간의 과도한 음주 등 만성적인 간질환도 중요한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짚었다.

그렇다면 이같은 담관계에 만성적 염증을 유발할 수 있는 상황에 놓인 한국인은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우선 대표적인 담도계암 원인 중 하나인 간디스토마 감염을 예방을 위해서는 민물생선 섭취를 자제하는 것이 필요하다.  

강화평 교수는 "담도암의 위험 요인 중 요즘은 상대적으로 적지만 간디스토마라는 기생충 감염이 많았고, 그것이 담도암에 잘 알려진 위험요인이기 때문에 민물생선 섭취를 피하고, 간디스토마가 확진된 경우에는 구충제를 복용해 치료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담도 낭종이 있는 경우 위치에 따라서 수술로 낭종을 잘라내거나 내시경으로 절개해 치료하고, 석회화된 담낭과 췌담관 합류 이상은 담낭암의 위험요인이 되기 때문에 이런 것들이 발견될 경우 예방적으로 담낭절제술을 할 것"을 조언했다.

현재 치료방법이 뚜렷하기 않은 '원발성 경화성 담도염'을 비롯해 간경변, 만성 바이러스성 간염, 지방간 등을 앓는 사람은 정기적인 복부초음파 검진과 절주 등으로 담도계암 예방 관리가 중요하다.

강 교수는 "이러한 위험 요인들은 아무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담도암, 담낭암 위험요인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는 건강검진을 할 때 한번쯤 복부초음파를 같이 할 것을 권한다. 정기적으로 하면 더 좋다"며 "지나친 음주를 삼가고 균형잡힌 식사와 적절한 운동을 통해 기본적인 건강관리를 지속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