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생존율 12% '전이 요로상피암'…질환 인식 부족에 진단 지연 빈번

10명 중 8명, 혈뇨·빈뇨·통증 등 증상 경험…사회적 무관심에 방치 신장암환우회, '세계 암의 날' 요로상피암 치료환경 관심 호소

2025-02-03     유지영 기자

혈뇨, 빈뇨, 통증 등의 요로상피암 증상을 경험하고도 환자 10명 중 8명은 정작 요로상피암을 의심하지 못해 진단 시기를 놓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요로상피암은 소변이 생성되고 이동하는 통로의 가장 안쪽 점막인 요로상피세포에서 발생하는 암으로, 방광암, 신우암, 요관암 등이 이에 해당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요로상피암은 방광에서 발생하고 5~10%만 신우와 요관에 생긴다. 지속적으로 환자 수가 증가하고 있지만 폐암이나 유방암처럼 신약 개발이 활발하지 않아, 수십년간 신약의 불모지로 불리고 있다. 

특히 전이된 환자의 5년 생존율이 11.7%에 불과할 정도로 조기 진단 시기를 놓칠 경우 생존 예후가 매우 좋지 않은 암이 요로상피암이다.

사)한국신장암환우회(대표 백진영)는 오는 2월 4일 ‘세계 암의 날’을 맞아 국내 대표적인 소외암인 요로상피암(방광암, 신우암, 요관암)의 치료 환경 개선을 위해 사회적 관심과 지원을 촉구했다.

신장암환우회에 따르면 지난해 요로상피암 환자와 가족 9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요로상피암 환자들은 진단 전 명확한 증상을 경험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질환 인식 부족으로 인해 진단이 지연되고 있었다. 

응답자의 78%가 진단 전 혈뇨,빈뇨,통증 등 증상을 경험했으며, 이 중 혈뇨의 비율이 83%로 가장 높았다. 그러나 10명중 8명은 진단 전 이러한 증상들이 요로상피암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몰랐던 것으로 조사됐다. 

증상 후 진단까지는 평균 6개월 이상의 시간이 소요됐으며, 진단 후에도 70% 요로상피암에 대한 질환 정보를 충분히 얻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요로상피암은 환자와 가족 모두에게 사회·경제적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환자의 41%는 질환으로 인해 휴직, 퇴직, 사업 중단 등의 경제 활동 변화를 경험, 의료지출에 더한 경제적 이중고 상황을 겪었으며, 응답자 51%는 질환으로 인해 환자뿐 아니라 자녀를 포함한 가족 구성원의 사회 활동에도 큰 영향이 있다고 응답했다. 또한 대부분의 환자가 고령인 만큼, 자녀들이 치료비용 부담 및 환자 돌봄을 위해 사회활동에 제약을 받고 있었다.

이에 요로상피암 환자와 가족들은 가장 개선이 필요한 치료 환경으로 신약에 대한 건강보험 급여, 치료 인프라, 질환 정보를 꼽았다. 치료비는 주로 개인 부담(자비 67%, 사보험39%, 가족부담 29%, 대출 2%, 중복응답)으로 감당하고 있었으며, 치료에서는 최근 사용되는 ADC항암제, 표적치료제 등 요로상피암 신약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다. 

한편, 신장암환우회 백진영 대표는 "요로상피암 환자들은 상대적으로 부족한 질환 및 치료정보와 사회적 관심의 부족으로 그 동안 열악한 치료환경에서 암과 싸워야 했다”며 “이번 세계 암의 날을 맞아 환자와 가족들의 목소리가 더 널리 알려지고, 치료 환경 개선의 필요성이 공감되기를 바란다. 신장암환우회는 앞으로도 사각지대에 있는 환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더 나은 치료 환경 조성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