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점인지 악성 피부암 ‘흑색종’인지 구분 어려울 때…‘ABCDE 관찰법’
피부암 중 악성이고 예후 안 좋은 ‘흑색종’…초기 치료 시 완치 가능
# 김모(55) 씨는 등산과 골프 등 평소 야외활동을 즐긴다. 그러던 김 씨는 최근 오른쪽 귀 아래 흑갈색 점이 생긴 것을 발견했다. 대수롭지 않게 여긴 김 씨는 평소와 다름없이 생활하다가 점 크기는 점차 빠른 속도로 커졌고, 피부에서 도드라지는 듯한 느낌도 받았다. 김 씨는 병원을 찾아 ‘악성흑자 흑색종’ 진단을 받았다.
피부에 생기는 ‘흑색종’(Melanoma)은 피부와 눈의 색을 나타내는 멜라닌 색소를 만드는 멜라닌 세포에서 발생하는 피부암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피부암은 ‘기저세포암’으로 피부암 종류 전체에서 75~80%를 차지한다. 평소 자외선 노출이 많고, 피부색이 하얀 사람에게 주로 나타난다.
기저세포암은 전이 가능성이 낮아 치료가 비교적 간단하고 항암치료 없이 수술로 제거하면 완치 가능하다. 다음으로 ‘편평상피세포암’은 발병 비율은 15% 정도다. 수술로 치료 가능하나 드물게 전이되는 만큼 초기 치료가 중요하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발생 빈도가 적은 암이지만 피부암 가운데 악성도가 가장 높은 암이 흑색종이다. 발병률은 5% 정도다. 흑색종은 육안으로 봤을 때 점인지 암인지 구별이 쉽지 않아 초기 진단이 어렵다.
일반점과 흑색종을 구별할 수 있는 ‘ABCDE 관찰법’이 있다. 첫째, 비대칭성(Asymmetry)이다. 점은 대부분 좌우 대칭적인 형태다. 이에 비해 흑색종은 비대칭적인 모양을 보인다. 둘째, 불규칙한 경계(Border irregularity)다. 점 가장자리가 불규칙하고 톱니모양을 보이면 흑색종 가능성이 있다.
세 번째로, 다양한 색상(Color variegation)이다. 점 색깔은 한 가지 색으로만 이루어진다. 검은색과 갈색 등 여러 색이면 흑색종을 의심할 수 있다. 네 번째로 직경(Diameter)이다. 흑색종은 직경 6㎜를 기준으로 그 이상인 경우가 많다. 다섯 번째로 가장 중요한 진화(Evolving)다. 점 형태가 바뀌는 것을 말한다. 점 크기가 갑자기 커지거나, 피가 나는 등 변화가 있다면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고려대 구로병원 피부과 백유상 교수는 “점이 이전과 비교해 다른 증상이 보인다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흑색종은 초기에 발견하면 높은 완치율을 보인다”며 “진단이 늦어질수록 전이 등 예후가 좋지 않은 만큼 초기 증상이 보일 때 바로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