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면 눈은 활짝 핀 꽃에 즐겁고 미세먼지‧알레르기에 괴롭다
계절성 알레르기 결막염‧안구건조증 등…봄마다 찾아오는 안질환
봄이 되면 눈을 자주 깜빡이거나 가려움에 눈을 자주 비비기도 한다.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 봄철 따스한 봄바람과 함께 불어오는 불청객인 황사와 미세먼지 탓으로 돌려 참고 넘기기에 불편감도 크고, 시력에도 안 좋을 수 있어 걱정도 앞선다.
공기 중 꽃가루‧먼지와 동물 비듬 등에 의해 결막이 자극받아 나타나는 증상이다. 우리나라는 주로 봄철에 황사와 꽃가루에 의해 많이 발병한다. 황사는 중국으로부터 날아온 각종 중금속 성분과 먼지가 섞여 있어 알레르기 증상도 심하고, 눈 건강까지 위협할 수 있다. 안구건조증이 있으면 더 주의해야 한다.
눈과 눈꺼풀 주변에 가려움증과 작열감‧눈부심‧눈물흘림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특히 눈이 붉고 간지러운 증상이 가장 심하다.
예방법은 원인이 되는 항원을 찾아 없애는 것이다. 하지만 불가능한 만큼 원인 인자를 최대한 피해야 한다. 꽃가루나 황사가 많을 때는 외출을 자제하고, 수분을 많이 섭취하는 것이 좋다. 외출할 때는 선글라스와 챙이 넓은 모자를 쓰고, 귀가 후에는 얼굴과 손발을 깨끗하게 씻어야 한다. 인공눈물로 눈을 촉촉하게 해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증상이 나타났다면 의사에게 처방을 받아 항히스타민 제재나 비만세포 안정제, 호산구 억제제를 점안해야 한다. 안약 점안과 함께 냉찜질도 증상 완화에 도움을 준다. 증상이 심하면 스테로이드를 사용해야 하는데 부작용이 있을 수 있어 반드시 의사 지시에 따라 사용한다.
봄철 각결막염(vernal keratoconjunctivitis, VKC)은 보통 10세 이전 어린 나이에 발명하는 결막염이다. 남자가 여자에 비해 2배 정도 많이 발병한다. 덥고 건조한 환경과 관련이 높다. 우리나라는 4월에서 8월 사이 많이 발병한다. 대부분 아토피나 천식‧습진 등 알레르기 병을 동반하고, 가족력도 있다.
심한 가려움증과 이물감, 끈적끈적한 점액성 분비물, 결막충혈을 호소한다. 위눈꺼풀판 결막에 거대 유두가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각막에 타원형의 방패형 궤양이 생겨 시력에 치명적인 결과를 주는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증상 초기에 전문의에게 진료를 받아야 한다.
안구건조증(dry eye syndrome)도 있다. 주로 춥고 건조한 겨울에 많이 나타나는 질환이지만 봄철 황사와 꽃가루로 알레르기 증상이 심해지면서 안구건조증도 심해질 수 있다. 대부분 알레르기 증상과 함께 따가움과 가려움증‧충혈, 눈물흘림을 동반한다. 치료법은 인공눈물을 수시로 넣는 것이다. 예방은 외출을 자제하고, 외출한 뒤에는 세안을 깨끗이 한다. 집에서는 가습기를 틀어 놓는 것이 도움이 된다.
유행성 각결막염(epidemic keratoconjunctivitis)도 조심해야 한다. 유행성 각결막염은 대개 여름에 많이 생기기는 하지만 감기처럼 바이러스가 원인이기 때문에 봄철에도 황사와 미세먼지에 동반된 바이러스에 의해 발병한다.
대표 증상은 눈물증가와 충혈‧이물감‧눈부심, 시력 저하다. 초기에 알레르기성 눈병과 증상이 비슷한 만큼 알레르기로 오인될 수 있다. 발병 후 1~2주 유병 기간을 가지고, 전염성이 있다. 비누로 손을 항상 깨끗이 씻고 수건이나 물건을 따로 사용해야 전염을 막을 수 있다. 치료는 2차 감염을 막기 위해 항생제 안약을 쓰고, 수분과 영양분을 많이 섭취하는 것이 좋다.
가톨릭대 부천성모병원 안센터장 김은철 교수는 “봄철에는 황사와 미세먼지로 눈병이 생기기 쉬운 위험요소가 많다”며 “외출 후에는 세안과 손 위생을 철저히 하고, 증상이 나타나면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 후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