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검진 통해 발견한 '부신종양', 수술로 제거해야 할 때 얼마나 될까
서울아산병원 내분비외과 이유미 교수에게 듣는 '부신 종양' 수술, 85~90% 부신종양 '불필요'…10~15% 부신종양 '필요'
건강검진을 통해 우연히 부신에서 종양이 나왔다는 소리를 들으면 크게 놀라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우리 몸의 신장 위에 위치한 작은 장기인 '부신'의 종양이 있더라도 아무 증상이 없고, 부신 종양의 크기마저 4cm 미만으로 작다면 큰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왜 그럴까?
서울아산병원 내분비외과 이유미 교수는 유튜브 채널 '서울아산병원'에서 "복부에서 가장 깊숙한 곳에 위치한 '부신'의 역할은 우리 몸의 기능을 유지하는데 중요한 여러가지 호르몬을 만들어내는 것"이라며 부신호르몬과 관계 없는 '비기능성'의 양성종양이 전체 부신 종양의 85~90%라고 설명했다.
부신의 비기능성 양성종양은 수술로 제거하는 치료가 필요하지 않다. 이유미 교수는 "부신우연종이라고 불리는 부신에서 우연히 발견된 종양은 거의 대부분 '특별한 증상'이 없다"며 "부신종양이 있다고 해서 무조건 수술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우연히 발견된 부신 종양들은 수술이 필요하지 경우가 더 많다"고 말했다.
증상을 유발하는 '부신호르몬'과 관계있는 기능성 양성종양은 전체 부신종양의 10~15% 정도를 차지하는데, 이런 기능성 종양은 수술 치료가 필요하다. 이 교수는 "기능성 종양은 부신에서 만드는 여러가지 호르몬을 필요 이상으로 과다하게 만들어내는 종양을 말한다"며 수술 치료가 필요한 이유를 설명했다.
부신호르몬은 크게 부신 피질에서 만들어진 글루코 콜티코이드(코드티솔), 염류 콜티코이드(알도스테론), 안드로겐과, 부신 수실에서 만들어진 에피네프린·노르에피네프린 같은 카테콜아민 등을 꼽을 수 있는데, 이러한 호르몬은 인체에너지, 스트레스 반응, 혈압, 전해질 등을 조절하는 중요한 기능에 영향을 미쳐서 적극적 치료가 필요하다.
부신의 기능성 양성종양은 3가지 종류로 나눌 수 있는데, 쿠싱증후군이 5~12%, 갈색세포종이 3%, 알도스테론증이 1~4%를 차지하는 것으로 보고된다.
이유미 교수는 "부신호르몬검사는 혈액검사와 소변검사로 하는데, 각각 분비하는 호르몬에 따라 쿠싱증후군(코르티솔), 일차성 고알도스테론증(알도스테론), 갈색세포종(카테콜라민)으로 진단하게 된다"며 "검사를 통해 종양 때문에 부신호르몬이 과다하게 분비하고 있다고 진단이 내려지면 수술적 치료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외에 부신의 악성종양인 '부신암'도 전체 부신종양의 1.9%를 차지하며, 전이암인 경우도 전체 부신종양의 0.7%이다. 부신은 사실 우리 몸 깊숙히 있기 때문에 조직검사가 어렵기 때문에 악성이냐 양성이냐를 판별하는 것이 쉽지 않은데, 수술이 필요한 악성암인지 판단하는 기준이 없는 것은 아니다.
보통 3~6cm 크기의 부신에서 종양의 크기가 4cm를 넘어가면 악성암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연구를 통해 보고돼 있다. 4cm가 넘어선 부신종양일 때 부신암일 확률은 0.5~2.0%이며, 4~6cm의 부신종양일 때는 그 확률이 5~8%로 올라가며, 6cm 이상일 때 25~35%까지 치솟는다.
이 교수는 "부신암은 매우 드문 질환이지만, 부신 종양의 크기가 크면 부신암 가능성을 생각해봐야 한다"며 "부신종양이 4cm 이상이면 부신암이 생길 가능성이 점점 올라가기 시작하는데, 특히 6cm 이상일 때는 25~35%는 부신암으로 진단된다고 알려져 있다. 부신종양 크기가 4cm 이상이면 부신 수술을 통해 제거할 것을 권한다"고 했다.
또 부신종양의 크기 외에 부신종양과 주변의 모습을 통해 악성암의 여부를 추측할 수도 있다. 이유미 교수는 "부신의 종양은 다른 장기처럼 쉽게 조직검사를 할 수 없기에 CT와 같은 영상학적 검사를 통해 조양의 모양을 보고 악성인지, 양성인지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물론 영상검사만으로 100% 확실하게 진단할 수는 없다. 하지만 비슷한 크기의 종양이라도 주변이 불규칙하고 주변 조직을 침범하고 있거나 종양의 내부가 균일하지 못하고 얼룩덜룩한 모습을 보일 때와 같은 상황에서 악성이라고 의심하게 되고, 이러한 경우에는 수술을 하도록 권유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