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안질환 '망막모세포종' 치료, 안구적출술 비율 줄고 항암치료 늘어

서울대어린이병원 소아안과 조동현 교수

2025-03-25     김경원 기자
매년 국내 15명 정도의 환아에게 생기는 희귀 안종양이 있다. 바로 빛을 느낄 수 있는 시각 기능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인체 조직인 '망막'에 생기는 망막모세포종이 그것이다. 사진 출처=게티이미지

매년 국내 15명 정도의 환아에게 생기는 희귀 안종양이 있다. 바로 빛을 느낄 수 있는 시각 기능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인체 조직인 '망막'에 생기는 망막모세포종이 그것이다. 

서울대어린이병원 소아안과 조동현 교수는 '서울대병원 희귀질환센터 온라인 강좌'에서 희귀 안종양이지만 소아안종양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망막모세포종이 출생 인구 2만명 당 1명 꼴로 발생해 국내 매년 15명 정도의 환자가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망막모세포종은 한 눈에만 있는 경우도 있고 양 눈을 모두 침범한 경우도 있는데, 한 눈에만 망막모세포종이 있는 경우가 4분의 3 정도이고, 양 눈을 모두 침범한 경우가 4분의 1 정도를 차지한다.

망막모세포종의 진단 시 나이는 나라마다 차이가 있는데, 현재 우리나라는 빨리 진단되는 편이다. 조동현 교수는 "국내에서는 만 3세 이전에 진단되며, 평균 진단 나이는 생후 18개월"이라고 설명했다.

망막모세포종의 진단에는 검안경검사, 안저검사, 안구초음파검사 3가지 안과검사가 이뤄진다. 검안경검사와 안저검사는 망막의 종양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는 검사이며, 안구초음파검사는 종양의 크기에 대한 정보를 알 수 있다. 

MRI(자기공명영상) 같은 영상검사는 안구와 뇌, 척수의 침범 여부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망막모세포종 진단에서 아주 중요한 검사로 꼽힌다.

조 교수는 "특히 망막모세포종에서는 시각신경 등 안구 주변 조직에 대한 침범 여부가 중요한데, MRI는 이를 평가하는데 가장 중요한 검사"라며 이것이 치료 및 경과 관찰 시 활용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라고 말했다. 

PET(양전자단층촬영)도 망막모세포종의 종양의 활성도를 평가하기 위해 필요한 영상검사이다. 뼈스캔 검사도 환아의 뼈 전이를 확인하는데 필요하다. 조동현 교수는 "초기 진단 시부터 뼈 전이가 있는 경우는 드물지만 경과 관찰 시 중요한 검사"라고 짚었다. 

유전자검사도 필요하다. 조 교수는 "망막모세포종은 망막모세포종 유전자인 RB1 유전자의 변이가 특징"이라며 "전체 환자의 40% 정도에서 RB1 유전자의 생식세포 변이가 관찰된다. 혈액 유전자검사를 통해 이 유전자의 변이를 확인한다"고 말했다. 

망막모세포종 치료를 결정하기 위해 필요한 검사도 있다. 조동현 교수는 심장초음파 검사와 대퇴동맥 도플러초음파검사가 그것이다. 

조동현 교수는 "심장초음파는 항암치료 전 기준 검사로 활용하게 되는데, 심장의 상태를 정밀하게 평가할 수 있다"며 "대퇴동맥 도플러초음파는 대퇴동맥의 안쪽 지름을 측정할 수 있는 검사로 안동맥 항암치료가 가능한지 확인하는데 필요하다"고 했다. 

현재의 망막모세포종 치료는 항암치료, 국소치료, 안구적출술로 크게 나눌 수 있다. 또 항암치료는 항암제를 주사하는 위치에 따라 전신 항암치료, 안동맥 항암치료, 유리체내 항암치료로 구분된다.

전신 항암치료는 정맥으로 항암제를 넣는 방식이고, 안동맥 항암치료는 안구와 망막에 혈액을 공급하는 안동맥에 항암제를 주는 것이다. 유리체내 항암치료는 안구에 직접 항암제를 주는 방식으로, 현재는 다른 항암치료를 시도한 뒤에만 시도한다.

국소치료는 온열치료와 냉동치료가 있다. 조 교수는 "각각 종양의 온도를 높이거나 내려서 종양세포를 죽이는 치료"라며 "종양의 위치나 크기에 따라 국소치료 방법은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망막모세포종의 크기가 크거나 정도가 심할 경우에는 안구를 종양과 함께 제거하는 안구적출술을 권유하는 경우도 있다. 조동현 교수에 따르면, 서울대어린이병원에서 약 20%의 환아는 초기 치료로 안구적출술을 한다.  

그렇다면 망막모세포종의 치료법은 어떻게 결정할까? 조 교수는 "망막모세포종 치료 시에는 우선 종양의 특성을 고려한다"며 "한 눈 침범과 양 눈 침범일 때 치료 방법에 차이가 있을 수 있고, 종양의 크기와 퍼진 정도도 고려한다"고 말했다.

이어 "망막이나 안구를 넘어 다른 조직을 침범했는지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달라질 수 있다"며 "아이의 나이와 몸 상태도 치료를 결정하는데, 중요하다. 치료 전 여러 검사를 통해 전신 상태를 미리 파악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양 눈을 침범한 망막모세포종 환아는 전신 항암치료를 받는다. 한 눈만 침범한 경우에는 안동맥 항암치료를 하는데, 이것은 환아의 대퇴동맥의 지름을 평가해 결정한다. 안동맥항암치료를 할 수 없는 경우에는 전신 항암치료나 안구적출술을 한다.  

현재 국내 망막모세포종의 초기 주요 치료법은 항암치료로, 약 80%를 차지한다. 조동현 교수는 "안구적출술 수술 건수는 점차 줄고 있다. 다만 여전히 종양의 완전 제거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안구적출술은 망막모세포종 치료에 꼭 필요한 방법"이라고 짚었다.

국내 망막모세포종 치료 성적은 높은 편이다. 조 교수는 "여전히 일부 국가에서는 망막모세포종에 의한 사망률이 50%가 넘는데, 우리나라는 1990년대에는 사망률이 10%를 넘었지만, 점차 줄어들고 있어 최근에는 3% 정도의 사망률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