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CA의 간암 인사이트] 간암수술, 어디까지 발전했나

분당서울대병원 외과 조재영 교수

2025-04-30     분당서울대병원 조재영 교수

간암은 2022년 기준 1위 폐암 다음으로 사망률이 높은 암이다. 수술해도 2년 재발률이 40% 이상일 정도로 초기에 발견하지 못하면 예후가 좋지 못하다. 때문에 대한간암학회는 '간암 정복'이라는 미션 아래 2017년부터 2월 2일을 '간암의 날'로 제정하고 '간암 정기검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에 코리아헬스로그는 간암 전문가들로 구성된 간암학회와 함께 <KLCA의 간암 인사이트>를 연재한다. 연재를 통해 전달되는 근거중심의 올바른 정보들이 간암을 정복하는데 마중물이 되길 바란다. <편집자주>

보통의 암은 진행 정도에 따라 치료 방법이 결정되지만, 간암은 병기보다는 환자의 연령, 질환, 심폐기능, 종양의 크기 및 개수, 간 기능 상태, 혈관이나 담관의 침범 정도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치료방향을 결정해야 한다.

수술로 암이 있는 간 부위를 절제하는 것은 간암의 완치를 목표로 할 때 가장 효과적인 치료 방법이다. 간은 절제 후 가장 재생을 잘하는 장기로 정상 간의 경우 전체 부피의 최대 75%까지도 절제가 가능하다. 다만 간경화나 만성간염을 동반하고 있는 환자들은 정상인에 비해 간기능이 떨어져 있기 때문에 절제 가능한 간의 부피가 제한될 수 있으며 심한 간경화가 있는 경우에는 간절제술이 아예 불가능할 수도 있다.

따라서 수술에 앞서 다양한 방법의 간기능 평가를 통해 가능한 간절제의 범위를 결정하게 된다. 수술 후 잔존 간기능이 부족할 경우 간부전이 발생해 위험할 수도 있으나 철저한 사전 평가와 조심스러운 수술로 우리나라의 최근 간절제 후 사망률은 1% 미만이다. 

최소 침습 수술은 수술 시 절개부위를 줄여 인체에 상처를 최소한으로 남기는 수술 방법이다. 특히 간은 인체의 흉곽에 둘러 싸여 있고 구조가 복잡하고 수술 난이도가 매우 높은 편이라 전통적인 개복 수술 시에 다른 수술에 비해 더 큰 절개창이 필요하다.

대표적인 최소 침습 수술의 예로 복강경 수술이 가장 흔하고 잘 알려져 있는데, 복부에 큰 절개창을 열고 시행하는 개복수술과 달리 복부에 5~12 mm 크기의 작은 구멍(절개창)을 여러 개 만들어 기구들이 출입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투관침을 삽입하고, 시야 확보를 위해 이산화탄소를 주입해 수술 공간을 확보한다. 3~4개의 절개부위를 통해 외부에서 몸 안을 관찰할 수 있도록 돕는 영상장치와 집게, 흡인기, 소작기, 절삭기 등을 삽입하여 세밀한 수술을 시행한다(그림). 

복강경간수술은 가장 큰 장해물인 가스색전증의 발생 가능성, 지혈의 어려움, 또 촉진할 수 없다는 단점들로 그 적용이 늦어지고 발전이 느렸으나, 이러한 단점들이 최근 기구의 발달, 경험의 축적, 수술 중 초음파의 이용 등으로 극복되고, 또 의사와 환자들의 최소 침습 수술에 대한 관심도의 증가로 최근 들어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복강경간수술은 다른 수술에 비해 수술의 난이도가 월등히 높아 그 발전이 상당히 느린 편이지만 우리나라는 복강경간수술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수준을 보이고 있고 수술 후 합병증은 월등히 작고 생존율은 높은 편이라 복강경간수술의 비율이 상당히 높은 편이다.

특히 2010년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세계 최초로 간이식공여자의 복강경수술이 성공적으로 시행돼 우리나라는 많은 건강한 공여자수술을 절개창이 거의 안보이는 복강경으로 수술이 이뤄지고 있다. 

복강경간수술은 그 난이도가 원체 높은 수술이라 모든 외과의사가 다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특히 간암의 위치에 따라 비교적 절제가 용이한 간암도 있지만, 어떤 경우에는 복강경으로 절제하기 매우 힘든 간암도 있어 이런 경우에는 경험이 많은 외과의사만 복강경간수술이 가능할 수 있고 어떤 경우에는 기존의 개복수술이 더 안전할 수도 있다. 

복강경간수술은 절개창이 작은 장점 뿐 아니라 통증이 작고 회복이 빨라 수술 후 입원기간이 짧고 수술 후 일상생활로 돌아가는 것도 빠른 편이다. 비용 측면에서는 당연히 복강경기구 만큼 비용이 증가하지만 입원기간 및 통증이 작아 전체 비용은 개복수술과 비슷한 편이다. 

최근의 로봇수술도 최소 침습 수술에 속한다. 로봇수술은 로봇이 수술하는 것이 아니라 복강경과 원리는 같으나 의사가 로봇팔을 조종해 수술을 시행하는 점에서 다르고, 보다 자유로운 움직임과 손떨림이 없는 미세한 수술이 가능하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비용이 개복수술이나 복강경수술에 비해 월등히 높다는 문제가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조재영 교수

조재영 교수는 서울의대 외과 교수로 분당서울대병원에서 간수술 및 간이식을 하고 있으며, 분당서울대병원 장기이식센터장을 맡고 있다. 주요 연구 분야는 간종양의 복강경간수술 및 간공여자의 최소침습수술 및 생체간이식 분야이다. 한국간담췌외과학회 국제이사, 대한외과초음파학회 부회장, 대한간암학회 연구이사, 한국복강경간수술연구회 부회장, 대한종양외과학회 학술이사, 셰계복강경간학회 사무총장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