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로그 명의] 기존 치료 반응 없는 중증근무력증 환자, 신약 급여 必

세브란스병원 신경과 신하영 교수에게 듣는 '중증근무력증' 신경근육접합부 신경전달물질수용체의 '자가항체' 탓 발병 약 15% 환자, 기존 치료로 조절 안 돼…새 치료 옵션 절실해 거동 힘든 환자, 임상시험서 신약 쓴 뒤 직장생활 다시 가능

2025-07-11     김경원 기자

중증근무력증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산불과 같은 특성을 보이는 '만성자가면역신경근육질환'이다. 이 병은 우리 몸 전체에 깔려있는 신경근육접합부에 생긴 단백질에 대한 자가항체가 생겨 결국 근력이 떨어지는 병인데, 초기에는 주로 눈 근력 약화로 시작되지만 점차 인후두의 근력 약화로 삼키는 것이 어려워지고 팔다리의 근력이 떨어져 움직이지 못하며 결국 호흡근마저 약화돼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는 상황에 처해 생명이 위협받는 중증희귀난치질환이다.

5세 미만 아이부터 고령층까지 전 연령층에 발생할 수 있는 중증근무력증은 고령 환자 비율이 높기 때문에 빠르게 인구고령화가 진행되는 우리나라에서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는 상황인데, 현재 국내 중증근무력증 치료환경은 매우 열악하다. 이 병은 약하게 진행하는 경우도 있지만 갑자기 심하게 악화되는 경우도 있는 질병 스펙트럼이 굉장히 넓은 질환이어서 갑자기 병이 악화됐을 때 빠르게 치료를 잘 받을 수 있는 환경을 갖춰두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중증근무력증은 갑자기 악화돼 근력이 크게 떨어졌어도 환자가 치료만 잘 받으면 근력을 회복해 사회복귀도 충분히 가능한 질환인 까닭이다. 문제는 국내 중증근무력증 환자의 약 15%는 기존 급여 치료에 효과를 보지 못한다는 것이다. 국내 도입된 중증근무력증 신약들에 대한 빠른 급여로 기존 급여 치료 약제에 효과를 보지 못하는 환자들이 제대로 치료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하는 세브란스병원 신경과 신하영 교수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세브란스병원 신경과 신하영 교수. 사진 제공=세브란스병원

- 중증근무력증은 신경에서 근육으로 신호를 전달하는 기전의 단백 물질에 대한 '자가항체'가 생겨 초래되는 자가면역질환의 하나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 중증근무력증 환자의 약 80%는 아세틸콜린수용체(AChR) 항체가 있고, 이 항체가 없는 환자의 상당수에서 근육특이티로신인산화효소수용체(MuSK) 항체가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또 AChR 항체, MuSK 항체가 없는 소수에서 저밀도지단백수용체 관련 단백질4(LRP4) 항체 등 여러 자가항체의 존재가 계속 알려지고 있다. 이들 자가항체는 신경에서 근육으로 신호를 전달하는 기능을 수행하는 '신경근육접합부'의 단백에 영향을 미쳐 병을 초래한다.

중증근무력증에서 대표적인 'AChR 항체 양성 중증근무력증'은 신경근육접합부에 작용하는 아세틸콜린이라는 신경전달물질에 대한 수용체에 자가항체가 생긴 것이 병의 원인이다. 아세틸콜린이 붙어야 할 자리에 AChR 항체가 붙어버리면, 아세틸콜린이 붙지 못한다. 또 AChR 항체가 아세틸콜린이 정상적으로 붙어야 할 곳에 많이 붙어버리면 우리 몸의 보체가 활성화되면서 염증이 생겨 신호전달시스템이 망가지고, 결과적으로 근육 쪽의 아세틸콜린 양도 준다. 

이런 과정으로 근육에 힘이 빠지게 되는 병이 중증근무력증이다. 초반에는 증상이 눈에 많이 온다. 눈꺼풀이 처지고, 눈을 움직이는 근육의 힘이 약해져 초점을 잘 못 맞춰 사물이 둘로 보이는 복시가 오는 식으로 시작되는 경우가 많고, 그 다음으로 삼키는 것, 씹는 것이 잘 안 된다. 또 말도 바르게 안 되고, 팔다리의 힘이 빠지는 경우도 있다. 제일 위험한 것은 호흡근에 마비가 와 '중증근무력증 위기(myasthenic crisis)'라는 위급 상황이 오는 것이다. 

- 중증근무력증은 모두 병이 진행하고, 한 번 악화되면 다시 돌아오지 못하는 경과를 보이나?

아니다. 중증근무력증은 진행하는 경우가 많지만 멈추는 경우도 있는 등 진행 경과는 굉장히 다양하다. 처음부터 아주 세게 진행하는 경우도 있고, 약하게 천천히 진행하는 환자도 있다. 또 중간 정도에서 진행이 멈추는 경우도 있는데, 멈춘다고 해서 병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이 병은 자가면역 반응으로 인한 염증 때문에 생기는 병으로, 산불과 비슷한 속성을 보인다. 잔불만 남은 상태로 계속 가는 경우도 있고, 산이 다 탈 정도로 갑자기 심하게 불이 나는 경우도 있다.

또 한 번 병이 악화됐다고 해서 모든 중증근무력증 환자의 근육이 비가역적으로 망가지는 것은 아니다. 제때 치료하면 가역적으로 근력이 돌아와 정상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병이 중증근무력증이다. 실제로 중증근무력증이 악화돼 일상생활을 할 수 없게 되고 기존 중증근무력증 급여 치료에도 효과를 보지 못해 결국 직장생활을 접어야 했던 사람이 신약 임상시험에 참가해 다시 직장생활이 가능할만큼 좋아진 경우도 있다.     

- 중증근무력증 환자는 아침에는 증상이 좀 좋았다가 저녁에는 증상이 심화되고, 일과 중에도 조금 쉬면 증상이 완화되는 특징을 보이는데, 그 이유는 무엇인가?

신경근육접합부는 굉장히 구조가 복잡하고 정교한 기능을 수행하는 곳으로, 작은 이상이 생기면 운동신경에서 보내는 신호를 근육에 잘 전달을 못한다. 아세틸콜린은 운동신경 말단부의 소포들에 담겨있고, 쉴 때 그곳에서 아세틸콜린이 만들어진다. 아세틸린콜린 양이 일정 수준이면 신호가 어느 정도 전달되므로 쉰 다음에 근육을 쓰면 증상이 덜한데, 계속 근육을 써서 아세틸콜린 양마저 일정 수준 아래로 떨어지면 신호 전달이 잘 안 돼 증상이 악화되는 것이다. 

- 국내 중증근무력증 환자 추이에 어떤 변화가 있고, 국내 인구 구조가 많이 바뀌었는데 앞으로 어떤 변화가 예상되는지 궁금하다. 또 국내 환자에게 보이는 인구학적 특징이 있는지도 궁금하다. 

국내에서 중증근무력증 환자 발생 규모를 조사한 적이 있었는데, 국내 중증근무력증 환자 발생률(전체 인구 중 질병의 실제 발생 비율)은 2010년 10만 명당 1.18명에서 2018년 1.81명으로 늘어나는 추이를 보였다. 중중근무력증 유병률(전체 인구 중 질병 유병 비율)도 2010년 인구 10만 명당 7.5명에서 2018년 10만 명당 11.15명으로 늘었다. 이같은 추이를 볼 때 현재 국내 중증근무력증 환자 규모는 1만 명 정도로 추정되고, 인구고령화로 당분간 중증근무력증 환자 수는 늘 것으로 예상한다.

2011~2014년 동안 국내 중증근무력증 신규 발생 환자의 연령 분포. 표 출처=연세의학저널 '한국의 중증근무력증 역학'

중증근무력증은 전 세계적으로 인구학적 특성이 유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우리나라와 일본, 중국, 대만에서 보이는 중증근무력증 환자의 인구학적 특성이 있는데, 서구권에 비해 5세 미만 환자 비율이 조금 높다는 것이다. 또 중증근무력증은 보통 2차 성징 이후 주로 나타나기 시작하고 나이가 많은 사람에게 많은데, 국내는 요즘 고령에게 많이 나타나고 고령 환자의 경우에는 흉선에 종양이 있는 경우와 연관된 부분이 많은 것으로 확인된다.

- 중증근무력증의 원인은 아직 명확하지 않은 것으로 아는데, 발병 위험 요인으로 알려진 것은 있나? 또 이 병은 사춘기 이후 퇴화하는 면역기관에 생긴 암인 '흉선종'과의 연관도 많이 알려져 있는데, 실제 중증근무력증과 흉선종은 얼마나 관련 있나?

중증근무력증은 자가면역질환을 앓는 가족이 있는 사람에게 더 발생 위험이 올라가는데, 유전성질환처럼 명확하게 관계가 드러난 것은 아니다. 현재는 유전적 소인과 환경적 소인이 같이 작용해 발병하는 게 아닐까 추정한다. 또 '면역체계가 노화되면서 자가면역질환 위험이 올라간다'는 가설이 있다. 또 나이 들수록 흉선종이 더 잘 생기는데, 흉선종과 연관돼 나타나는 것일 수도 있다고 본다. 실제 흉선종이 있는 사람의 약 30%가 중증근무력증을 앓는다.

또  여러 나라 연구자가 참여해 '흉선종이 없는 AChR 항체 양성 중증근무력증 환자' 중 나이가 많지 않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절반은 흉선절제술을 하고 절반은 흉선절제술을 하지 않는 연구를 했는데, 흉선절제술을 한 환자 그룹이 증상이 더 잘 조절되고 먹는 스테로이드제 용량도 더 많이 줄었다. 더불어 흉선절제술 환자 그룹은 영상검사에서 모두 흉선이 정상으로 보였지만, 조직검사를 했을 때 B세포들이 많이 뭉쳐져 있는 등 정상적인 흉선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 희귀질환은 보통 진단에 어려움을 많이 겪는데, 중증근무력증은 조기 진단이 잘 되는 상황인가? 

과거보다 중증근무력증에 대한 인식이 많이 올라와 지금은 진단에 큰 어려움은 없다고 보지만, 드물게 진단이 어려운 상황이 있는 것으로 안다. 중증근무력증은 너무 다양한 상태로 나타나 일반화하기 어렵다. 실제 어떤 환자는 처음부터 '중증근무력증 위기'로 호흡마비가 오기도 하는데, 이런 상황에서 진단을 못하는 등 일부 중증근무력증 환자는 진단이 늦어져 아주 위험한 상황에 처하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어떤 중증근무력증 환자는 노화로 단순 안검하수가 생겼다고 보고 수술을 반복하다가 오는 경우도 있고, 또 어떤 환자는 복시가 있는데 조금 쉬면 괜찮아지고 또 한쪽 눈을 가리면 두 개로 보이던 사물이 하나로 보여서 한쪽 눈을 감고 생활하다가 병이 악화돼 오기도 한다. 보통 중증근무력증 환자들이 이상을 느끼고 병원을 처음 방문해 전문의료진에게 오기까지 요즘 반 년 정도는 걸리는 것 같다. 

중증근무력증은 대표 증상인 '근력 약화'에 '일중변동'이 있다는 명확한 특징이 있다. 또 중증근무력증을 의심만 한다면 대부분 진단할 수 있다. 물론 일부 환자는 중증근무력증 진단에 필요한 모든 검사를 했는데, 모든 검사에서 정상으로 나오는 경우도 있다. 이럴 경우가 사실 적지는 않아서 진단이 애매한 상황일 때가 있다. 또 MuSK 항체 검사가 꼭 필요한데, 국내에서 할 수 있는 검사가 아니어서 외국으로 검체를 보내 검사를 하는데, 그러면 30일 정도가 소요된다.   

- 중증근무력증 진단은 어떻게 하나?

신경전도검사를 하고, 자가항체를 확인하는 검사도 한다. 항체 종류에 따라 치료가 다르기 때문에 항체검사는 아주 중요하다. 또 약물을 주입한 뒤 환자의 중증근무력증 증상이 개선되는지 확인하는 약물반응검사도 한다. AChR 항체 양성 환자의 경우에는 아세틸콜린 작용 약제를 주입해 증상 변화를 보는 것이다. 또 중증근무력증이면 온도가 낮아질 때 근육 기능이 좋아져서 증상 부위에 얼음을 대보는 검사도 하고, CT 같은 영상검사로 흉선종 여부도 확인한다. 

신하영 교수. 사진 제공=세브란스병원

- 중증근무력증은 어떻게 치료하고, 현재의 치료에서 미충족 의료수요가 있다면 무엇인가?

현재 중증근무력증은 약물치료, 수술치료, 혈장교환술로 치료한다. 보통 약물치료를 하는데, AChR 항체 양성 환자에게는 콜린에스터분해효소억제제인 '피리도스티그민'을 기반으로 한 치료를 한다. 콜린에스터분해효소억제제로 증상이 조절되지 않으면 스테로이드나 면역억제제를 더하는 식이다. 이런 약물치료를 했는데도 불구하고 증상이 조절되지 않는 전신형 AChR 항체 양성 중증근무력증 환자에게는 흉선종이 없어도 흉선절제술을 한다.

의료진에 따라서는 스테로이드 용량을 크게 늘리기 전에 흉선절제술을 먼저 하기도 한다. 약물치료와 수술치료에도 증상이 조절되지 않아 갑자기 숨이 쉬어지지 않는 중증근무력증 위기가 온 환자에게는 빠르게 회복시키기 위해 면역글로불린 정맥주사를 놓고, 혈장교환술(환자의 혈장에 존재하는 질병 유발 항체인 자가항체를 제거하기 위해 혈액성분채집기로 환자의 혈장을 제거하고 보충액을 주입하는 응급치료)을 한다.

이렇게까지가 현재 국내 중증근무력증 급여 범위 치료이다. 이같은 치료를 해도 증상 조절이 되지 않는 중증근무력증 환자가 전체의 15% 정도다. 이런 환자들은 위기 상황은 아니지만 정기적으로 면역글로불린 주사를 맞는 것이 증상 조절에 도움되는데, 현재 이 치료는 비급여다. 면역글로불린 주사는 용량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한 번 맞는데 몇 백만 원이 드는 경우도 있다. 이런 까닭에 면역글로불린 주사를 맞고 싶어도 비용 때문에 못 맞는 환자들이 있다.

또 '기존 급여 약제로 치료가 잘 안 되는 환자'만이 아니라 스테로이드치료로 인해 피부가 얇아져서 조금만 부딪혀도 찢어지거나, 혈당 조절이 안 돼 당뇨병이 생긴데다 당뇨병으로 인해 다른 위험에까지 노출되거나, 심각한 골다공증이 생긴 '약제 부작용이 너무 심한 중증근무력증 환자들'도 새로운 치료 대안이 필요하다. 현재 여러 신약(울토미리스, 리스티고, 질브리스큐,  비브가트 등)이 국내 도입돼 있는데, 모두 고가이고 아직 비급여여서 실질적으로 쓰기는 어렵다.

- 자가항체 종류에 따라 중증근무력증 환자의 치료가 다르다고 했는데, MuSK 항체 양성 중증근무력증 환자는 AChR 항체 양성 환자의 치료와 어떤 점이 다른가? 

MuSK 항체의 면역글로불린아형은 AChR 항체와 달라서 약물 기전에 따라 특정 약에 더 효과적인 약이 있는데, MuSK 항체 양성 환자에게는 B세포 표적약제인 리툭시맙의 치료 효과가 조금 더 좋다. 또 약물치료에 효과가 없다고 MuSK 항체 양성 환자는 흉선절제술을 하지 않는다. AChR 항체 양성 환자와 달리 MuSK 항체 양성 환자의 흉선 조직에서는 면역학적 이상이 확인되지 않았고 실제 흉선절제술을 했을 때도 MuSK 항체 양성 환자에게 별로 도움되지 않았다.  

- 기존 급여 치료에도 효과를 보지 못하는 난치중증근무력증 환자들은 현재 어떤 상황인가?

기존 치료에 어려움이 있는 중증근무력증 환자들은 생명은 이어가지만 움직이는 것을 못해 사회생활이 어려워 거의 집에만 있는다. 또 한 번 중증근무력증 위기를 겪고 중환자실에 갔던 약물난치성 중증근무력증 환자들은 언제 또 다시 중환자실로 갈지 정신적으로 굉장히 힘들어 한다. 거기다 과거보다는 진단이 빠르고 치료법이 많이 좋아져서 사망률은 크게 줄었지만, 중증근무력증 위기가 오면 생명에 위협을 받을 수도 있다.   

그런데 난치중증근무력증 환자들도 사실 치료만 잘 받을 수 있으면 정상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다. 실제 세브란스병원에서 진료 중인 난치중증근무력증 환자 3명이 신약 임상시험에 참여했는데, 집에만 있었던 환자들이 바깥 활동이 가능해졌고 직장생활도 할 수 있게 바뀌었다. 이들은 다행히 신약 임상연구가 끝났지만 제약사의 배려로 지금 신약으로 치료 중이다. 이처럼 중증근무력증 환자의 치료환경이 바뀌면 삶이 바뀔 수 있다. 치료하면 결국 좋아진다. 

- 중증근무력증은 최근 신약도 많이 나와 글로벌 치료환경이 많이 바뀌고 있는 것으로 안다. 국내도 이같은 새로운 치료법이 도입되기 위해서는 급여 기준 치료가 아닌 근거 기반의 치료 가이드라인이 있어야 할 것 같은데, 국내 의료진은 어떤 방식으로 치료하고 있고, 글로벌 치료환경 변화를 따라가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사실 중증근무력증은 희귀질환이기 때문에 의사마다 치료하는 방법이 굉장히 다양하다. 그런데 지난해 12월 국내 중증근무력증 전문의료진이 모여 '난치중증근무력증 환자의 치료에 대한 권고합의안'을 만들었다. 최근 발표된 여러 중증근무력증 진료지침에서 질병 활성도가 높은 난치중증근무력증 환자의 치료에 새로 개발된 보체억제제, 신생아Fc수용체억제제 같은 신약의 사용을 권고하고 있어서 권고합의안에 이같은 신약 치료에 대한 것도 담았다. 

권고합의안에는 AChR 항체 양성 난치중증근무력증 환자에게 보체억제제인 라불리주맙(제품명 울토미리스), 질루코플란(제품명 질브리스큐) 등의 치료를 권고하고 있고, 신생아Fc수용체억제제인 로자놀릭시주맙(제품명 리스티고), 에프가티지모드(제품명 비브가트) 등으로 치료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또 MuSK 항체 양성 난치중증근무력증 환자에게는 로자놀릭시주맙, 에프가티지모드 등으로 치료할 수 있다고 담았다. 

- 중증근무력증은 여러 악화요인이 있는 것으로 안다. 어떤 것들이 있고, 어떤 주의가 필요하고 일상 건강관리는 어떻게 하길 권하나?

감염이 이 병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예방접종은 굉장히 중요하다. 그러나 면역억제제를 쓰는 중증근무력증 환자는 생백신은 절대 맞아서 안 된다. 오히려 생백신 때문에 감염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중증근무력증은 항생제, 전신마취제, 혈압약 등 정말 다양한 약들이 상태를 악화시킬 수 있다. 때문에 약 처방을 받을 때 반드시 중증근무력증 환자라는 사실을 밝히고 약을 처방받아야 한다.

수술도 중증근무력증을 악화시킬 수 있는 요인이다. 중증근무력증으로 염증이라는 잔불이 몸 안에 남아 있는데 수술로 또 다른 염증이 초래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무리한 활동이나 정신적 스트레스도 염증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중증근무력증 환자에게는 좋지 않다. 규칙적인 생활을 하면서 스트레스 관리를 하는 것이 필요하고, 신체활동은 아침에 일어났을 때 힘들지 않은 선에서 최대한 하는 것이 좋다. 

중증근무력증은 음식물을 삼키는데 간여하는 근육에도 힘이 빠져서 음식물이나 침을 잘 삼키지 못해 흡인성 폐렴 위험이 높기 때문에 평소 주의가 필요하다. 또 인절미 같은 음식도 삼키지 못하고 걸릴 수 있기 때문에 그런 음식은 먹지 않아야 한다. 영양 성분 중에는 마그네슘을 조심해야 한다. 마그네슘이 많이 들어가면 근 수축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마그네슘은 일상생활 중 음식으로 먹는 정도는 괜찮은데, 영양제로 먹는 것은 안 된다.

특히 중증근무력증 여성 환자가 임신했을 때 자간전증이 오면 마그네슘이 치료 약물로 쓰이기 때문에, 그때 위험할 수 있다는 점도 알아둘 필요가 있다. 또 스테로이드치료 중인 중증근무력증 환자는 몸이 많이 부을 수 있는데, 그때는 단백질을 조금 늘리고 탄수화물은 약간 줄이는 게 체중 관리에 도움이 된다는 보고가 있다. 밥은 한 숟가락 줄이고 고기 한 점 더 먹는 정도로 식단조절을 하면 좋을 것 같다. 

- 중증근무력증을 앓는 환우와 가족에게 평소 하고 싶었던 말이 있었다면?

중증근무력증 환자들은 사실 많이 힘들다. 언제 중증근무력증 위기가 올지 몰라 우울하고 불안한데, 병 때문에 너무 힘이 빠져 힘들 때도 겉으로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에게 이해받지 못한다. 또 장기간 스테로이드, 면역억제제 등의 약물치료를 하면서 여러 부작용이 나타나기 때문에 힘들 수밖에 없다. 그런데 그 와중에도 긍정적인 환자들이 있는데, 그런 환자들은 결국 좋아지는 것을 많이 본다.

정신적 스트레스가 병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긍정적인 태도로 주치의와 잘 상의해 가면서 치료를 잘 이어갔으면 한다. 또 효과가 많이 좋다고 알려져 있는 새로운 약들이 국내 도입되고 있고, 실제 임상시험을 하면서 신약의 효과를 경험한 적도 있어서 지금을 잘 견뎌내면서 치료를 이어가면 훨씬 더 좋아질 앞날이 보이는 상황이다. 하루하루 긍정적으로 감사하며 살아가다보면 분명 좋은 날이 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