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가까이 치료성적 제자리걸음 '난소암', 신약 도입으로 전기 마련

분당차여성병원 부인암센터 정상근 교수

2025-07-22     김경원 기자
30년 가까지 치료성적이 제자리걸음인 난소암 치료에 최근 전기가 마련됐다. 사진 출처=게티이미지

30년 가까지 치료성적이 제자리걸음인 난소암 치료에 최근 전기가 마련됐다. 

분당차여성병원 부인암센터 정상근 교수는 유튜브 채널 '분당차병원'에서 "지난 30년 가까이 난소암은 아쉽게도 치료성적에 변화가 없다가 10년 전부터 신약들을 이용한 임상연구들이 좋은 성적을 보이면서 전기를 맞이하게 됐다"고 말했다.

2021년 통계청에 따르면, 난소암의 5년 생존율은 65.9% 불과하다. 이처럼 난소암의 치료성적이 좋지 않은 이유가 있다. 정상근 교수는 "난소암은 초기에 진단되지 않고 진단 시점에 이미 병이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많기 때문에 한 번 치료로 끝나지 않는 암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재발과 전이를 반복하고 있는 암"이라고 그 이유를 짚었다.

난소암은 다른 암과 달리 진행암일 때도 수술을 하는 암이다. 실제 난소암 치료의 첫 단계는 수술로, 먼저 난소암 환자의 몸 안에 있는 암 조직을 최대한 제거하는 종양감축술이 이뤄진다. 

정 교수는 "종양감축술은 암을 줄인다고 해서 암이 퍼진 부위 중 수술로 제거가 가능한 부위를 최대한 절제해 몸 안에 남아 있는 암의 양을 최소화하는 수술"이라며 "처음 수술할 때, 복강 내 잔여 종양을 최소화할 경우에 예후가 좋다는 사실은 변치 않는 부인암 영역의 이론"이라고 진행성 난소암일 때도 수술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실제 눈에 보이는 난소암을 모두 제거하거나 1cm 보다 작게 남는 경우에는 좋은 예후를 기대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런 까닭에 난소암은 다른 암보다 수술 범위가 넓다. 

정상근 교수는 "좋은 예후를 위해 전자궁적출술, 양측 난소-나팔관 절제술, 대망절제술, 림프절제술을 기본으로 해서 암이 퍼져 있다면 복막, 횡경막, 간, 비장, 대장, 소장, 장간막 등의 일부를 최대한 제거하는 수술이 이뤄지게 된다"며 "이러한 수술은 4~5시간에서 길게는 8시간 이상이 걸리기도 한다"고 말했다. 

수술은 산부인과 뿐만 아니라 외과, 비뇨기과 등과 협업해 이뤄진다. 정 교수는 "이렇게 잔존 종양을 최소화했을 때, 항암제의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기 때문에 오래 걸리고 환자, 의료진 모두 힘들더라도 열심히 하게 된다"며 "종양감축술 후에 보이지 않는 암세포까지 없애기 위해 항암치료가 이어지게 된다. 간혹 영상학적 검사 등을 통해 수술적 제거가 어려운 경우에는 선행항암치료를 먼저 시행한 후에 수술을 시도한다"고 설명했다.

수술이 끝난 뒤에는 대부분의 환자가 항암치료를 받는다. 정상근 교수는 "항암제는 남아 있는 암세포를 제거하고 재발 가능성을 줄이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난소암 치료는 수술만큼이나 수술 후 항암치료가 중요하다"며 "수술 후에도 미세하게 남아있는 잔존 병변을 제거해 재발을 방지함으로써 치료 성적을 올리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난소암 항암치료는 백금계 항암제를 기반으로 카보플라틴과 파클리탁셀의 병합요법이 20년 전부터 전통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세포독성항암제이다. 정 교수는 "대부분의 난소암이 복강 내 퍼진 상태인 3기 이상의 병기에서 발견되더라도 적극적인 종양감축술을 하고 최대한 눈에 보이는 병변을 모두 제거한 후 항암치료를 하면 80% 이상의 환자가 반응을 하게 되고 간혹 완전관해를 보이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처음 항암치료에 대해 이처럼 반응률이 높지만 난소암 치료성적이 낮은 이유가 있다. 정상근 교수는 "문제는 이러한 1차 치료 후 80% 이상의 환자가 재발을 경험하게 된다는 점"이라며 "재발했을 때 6개월 혹은 1년 이내인지, 이후인지가 굉장히 중요하다. 6개월 내 재발 시 백금계 항암제 내성으로 여겨져 치료성적이 매우 불량하기 때문"이라며 신약 도입의 필요성을 짚었다.